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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주체가 되는 전시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레이트북 ; 시민일득록'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수원시민 1,000명의 이야기를 미리 만나다!
2024-09-03 11:28:03최종 업데이트 : 2024-09-03 11:27:40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프로그램 중 하나, 시민일득록(출처 : 수원화성문화제 홈페이지)

2024년 수원화성문화제 프로그램 중 하나, 시민일득록 (사진: 수원시 제공)


딱 한 달이란 시간이 남았다.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수원화성 일원에서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가 개최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하나의 행사를 준비하는 일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수원화성문화제는 벌써 60주년을 넘긴 행사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던 거라 해마다 즐길 생각만 했지, 과정에 대해서는 미처 고려해보지 못했다.

올해는 가기 전에 미리 보기처럼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좀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달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만드는 프로젝트! '그레이트북 ; 시민일득록'이 있다는 소식이 반갑게 들렸다. 수원 곳곳을 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수원마을미디어연합회의 인터뷰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궁금한 게 한창 많은 나이! 아이들이 가장 먼저 줄을 섰다.

궁금한 게 한창 많은 나이! 아이들이 가장 먼저 모여들었다.


8월 24일 오후 3시, 영통구에 자리한 매탄위브하늘채 아파트에 알뜰장터가 열렸다. 올 여름 유난히 더운 탓에 잠시 쉬었다가 오랜만에 마련된 나눔장터다. 다시 쓰고 오래 쓰는 자원순환 공간에 주민들이 모여든 가운데, 장터 한편에는 동네 아이들이 쪼르르 줄을 섰다. 매탄마을미디어활동가 '마을N'팀의 조훈희 VJ가 카메라를 들고 등장했기 때문! 이런 인터뷰라면 익숙하다는 듯 조훈희 VJ에게 다가와 알은 체를 한다. 오늘은 또 어떤 걸 하는지 먼저 묻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신기하고도 기특해 보였다.

공통질문 3가지와 주제별 질문 1가지씩 다양한 인터뷰가 진행된다.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아주 편안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매년 수원화성문화제에서는 수원의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그레이트북 ; 시민일득록'은? 정조대왕의 어록을 모은 <일득록>이라는 책을 소재로 시민들이 일득록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조는 신하들을 통해 매일매일 배우고 얻은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레이트북의 기록 방식은 다음과 같다. 정조의 일득록에서 일부를 발췌한 뒤, 시민들에게 1:1로 물어보고 각자의 일득록 영상을 남긴다. 조훈희 VJ는 "역사 속 정조의 어록과 현재 시민의 언어가 만나는 일이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자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형태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을N팀의 프로젝트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되는 바. 인터뷰이로 선뜻 나선 아이들의 답변이 궁금해진다. 

두근두근, 내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뒷모습!

두근두근, 내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궁금한 뒷모습!


모두에게 물어보는 공통질문은 3가지다. ▲정조대왕의 '일득록'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 ▲정조대왕의 어록을 본 소감을 한 마디로 말씀해주세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일득록이 무엇인지 알려준 다음, 서로 다른 정조의 어록을 보여주며 빈칸을 채우게 한다. 대답을 듣고 난 뒤 정조대왕이 쓴 말을 보여준다. 빈칸 안에 내가 넣은 말과 비교하며 차이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 끝으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에 대해 얘기하면서 나만의 일득록이 완성된다. 

실제로 인터뷰이에게 보여주는 질문지에는 '위 질문은 시민들 각자가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묻고, 그 행복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의도로 작성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정조대왕의 일득록과 다른 친구들의 일득록을 들으면서 생각해 보는 시간.

정조대왕과 다른 친구들의 일득록을 들으면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학원이 끝났을 때요", "저녁에 가족들이 다 모여서 밥 먹을 때요.", "게임할 때요." 등 여러가지 대답 가운데 다같이 저녁밥을 먹을 때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어른의 경우, "별일 없이 별 탈 없이 눈을 떴을 때요", "아침에 일어나서 이제 막 일어난 아이랑 눈이 마주쳤을 때요.", "잠잘 때 하루를 잘 마쳤구나 이런 생각 들 때요." 등 소소한 행복이 대부분이다.

고찬휘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조훈희 활동가의 모습.

고찬휘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조훈희 활동가의 모습.


매탄 초등학교 5학년 고찬휘 학생은 "정조대왕님을 알긴 했지만 일득록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어록을 남겼다는 게 좀 신기하고 뭔가 자랑스럽다는 기분이 듭니다.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족들이랑 저녁에 시간 보낼 때예요. 수원화성문화제는 몇 번 가봤는데 올해는 이런 걸 찍었으니까 부모님이랑 꼭 가서 보려고요."라고 인터뷰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편안함, 평범함, 무탈함, 평소의 행복이 느껴지는 답변이라는 게 뜻밖이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참여해보니…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나의 답변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하루 일과를 알려 줄 때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행복이란 일상을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수원마을미디어 활동가 조훈희 VJ와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오랜 시간 매탄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조훈희 씨(사진 출처 : 본인 제공)

오랜 시간 매탄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조훈희 씨(사진: 본인 제공)


Q. 안녕하세요, 수원마을미디어 활동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한 지 어느새 10년이 넘었는데요. 처음에는 이곳 아파트 동네 지인들이 같이 모여서 마을신문을 만들고… 그러면서 저희끼리 사랑방을 만들었어요. 지금 영상을 찍는 것처럼 주민들이 모여 영상팀을 꾸렸지요. 마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데 100편이 넘습니다. 동네분들이 익숙하게 생각하는 건 거의 다 한 번씩은 인터뷰를 했던 것 같아요. 

