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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소리의 이야기를 듣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수원시향과 함께하는 여름 음악회> <2024아워세트: 성능경x이랑> 관람기
2024-08-01 10:54:03최종 업데이트 : 2024-08-05 08:22:51 작성자 : 청년 시민기자   이다연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2024아워세트: 성능경x이랑>전이 개최되고 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2024아워세트: 성능경x이랑>전이 개최되고 있다.

 

무더운 여름 7월의 끝자락,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개최된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수원시향과 함께하는 여름 음악회>에 참관했다. 8월 4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2024 아워세트 : 성능경x이랑》와 더불어 전시장 내부에서 이뤄지는 '미술관 안 음악회'라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수원시향과 함께하는 여름 음악회를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시민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시민들이 수원시향과 함께 하는 여름 음악회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PartⅠ.
수원시향과 함께 하는 여름 음악회 

 

오전에 열린 공연은 전시장에 마련된 객석을 모두 채울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방문했다. 어린이집에서 견학 온 아이들과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객들 덕분에 공연을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거운 현장이었다.

 

음악회는 오전 11시부터 진행되었으며, 현악 4중주와 목관 5중주로 나뉘어 공연되었다. 대표적인 음악들로 구성하여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도 들으면 흥얼거릴 수 있는 즐거운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2~3분 길이의 메들리만 간략하게 연주하는 공연으로 귀도 즐거울뿐더러, 연주자들이 음악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인 덕분에 유익한 시간이었다.

현악 4중주 연주자들이 다음 연주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악 4중주 연주자들이 다음 곡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현악 4중주를 이어서 목관 5중주가 연주 흐름을 이끌고 있다.현악 4중주를 이어서 목관 5중주가 연주 흐름을 이끌고 있다.
 

현악 4중주에서 연주된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중 캉캉'은 기존에 알고 있던 '캉캉' 음악이었지만, 음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나니 음악이 더욱 재밌게 다가왔다. 곡의 배경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의 비극적 이야기를 희화화한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파리의 쾌락을 탐하는 사회상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쉬운 멜로디와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또한 5곡 연주 후 이어지는 목관 5중주는 현악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전시장 전체 흐름을 이끌었다. 세계 곳곳 신년 음악회에서 단골로 연주되는 곡으로 유명한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본 행사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에는 경쾌한 리듬에 맞추어 관객들 모두가 박수를 치며 공연 자체에 푹 빠져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성능경의 <쿠킹호일맨> 작품 모습이다.

성능경 「쿠킹호일맨」

 

PartⅡ.

 《2024 아워세트: 성능경×이랑》 소리를 말하다
 

본 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2024 아워세트: 성능경×이랑》 전시를 감상했다. '아워세트(OUR SET)' 기획답게 개념미술가 성능경과 싱어송라이터 이랑 두 명[OUR]의 예술 궤적을 포개놓으며, 두 작가의 수행과 실천으로 전시를 꾸며나간다. 전시를 관람하며 성능경과 이랑 그리고 이날 공연된 클래식 음악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바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였다.

 

길거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중음악처럼 '가사'가 있지 않고, 멜로디와 베이스로 채우는 클래식 음악에도 작곡가가 곡을 쓸 때의 메시지와 연주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성능경 작가와 이강우 사진작가의 공동 작업인 「쿠킹호일맨」 또한 작가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소유 의식에 대해 질문하며, 성능경 작가의 몸에 쿠킹호일을 붙이는 신체 동작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성능경 작가는 1970년대부터 비물질 예술을 실험하는 사진, 드로잉, 행위,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활동을 잇고 있다. 작품 속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동작을 표현하고 있어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뚜렷하게 느껴진다.

 

이랑 작가는 영상, 영화, 만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당연함에 의문을 제기하고, 평범함을 길어 올리는 행위, 침묵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작품에 담아낸다. 그녀의 작품 속에 "나는 말에 힘을 가지기 위해 글을 쓰고 노래를 한다"라는 글귀가 있다. 이랑 작가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독창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감정을 담아 음악을 언어로 바꾸고, 단순한 언어를 몸짓(퍼포먼스)으로 바꾸는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이랑+성능경+빈의자> 작품 영상이 틀어져 있으며, 두 작가가 의자 사이에 몸을 껴서 움직이고 있다.

「이랑+성능경+빈의자」 영상 작품, 두 작가가 의자 사이에 몸을 껴서 움직이고 있다.

벽에 붙어있는 종이에는 옛 작가의 신문을 통해 영어를 공부한 흔적이 묻어있다.

성능경 작가의 '시간예술' 「그날그날 영어」, 신문을 통해 영어를 공부한 흔적이 묻어 있다.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이번 전시 그리고 소리의 이야기를 들은 듯한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여름 음악회는 마치 하나의 색이 되어 전시장 전체를 칠하는 듯 느껴졌다. 성능경, 이랑 작가는 같은 궤도를 공유하는 행성처럼 서로 공명하며 새로운 예술의 접점을 만들어 냈다.
 

전시장 마지막 구성이었던 '시간 예술' 부분에서는 두 작가가 하루하루를 보내며 기록하듯 엮어낸 작업을 소개한다. 이제는 '시간'이 '예술'이 되고, 개인의 자산이 되는 시대에서 일시적으로 휘발되는 성질을 가진 움직임 또한 '시간성'을 지니며, 예술시장에서 상품화할 수 없는 독자적인 작업으로 미술관 내에서 생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오늘 감상한 음악회에서 더 나아가, 음악에서 이야기를 듣고, 움직임을 바라보며 전시장 전체의 시너지가 온몸으로 와닿는 경험을 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아름다운 연주는 8월 22일 목요일, 광교호수공원 마당극장(썸머뮤직페스티벌, 19:30 공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이다연님의 네임카드

음악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전시, 수원예술, 여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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