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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낙성연은 어떻게 펼쳐졌나?
‘정조 관련 전통연희의 양상’이란 주제로 강연
2024-06-21 13:57:39최종 업데이트 : 2024-06-21 13:57:3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2018년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에서 펼쳐진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

2018년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에서 펼쳐진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


지난 20일 저녁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정조 관련 전통연희의 양상'을 주제로 한국민속학회 허용호 회장의 인문학 강의가 열렸다. (재)정조인문예술재단과 (사)화성연구회 주관했다. 이날 강의는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정조 관련 전통연희에 주목하는지와 1795년 봉수당 진찬연에서의 전통연희 양상, 1796년 수원화성 낙성연에서의 전통연희 양상, 근현대에 정조 관련 전통연희의 생성, 정조 시대 전통연희의 가치와 근현대 전통연희 생성의 이유에 대해 심도 있게 강의했다,

정조 시대에 벌어졌던 주목할 만한 전통연희는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 건설 과정에서 벌어졌던 연희들이다. 정조대왕은 1789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1800년까지 13차례 수원에 행차했다. 1795년 윤2월 13일에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어머니 혜경궁홍씨를 위한 성대한 회갑 잔치가 펼쳐졌고 1796년 10월 16일에는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수원화성 준공을 축하하는 낙성연이 펼쳐졌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민속학회 허용호 회장의 인문학 강의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민속학회 허용호 회장의 인문학 강의


정조대왕이 13차례 수원에 행차하면서 가장 특별했던 행차가 1795년 '을묘원행'이라 불리는 8일간의 행차였다. 아버지 사도세자와 동갑이었던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을 맞이해 아버지 묘소를 참배하고 새로 건설 중인 수원화성에서 어머니께 성대하게 잔치를 베풀어 드렸다.

화성행궁 봉수당에설 열린 회갑 잔치는 '봉수당진찬도'라는 그림과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에 자세히 전한다. 봉수당진찬도는 8일간 행차 그림 중 하나로 봉수당과 중양문, 좌익문으로 이어지는 공간에서 펼쳐졌던 연회 장면을 자세히 그렸다. 

봉수당진찬도는 궁중화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이날 펼쳐졌던 연희도 알 수 있다. 이날의 연희자들은 서울에서 내려온 16명, 수원 출신 15명으로 구성해 헌선도, 몽금척, 하황은, 포구락, 무고, 아박, 향발, 학무, 연화대무, 수연장, 처용무, 첨수무, 검무, 선유락 등의 궁중정재가 연행되었다. 이 중에서도 첨수무, 검무, 선유락은 처음 기록에 등장하는 궁중정재였다. 1796년 10월 16일 열렸던 수원화성 낙성연은 하루종일 잔치가 열렸고 밤에도 이어져 날이 밝아올 때까지 열렸다. 다음날에는 만석거에서 뱃놀이까지 했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민속학회 허용호 회장의 인문학 강의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민속학회 허용호 회장의 인문학 강의


낙성연에 대한 기록은 화성성역의궤와 한글 정리의궤에 전하는데 특히 한글 정리의궤에는 낙성연 전 과정에 대한 기록과 낙성연도 채색 그림이 있어 당시의 민간연희에 대한 여러 가지 비밀을 풀 수 있었다. 낙성연도는 낙남헌 대청과 대청에 이어붙인 보계 위에서 펼쳐지는 궁중정재, 보계 아래에서 펼쳐지는 민간연희를 그렸다. 채색본 낙성연도는 2016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보계 위에서는 몽금척, 헌선도, 쌍검무, 포구락, 무고 등의 궁중정재가 펼쳐졌는데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하거나 초대받은 관료들이 감상했다. 보계 아래에서는 채붕을 설치하고 마당에서는 사자춤과 호랑이춤이, 채붕에서는 노장과 기생의 춤, 취발이와 기생의 춤인 만석중춤이 연행되었는데 축성에 참여한 일반 백성들이 즐겼다.

이날 펼쳐졌던 민간연희는 유득공의 '경도잡지'라는 책에 "연극에는 산희와 야희의 두 부류가 있는데 산희는 다락을 매고 장막을 치고서 사자, 호랑이, 만석승을 만들어 춤을 추었다."라는 기록으로만 전해졌었다. 기록과 같은 장면의 낙성연도 채색 그림이 알려져 연희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2018년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에 화성연구회 주관으로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이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펼쳐졌다. 이 공연은 필자가 낙성연 전 과정을 고증하고 시나리오를 써서 참여했었다. 이때 봉산탈춤보존회에서 사자, 호랑이춤, 만석중춤을 재현했다. 

한글 정리의궤에 수록된 낙성연도 채색본

한글 정리의궤에 수록된 낙성연도 채색본


2019년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에 화성연구회 주관으로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이 수원화성 화서문에서 펼쳐졌다. 이날 공연은 필자가 낙성연 고증과 시나리오를 썼고 총감독을 맡아 진행했었다. 이때는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에서 민간연희를 재현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시흥, 과천, 수원 지역을 기반으로 정조나 정조의 능행차와 관련한 연희들이 나타났다. 시흥의 '전하봉영놀이', 과천의 '무동답교놀이', 안양의 '만안답교놀이', 수원의 '화성축성놀이', '대유평진떼베기농악', '코잡이줄다리기', '수원천 개울치기' 등인데 이 연희들은 정조와 관련된 것이다. 이런 연희가 연행되고 전승되는 지역은 정조의 능행차 길에 자리하고 있고 행궁이 있는 지역이다. 앞으로도 이 지역은 정조와 관련해 문화발전소 역할을 하면서 끊임없이 전통과 관련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 짐작된다.

강의가 끝나고 객석에서 "수원화성 낙성연에서 민간연희의 주체가 수원 재인청과 관련이 있는지, 경기지역에 있는 연희자들이 사자춤과 호랑이춤을 연행한 사실이 있는지요."라고 질문했다.

수원화성 낙성연 당시 펼쳐졌던 민간연희의 주체가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기지역에 전해지는 민간연희에 사자춤, 호랑이춤이 없었던 것으로 봤을 때 한강 주변에 있던 연희 패, 해서 지역에 있던 연희 패 등이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조 시대에 구읍치에서 신읍치로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민속이 왕 중심으로 변했는데 전통시대의 연희 모습이 있었는지, 수원화성 축성 당시 성터 다지는 일 등의 노동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희를 개발하는 것은 타당한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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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낙성연, 봉수당진찬연, 궁중정재, 민간연희,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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