Q.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처음에는 카메라를 무서워하고 싫어하셨어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민들이 이제는 다들 아시니까,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해주세요. 오늘도 저쪽 건너편에서 청소년 축제가 열리거든요? 거기도 가서 영상을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올려서 같이 볼 생각입니다. 
공식 채널이 있고 또 저희끼리 만든 카톡방이 있어요. 공유해서 같이 보는거죠. 왜냐하면 이런 행사들이 그냥 지나가버리면 끝이잖아요? 영상이나 글과 사진으로 남겨 놓으면 오래오래 남지요. 10년 전에 내 모습이 어땠는지 확인할 수도 있어서 더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Q. 어디 가면 이런 이야기들을 볼 수 있을까요?
10년 전에 '매탄마을 영상 놀이터'라는 채널을 만들었고요. 수원시미디어센터 <똑똑 수원>에 '마을N'이란 이름으로 마을 이야기를 올린 지는 5년 이상 됐습니다. 
☞ 수원시미디어센터 <똑똑 수원>  https://studio.swmedia.or.kr/

Q. 수원화성문화제 <그레이트북 ; 시민일득록>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저희 팀은 작년에도 수원화성문화제에 참여했어요. 대부분 수원 토박들이니까… 수원에서 아카이브를 계속하고 있었어요. 10년이면 세월이 변하잖아요? 영상으로 남기는 아카이브를 계속하다가 화성문화제 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런 얘기가 있어서 뜻을 모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수원마을 미디어연합'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작년에는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르신들 상대로 인터뷰를 했지요. 그동안 어르신들이 수원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옛날 이야기를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올해도 한 번 더 수원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정조의 일득록을 선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작년에 과거에 대한 아카이브를 해봤으니까… 올해는 현재의 아카이브를 기록하는 게 어떨까, 하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수원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층에게 '바로 오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들어보는 거죠. '2024년에는 이런 일들이 행복이구나'를 기록하고 나중에 50년 뒤, 100년 뒤에는 또 어떤 일이 수원 사람들에게 행복한 순간일까? 미래가 궁금하기도 해요. 이렇게 기록하는 일은 아마도 앞으로 쭉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수원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사진 출처 :  본인 제공)

조훈희 활동가는 수원 곳곳에서 꾸준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본인 제공)


지난 7월부터 벌써 두 달 넘게 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조훈희 씨. 수원시민 1,000명의 이야기는 팀에서 함께 모으고 있기에 이제까지 인터뷰한 사람이 15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올 여름은 너무 더워서 누군가를 세워 놓고 얘기를 나누는 일 자체가 죄송할 때가 많았다고. 그날도 한낮 기온이 32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알뜰장터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길에 사람들이 다닐 날씨가 아니었던 것. 

일득록 인터뷰를 마치고도 조훈희 씨는 마을 장터의 기록을 담고 있었다. 일이 끝나면 길 건너 청소년 센터에 가서 축제 영상을 담는 일정이 아직 남아 있었다. 스쳐지나갈 찰나의 순간, 누군가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에 차곡차곡 쌓여 추억할 수 있구나 싶다.

올해의 수원화성문화제가 기대된다.(사진 출처 : 수원화성문화제 홈페이지)

10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2024 수원화성문화제 (사진: 수원화성문화제 홈페이지)


여럿이 모여 소중하게 모은 천 여명의 이야기는 이제 하나의 영상으로 제작되어 그날이 오면! 10월 4일(금)부터 6일(일)까지,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모두 함께 보게 될 것이다. 시민들의 참여, 그리고 마을미디어 VJ들의 노력으로 준비되고 있는 화성문화제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8월의 어느 뜨거운 날, 매탄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의 인터뷰 영상과 내 모습은 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라도 이번 화성문화제는 반드시 가볼 생각이다. 50년 뒤, 100년 뒤에도 기억될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 오래오래 기억될 2024년 그레이트북, 시민일득록은 어떤 모습일까?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 기간: 2024/10/4(금)~10/6(일)
♦ 시간: 13:00~21:00
♦ 장소: 수원화성 일원
전시 안내: '그레이트북 ; 시민일득록(수원시민 1,000명의 이야기)'
♦ 전시 장소: 수원화성행궁광장
♦ 홈페이지: https://www.swcf.or.kr/hl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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