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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영의 '천일록'을 아시나요?
수원화성박물관에서 2024 수원학 강의 열려
2024-10-04 08:26:42최종 업데이트 : 2024-10-04 08:26:2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여름이 지나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폭염이 한순간에 가을바람이 되었다. 더위에 지쳐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수원은 축제의 계절이다.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능행차,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수원화성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해졌다. 축제도 즐기면서 곳곳에서 열리는 풍성한 인문학 강의도 들을 수 있어 인문학도들은 즐거울 때이다.

지난 2일 저녁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사)화성연구회가 주관한 2024년 수원학 강의가 시작됐다. 변혁을 꿈꾼 수원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수원지역의 역사문화와 한국사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마련한 인문학 강의이다. 수원사람들의 삶의 행적을 추적하며 수원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제1강은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라는 주제로 정호훈 교수(서울대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이 진행했다.

우하영(1741-1812)은 당시 수원에 살았는데 현재는 화성시 매송면 어천리에 집터가 남아 있다. 명문가 출신이었지만 평생 벼슬을 하지 못해 곤궁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렇지만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 정조대왕과 순조가 국왕의 구언윤음을 내리자 자신이 지니고 있던 시무 경륜을 밝혔다.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정호훈 교수의 열강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정호훈 교수의 열강


천재(天災)가 자주 나타나자 정조대왕은 초야의 선비들에게 구언윤음을 내렸다. 우하영은 1796년(정조 20)에 13개 조로 내용을 갖추어 진언했다. 정조대왕은 비답을 내려 우하영의 제안을 칭찬하고 조처한 내용이 우하영의 저시인 천일록(千一錄)에 나와 있다. 

정조대왕이 비답을 내리길 "네가 아뢴 13개 조항은 모두 백성과 나라가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으니 너는 필시 능력이 있는데도 현달하지 못한 사람이겠구나."라며 조목에 따라 500여 자로 답변하고 8폭 시지에 큰 글씨를 쓰고 나서, 삼가 받아서 전가의 보물로서 소중히 여기라 명령했다고 한다.

두 번째 상소는 순조 4년 2월에 올렸다. 순조가 구언윤음을 내리자 군덕 10조, 시폐 10조로 정리해 올렸다. 순조는 "네가 초야의 소원한 처지로서 이런 양잠을 말하니 그 마음이 가상하다. 펴보고 나서 마땅히 묘당으로 하여금 채택하도록 하겠다."라고 비답을 내렸다.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정호훈 교수의 열강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정호훈 교수의 열강


천일록은 평상시 조선 사회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현실적인 개혁안을 연구해 정리해 놓은 책이다. 수백 수천 번 생각하여 적절한 생각 하나를 얻었다는 '천려일득(千廬一得)'의 고심이 들어가 있다. 11책으로 된 천일록은 비록 벼슬을 못하고 있는 시골 선비였지만 조선의 도읍, 조선의 문화가 가진 역사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조선의 풍속과 산천 형세에 대한 자세한 파악과 이를 통한 왕정의 구축 의지를 나타냈다. 천일록은 당대의 다른 경세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조선의 국가 체계 전반에 대한 인식과 개혁론을 담고 있다.

할 말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물듯, 강사의 열정이 넘쳐나 2시간 넘게 열강이 이어졌는데도 아쉬움이 남았다. 진지하게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도 강의 후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우하영과 천일록을 알게 된 시간이다. 

이번 수원학 강의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 전체 8강으로 열리며 2회의 답사, 1회의 마무리 토크 콘서트로 이어진다. 1강에 이어 오는 12일 토요일에는 '별나라를 꿈꾼 사람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첫 번째 답사가 마련되었다. 소설가 박승극, 구직회, 제암리 3.1운동기념관, 화가 김혜일, 이건영, 영화배우 김연실, 시인 박팔양, 조각가 박승구 등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수원유생 우하영 경륜'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수원유생 우하영 경륜'


2강은 16일 '정조의 각리, 존재 박윤묵'을 주제로 백승호 국민대 교수, 3강은 23일 '18세기 수원사대부 이석조의 수원신읍 진흥책'을 주제로 황미숙 문명역사연구소장, 4강은 30일 '실사구시,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를 주제로 정수환 한국학중앙연구원 수석연구원이 강의를 맡는다. 

11월 9일 토요일에는 두 번째 답사를 떠난다. '삼국시대의 각축장'이라는 주제로 안성, 음성지역의 망이산성, 죽주산성을 답사할 예정이다. 이날 답사를 통해 5세기에서 6세기 중원지역에서 패권을 다투던 고구려와 신라가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천일록'

2024 수원학 강의 '우하영, 천일록의 세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려, '천일록'


11월 13일에는 5강 '수원 출신 박영효의 갑신정변 후 삶의 궤적'을 주제로 장영숙 상명대 교수, 11월 20일은 6강 '오암 이병헌의 삶과 민족운동'을 주제로 성주현 평택박물관연구소장, 11월 27일은 7강 '근대 수원의 진정한 독서인 나중석'을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 12월 4일 8강 '이현경, 해방의 길로 나선 수원 울트라 여성'을 박철하 지역아카이브연구소장이 강의한다. 전체 강의를 마무리하는 토크 콘서트는 12월 14일 오후에 '수원화성의 지속가능성-팔달문과 영동시장의 활성화'라는 주제로 열린다.

2024 수원학 강의는 누구나 들을 수 있고 무료로 진행되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강의를 통해 수원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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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영, 천일록, 수원학, 수원화성박물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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