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놀이 접목 가족체험전, 어린이 예술적 상상력·영감 자극
2024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열리는 가족체험전 ‘감각운동,장’
2024-09-19 14:15:44최종 업데이트 : 2024-09-19 14:15:4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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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열리는 가족체험전 '감각운동,장' 2부 감각 경기 백인교 작가의 작품
닷새간의 한가위 명절이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아니면 좀 지루할 수 있다. 성묘와 고향방문을 통해 친지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도 보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면 충분할 경우, 가족끼리 오순도순 수원시 관람시설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하게 된다. 2층 야외광장 연결통로에 설치된 임지빈 작가의 조이 베어 작품이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7일, 수원팔샐길 중 4색 여우길을 따라 광교호수공원 원천호수를 돌다보니 땀이 삐질 난다. 그늘을 찾아 걷지만 가을바람은 불지 않고 훈풍에 짜증이 난다. 호수를 절반도 못 돌고 수원컨벤션센터에 들어갔다. 컨벤션센터 외벽에는 임지빈의 작품인 허급베어 조이(주황)와 헬로(보라)가 설치돼 있어 유혹한다.
추석 당일인데도 컨벤션센터 지하1층에 위치해 있는 수원시립스페이스광교는 시민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의외로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즐기고 있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게이트9 정면에 설치된 '감각운동,장'이 광교호수고원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미술관이 신체적 한계를 훈련하고 도전하는 선수들의 무대인 것처럼, 현대미술과 관람객이 직접 교감하고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로 꾸며졌다. 운동선수가 경기력을 발휘하듯 관람객이 작품과 교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과 인지 능력을 자극하고 활용하는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민예은, 백인교, 소목장세미, 임지빈, 정만영 및 최은철 6인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설치, 인터렉티브, 사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19점을 선보였다. 전시는 '감각 깨우기'와 '통 감각 경기' 2부로 구성됐다. 먼저 작가들이 영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시청했다.
1부 '감각 깨우기'는 민예은, 정만영, 임지빈, 최은철의 작품으로 영유아가 신체 및 감각발달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는 단계를 의미하는 '감각 운동(Sensorimotor)' 영역이다. 관람객이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신체의 감각을 활용하여 예술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부 '통 감각 경기'는 소목장세미와 백인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장이 미술 경기를 펼치는 운동장으로 변신한다. 관람객과 작품이 하나가 되는 감각의 '장(Stadium)'에서 전시물과 소통하는 '통 감각 경기'를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차원을 탐험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제공했다. 민예은 작가의 균형을 이루는 '랜덤집'은 다양한 형태로 결합된 집의 모습이다.
민예은 작가는 오브제와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조각과 벽면의 선이 착시를 일으키게 했다. <균형을 이루는 랜덤 집>(2024)은 다양한 형태로 결합된 집의 모습을 선보였다. 정만영 작가는 세상의 다양한 소리를 수집하여 작품의 주요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정만영 작가는 세상의 다양한 장소에서 녹음된 생생한 빗소리를 담아 장소의 고유한 소리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이미지를 다각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소리비>(2024) 작품을 선보였다. 또 수원천 발원지를 비롯한 수원의 여러 장소에서 채집한 소리가 수도꼭지가 틀어지는 순간 호수 속에 갇혀있던 소리가 나오는 <순환하는 소리>(2024)를 선보였다.
임지빈 작가는 친근한 곰 장난감 이미지를 다양한 공간에 설치하여 자신만의 운동장으로 변모시키고 감정적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꽃을 들고 나란히 앉아있는 베어 벌룬 최은철 작가는 설탕을 활용한 설치와 드로잉을 통해 달콤하면서도 씁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은철 작가는 드로잉, 설탕을 이용한 조형물, 영상 등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공간설치를 하고 있는 설치미술가다. 각설탕을 재료로 사용해 이를 하나하나 쌓아 작품을 완성한 그의 작품 <설탕도시>(2022)는 도시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각설탕 뒤에 걸린 회화 <크렉>(2016~2023)은 지구 온난화로 개체 수가 사라져 가는 북극곰을 표현했다. 또 <감각의 전이>(2020)는 손끝으로 점자를 읽는 과정을 통해 촉각을 활성화하고 있다.
백인교 작가는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이끌어 색에 대한 감각과 인지 능력을 탐구하게 하고, 색의 의미와 형태의 조화를 재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소목장세미 작가는 10년차 목수이자 작가로 기술 발전으로 사라져 가는 감각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스포츠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푸스볼 테이블>(2023)과 <동심협력게임-클라이밍 락>(2023)은 두 명 이상이 합심하여 함께 참여하는 게임형 작품으로 작가가 직접 작곡한 음악을 배경으로 경기를 펼치고, 참가자들끼리 점수를 매기며 경쟁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등 굴리기 로라>(2024)와 <클라이밍 풀업 공>(2024)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더불어 몸을 풀어주며 경기에 임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 아이와 함께 소목장세미 작가의 '동심협력게임'에서 작품과 교감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광교 오드카운티A에 살고 있는 주부는 "남편이랑 딸(초등 1학년)과 가족끼리 지내고 싶어 어디를 갈까 인터넷을 찾으니 미술관이 열린다고 해서 오게 됐다."라며 "수원시는 모든 미술관과 박물관, 화성행궁 등 추석에도 문을 열어 갈 곳이 많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감각과 인지 능력을 탐구하게 하는 백인교 작가의 작품에서 많은 시민이 체험하고 있다.
가족체험전 '감각운동,장'은 미술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을 체험하고 이해하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차원을 탐험해 보고 마음껏 경기에 참여해 즐길 수 있고 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대가 크다.
한편 수원의 공공 박물관과 미술관 대부분이 추석연휴 내내 운영된다. 수원박물관, 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 등 5곳이 모두 문을 열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는 광교 신도시 내 컨벤션센터에 조성된 문화예술공간으로 기성 미술관의 고정관념을 넘어 공간의 유동성을 반영하는 곳이다. 수원컨벤션센터를 포함해 생태습지, 광교호수공원까지 이어지는 열린 공간을 통해 지역 미술의 발전은 물론,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 미술공간으로서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및 관광인프라로 자리매김 됐다.
전시는 무료 관람으로 전시기간인 오는 11월 중 참여 작가와는 함께할 수 있는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상세 정보와 참여 방법은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suma.suwon.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개관5주년, 가족체험전, 감각운동, 장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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