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비가 와도 멈추지 않는 '수원역 무료 배식'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주관... 지난 22일 120여 명의 지역 어르신 식사 즐겨
2024-06-24 14:43:17최종 업데이트 : 2024-06-24 14:43: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수원역에서 점심 한 끼로 행복을 찾아 가는 어르신들

수원역 정 나눔터에서 점심 한 끼로 행복을 찾아가는 어르신들


봉사활동처럼 우리 사회를 따스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무더운 여름이면 누구든 움직이기 싫고, 비가 오면 외출이 더욱 꺼려지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이다. 제주도에 장마가 와 거침없이 비가 내렸고, 이 여파로 중부지방에도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22일 토요일, 수원역 정 나눔터에서 경기자원봉사단체협의회(이하 경자협) 주관으로 '수원역 무료 급식' 사회공헌 활동이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배식은 시작되었다. 보통 200여 명 가량의 노숙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매주 토요일이면 이곳에 모여든다. 비와 눈이 내리는 날씨에 상관없이 배식은 계속된다. 경자협 회원들은 오전 9시경에 매탄동의 사무실에서 기본적인 음식을 만든다. 음식을 배달하는 데에도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봉사자들은 오랜 세월 경자협 활동을 해 온 현·퇴직 교사 및 학부모 봉사단들이다. 경자협 상임대표인 원순자 전 산남중학교 교장, 이영주 전 용인 수지고 학부모단장이 앞장선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이해숙 서울 꽃동네 원장이다. 그녀는 '뱃속에서부터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태어났다'라고 할 정도로 봉사활동을 진심으로 즐기고 행복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이해숙 원장은 25년 전 산남중학교에서 경자협 봉사단체를 결성했다. 이후 수원역 무료 배식 활동까지 이어졌다. 이 원장은 당시 학교관리자와 교사를 중심으로 봉사단체를 만든 후 용인에 있는 강남대학교와 제휴하여 교사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교사들의 봉사활동의 전문성을 키웠다. 그 이후 수원의 청명고와 용인의 수지고가 봉사활동의 중추적인 학교로 교사, 학부모와 학생 등 이른바 삼위일체의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수원시 학부모봉사단원들의 헌신적인 봉사 모습

수원시 학부모 봉사단원들의 헌신적인 봉사 모습


취재 당일인 22일 수원역에도 전·현직 교사 및 관리자, 학부모가 함께 했다. 한동안 수원을 중심으로 인근의 안산시, 용인시, 화성시 소재의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해 일손을 도왔다. 그러나 최근 학교 봉사활동이 인기를 잃고 봉사자에게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해 학교 봉사활동은 역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숙달되어 국을 퍼 담는 것도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숙달되어 국을 퍼 담는 것도 익숙해져 있다.


이날 점심 메뉴로 따끈한 잡곡밥에 제육볶음, 호박볶음, 열무김치가 곁들여졌고, 빵, 콩나물 김칫국 등 밥과 반찬의 수준은 좋았다. 이처럼 매주 토요일 음식을 준비하는데 예산이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 정기 후원하는 개인과 단체가 있고, 가끔 특별 후원도 이어져 적자 상황은 아니다. 당일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평소보다 30여 명이 적은 120여 명이 모여 맛있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120인 분의 밥을 짓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120인 분의 밥을 짓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오랜세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선미(전 매탄고 학부모 단장, 망포동) 씨는 "식사시간 30분 전에 몰려드는 인파를 보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배가 부른다. 정갈한 음식을 대접할 때, 맛있게 식사한 분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할 때 진한 봉사의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 주도 거를 수 없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릇에 정갈하게 음식을 담으니 먹음직스럽다

그릇에 정갈하게 음식을 담으니 먹음직스럽다.


이영숙 서울꽃동네 사무국장(전 청명고 학부모 단장)은 운영비가 모자랄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에 봉사단원들은 서울꽃동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원순자 경자협 상임 공동대표(전 산남중 교장) 역시 "토요일이 다가오면 비상이죠."라며 "수원역 어르신들의 급식을 준비하며 마음이 설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육볶음을 위해 고기를 손질하는 학부모와 이상민 교장

제육볶음을 위해 고기를 손질하는 학부모와 이상민 교장


당일, 경기지식품에서 열무김치 10kg를 기부했으며, 아주대학원 55기생의 후원, 망포성당빈첸시오회 10만 원 후원 등이 이어졌다. 백영빈, 임갑순 단장, '현수 ROTC 교장샘 모임'과 강전용 교장, 이상민 교장, 초등봉사회 등은 매주 토요일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단골 멤버다. 이들은 자녀들을 졸업시킨 후에도 끊임없이 봉사해 귀감이 되고 있다.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서비스하는 경자협 회원들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서비스하는 경자협 회원들


비가 오는 날씨에도 11시 30분에 시작한 점심식사는 1시간도 안되어 끝이 보였다. 그릇을 정리하고 세척하는 일에도 일손이 필요하다. 한편,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봉사활동을 한 후 매탄동의 사무실에서 회계에 관한 월말 결산과 앞으로의 계획 등 경자협 임원단 회의를 진행한다.

시·도 단위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 정기후원자와 가까운 교회·단체로부터 후원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약 200여 명의 노숙인들에게 희망을 주며 밝고 아름다운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숨은 봉사자의 손길이 있어 이 사회는 더욱 밝아지고 있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경자협, 노숙인, 학부모봉사단, 초등 봉사단, 수원역, 김청극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