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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쓰는 그림 에세이 책 출간회 <미술, 그 색의 향연에 춤추는 마음>
수원시립 망포글빛도서관에서 만난 '2024년 길 위의 인문학'
2024-09-13 10:59:00최종 업데이트 : 2024-09-13 10:58:57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4년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된 망포글빛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4년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된 망포글빛도서관


'도서관'과 '미술'의 만남이라니… 아주 근사하게 잘 어울린다. 영통구에 자리한 수원시립 망포글빛도서관에서는 지난 6월 13일부터 9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미술의 향연이 열렸다. 매주 새로운 화가들, 2명의 강사, 총 10번의 수업으로 기획된 인문학 강연의 이름은 <미술, 그 색의 향연에 춤추는 마음>이다. 그림을 감상하며 떠오른 생각을 글로 담고, 같은 작품 속 여러 감상을 나누는 문화의 향유였달까. 함께 나눈 감상글은 「그림 치유 에세이집」이 되어 책으로 나왔다. 매주 그림을 통해 작가를 만난 34명의 참여자들은 이제, 글 작가로 남게 됐다. 

참여한 이들의 결과물이 그림 에세이 책으로 나왔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결과물로 나온 그림 에세이 책


오전 9시 30분, 아침 내내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밖은 어두웠지만 망포글빛도서관 2층 강의실은 환하게 밝았다. 문앞에서 맞이하고 있는 네모 반듯한 책들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손길을 타지 않은 채 주인을 기다리는 책에서 빛이 났던 것. 이미 책을 받아든 지은이의 얼굴에서 나는 빛이기도 하다. '10주'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이 시간을 나눈 이들이 따뜻한 축하를 나눈다. 

김환기, 김창열, 박수근, 이응노, 테오도르 제리코, 호안미로 작가의 그림

김환기, 김창열, 박수근, 이응노, 테오도르 제리코, 호안미로 작가의 그림


미술관에 온 듯 한쪽 벽에는 그림이 자리 잡았다. 이번 강연을 기획하고 운영한 정세화 사서의 손길이 묻어나 있는 디테일마저 반짝인다. 9월 12일, 오늘은 <미술, 그 색의 향연에 춤추는 마음> 마지막 모임이자 책 출간 기념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 망포글빛도서관에서 시행한 '2024년 길위의 인문학'은 사업에 참여한 34명의 결과물이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다. 

정세화 사서는 "한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와 작품을 감상하며 떠오른 생각을 글로 담아 예술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강좌"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동기부여가 되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 달 동안 운영된 프로그램은 김상래 작가의 미술 인문학 강의, 유재희 도슨트의 전시 강의와 미술관 탐방, SNS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질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수강생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질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그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 축하하고 축하받는 자리라서 어딜 보아도 웃는 얼굴들이다. 8차시 수업을 이어간 김상래 작가의 사회로 열린 책 출간회는 수업과 똑같은 시간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2시간 동안 그간 수업 시간에 하지 못했던 얘기들이 오고 갔다. 질문을 하고 참여 소감을 나누며 끝으로 책에 실린 나의 글을 한 단락씩 읽는 순서였다.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려도 될까요? ▲수많은 전시회 속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고르는 방법 ▲그림 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추천하는 미술사 책 ▲현대작가들의 작품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등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없는 여러 질문들이 오고갔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느낀 대목이다. 
 
9월은 독서의 달이기도 하지만 올해 9월은 한 달 동안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으로 지정됐다. 프리즈, 키아프, 아시아프, 서울아트위크,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 등 이달에 열리는 미술 관련 행사들만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더이상 소수 계층이 즐기는 문화생활이 아니라는 뜻이리라. 망포글빛도서관에서 발간된 이번 에세이집을 읽어 보니, 그림 속에서 나를 찾는 글이 나왔다는 공통점을 느낀다. 예술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며… 결국 예술도 내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많이 알아야 그림을 볼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상래 작가

많이 알아야 볼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상래 작가


망포글빛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수업은 한국 화가인 김환기, 김창열, 박수근, 이응노, 19세기 낭만주의 화가, 르네상스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 두루두루 살폈다. 강의를 맡은 김상래 작가는 "작품의 사조나 역사를 공부한 후 그림을 보고 나면 잘 보이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히기 마련이죠. 망포글빛도서관에서 총 9회에 걸쳐 새로운 미술 감상법을 찾아보고자 했는데요. 그림 안에서 작가의 생각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보고 떠오른 '나의 지금'을 발견해 보고자 했습니다. 요즘 작가들의 작품을 볼 때 난해할 때가 있다면, 현 시대의 이슈 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큰 뉴스거리와 접목해 보면 작품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시대를 읽지 않고서는 그림이 읽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그림은 요즘 시대의 흐름을 끼워 맞춰주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망포글빛도서관의 이봉화 팀장은 "수강생들이 모여서 동기 부여를 받으면서 글쓰기를 같이 하면 좋다"라며,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도서관에서 하는 자체 동아리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경우 강사가 멘토가 되는 것. 사후 프로그램까지 연결해준다는 점도 좋았다. 

유명숙 수강생이 직접 그린 그림 '찾고 싶은 나비의 꿈'

유명숙 수강생이 직접 그린 '찾고 싶은 나비의 꿈'


2부 순서는 참여자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이다. 우만동에 사는 유명숙 씨는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제가 직장을 다니다가 50살이 됐을 때 아이가 군대에 갔어요. 그때 취미생활로 하기 좋은 것이 그림 같았어요. 음악은 음악적 청각이 있어야 하는데 미술은 말그대로 그리면 되니까요. 지금은 한 10년 차가 되었네요. 그동안 전시회를 두 번 했는데 내년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몇몇 도서관에서 강의를 들어본 경험은 있지만 망포글빛도서관은 이렇게 책이라는 결과물이 나와서 너무너무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권선구에 사는 김OO 씨는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재희 도슨트가 특강을 한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고, 내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미술이 내 삶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미술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 배운 것 같아요. 문학적으로나 어떤 심리적으로나, 여러가지 면에서 미술이라는 게 내 인생이랑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구나, 라는 걸 깨우치게 됐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난 특별한 경험을 나누고 있는 수강생들


김환기의 항아리를 보며 모래알처럼 시간들이 사르르 쌓이는 모래시계를 생각했다는 글과 같은 그림을 보며 눈물을 쏟았던 어떤 이의 이야기. 박수근 화백의 꽃신을 보며 떠올린 기억, 발이 커서 예쁜 신발을 신을 수 없었던 내 어린 시절의 추억. 이응노 작가의 자화상을 보며 펜을 들어 검은선으로 가득한 펜화를 그린 사람, 크-은 산에 부딪혀도 또 한 번 뛰어봐야지 다짐했다는 이야기 등 그림 하나에 같은 사연이란 없다. 

함께 쓰는 그림 에세이 책 출간을 축하합니다!

함께 쓰는 그림 에세이 책 출간을 축하합니다!


그 밖에도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이나 어려움을 겪은 일, 나와 우리 가족에게 생긴 변화 등 지난 11주 동안 나의 감정,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단체사진을 남기며 11차 시 모임이 마무리 되었다. 아침부터 내린 비는 책 출간회가 끝나도록 그침 없이 쏟아지지만 수강생들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빛이 난다. 

높게만 보였던 미술관의 문턱을 넘고 나의 이름이 적힌 책 한 권씩을 받아든 이들의 오늘은 분명 어제와 다를 터. 의미 있는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 두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인문학 강연부터 후속 동아리 모임까지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망포글빛도서관의 2024년 하반기 프로그램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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