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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1기 '돌봄과 인권', 그 포문을 열다
영화로 만나는 돌봄 '무브 포워드' 영화를 통해 '돌봄' 경험 공유
2024-10-10 09:50:50최종 업데이트 : 2024-10-10 09:50:48 작성자 : 시민기자   홍송은
정한별 인권증진팀장과 이끄미

정한별 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권증진팀장(가장 오른쪽)과 이끄미들이 아카데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지난 10월 8일 '2024년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1기'가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영화로 만나는 돌봄> 주제로 '돌봄에 대한 생각 나누기'와 '무브 포워드(Move Forward)' 영화 관람이 진행됐다. 장한별 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권증진팀장이 1차시 강연을 진행했다.

수원특례시가 시민교육 계획단을 꾸려 추진한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는 <지금 여기, 우리 함께 인권으로 잇다> 대주제로 1기, 2기로 나누어 진행한다. 이는 인권 기반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선정해 인문학적으로 바라보고 토론하는 수원시민을 위한 인권 인문학 강연이다. 10월 중 4차시로 진행되는 1기는 '돌봄과 인권', 11월 중 4차시로 진행되는 2기는 '외로움과 존엄'을 주제로 각각 진행된다. 

<영화로 만나는 돌봄> 강연를 진행하는 장한별(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권증진팀장)

<영화로 만나는 돌봄> 강연를 진행하는 장한별(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권증진팀장)


장한별 강사는 "우리 일상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돌봄이 단순히 누군가를 돌보고, 돌봄 받는 차원을 넘어서서 이 자체가 인권적이고 사회적인 이슈이다. 그래서 '돌봄'을 주제로 선정했다."라고 소개했다.  

'돌봄에 대한 생각 나누기' 시간에는 4~5명의 시민과 더불어,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에서 학습자와 강연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강연을 이끌어가는 진행자 '이끄미'가 함께 한다. 이들은 자료집에 있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을 신청한 동기, 교육에서 기대하는 바에 대한 질문에 대해 50대 후반의 한 시민은 "육아가 끝났는데 이제 또 다른 돌봄인 부모 돌봄이 시작되는 시기인 것 같다. 인생은 각자 처한 상황과 생애 주기별로 다르게 평생 돌봄의 연속이다. 병든 노부모의 돌봄은 심각한 당면 과제이다. 개인, 가족 단위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각자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서 국가에 말해야 하며, 정부의 대안에 기대지 않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아져야 한다. 현재는 각자가 상상한 것을 모여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과제로만 생각했던 막연한 돌봄에 대해 강좌나 특강이 생기면 쫓아다니면서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돌봄이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 질문에 대해 "혼자 독박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문제라서 힘들다. 다른 사람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어떤 돌봄 영역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나요?'에 대해 "아이가 자폐장애인이기 때문에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돌봄이 국가적으로 지원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8월에 긴급 돌봄 지원센터가 생긴다고 하지만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은 특수교육 전공자가 아닌 이상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이 센터에 가게 되면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짧게는 6일 만에 그만두는 분들도 있고, 한 달을 못 넘기시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부모님들이 사회복지사들을 전문가로 알고 요구를 하는데 당사자인 사회복지사들은 발달장애에 대해서 이해가 전혀 없고 배울 수도 없어서 너무 힘들다. 발달장애인들의 돌봄 영역의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무브 포워드(Move Forward) 영화 속 시아버지를 돌보는 장면

'무브 포워드(Move Forward)' 영화 속 시아버지를 돌보는 장면


'무브 포워드(Move Forward)'는 김나현 감독이 2022년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출품한 영화이다. 유학을 앞둔 딸, 임종을 앞둔 시아버지를 돌보는 엄마, 자신의 아버지를 돌보는 엄마에게 위로금을 주는 시아버지의 딸인 고모 세 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19분 동안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영화이다. 시민들은 영화를 보고 자료집의 질문을 두고 조별로 이야기를 나누고 발표했다.

영화의 마지막에 '엄마는 어떤 전화를 받았을까요? 딸은 누구에게 어떤 전화를 받았을까요?' 질문에 "엄마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것"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딸이 받은 전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했다. 엄마가 할아버지의 죽음을 딸에게 숨기고 유학을 잘 다녀오라고 전화했다는 의견, 딸이 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결국 공항에서 돌아왔다는 의견,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알지만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진 상황을 알고 유학길에 올랐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영화에서 고모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돌봄에 소극적이고, 며느리인 엄마가 시아버지를 적극적으로 돌봤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인 딸과 여성인 며느리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인상 깊은 답변이 있었다.

"요즘에는 며느리보다 딸이 부모를 더 돌본다. 딸이 독박으로 돌봄을 하면서 며느리가 뒷순위로 밀리는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며느리에서 딸로 변한 거죠. 영화를 보면 고모는 돈이 있는 사람이고, 며느리는 돈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돌봄에는 돈이 중요해요. 이 부분 작용해서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돌보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돌봄은 약자가 하는 것 같아요."

장한별 강사는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다. 한 분야 전문가의 이야기와 삶의 전문가인 시민들의 이야기가 더해진 자리를 통해 10월 말이 되면 돌봄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힘이 들 때 우리의 삶을 잡아주는 밧줄이 하나씩 더 생겼으면 한다."라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1기는 ▲2강 '왜 돌봄과 인권인가'(10.15.) ▲3강 '돌봄은 젠더 이슈가 아니다'(10.22.) ▲4강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10.29.) 순으로 이어진다. 2기는 '외로움과 존업'을 주제로 11월 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총 4강으로 진행된다. 

2024년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1기 '돌봄과 인권' 수강생 모집
○ 일시: 2024. 10. 8. ~ 10. 29.(총 4회) 매주 화요일 10:00~12:00
○ 장소: 수원시청 중회의실(별관 1층)
○ 대상: 돌봄인(육아, 간병, 가사노동 등), 돌봄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40명
○ 주제: '돌봄과 인권'
○ 참가비: 무료
○ 문의: 수원시 인권담당관 031-228-2666 
○ 참가 신청 방법
   - (새빛톡톡) 신청하기
   - (포스터 QR 코드) 하단에 QR코드 스캔하여 신청
2024년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포스터

2024년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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