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명품 연극, 중국 고전 <회란기>를 만나다
10월 12일~13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공연
2024-10-14 11:01:22최종 업데이트 : 2024-10-14 11:01:17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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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정자공원 속 초록빛 문화공간, 수원SK아트리움 전경 예술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현실이 빠듯할수록 문화생활이 필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리라. 취미로 공연을 보러다닌다고 말하면 되돌아오는 질문은 거의 같다. "그럼, 돈이 많이 들지 않아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비싼 공연도 있지만 저렴하게 볼 수 있는 방법도 분명 있다. 지난 주말, 장안구 정자동에 자리한 수원SK아트리움에서는 전석 만원에 연극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수원문화재단의 기획으로 마련된 올 가을 공연 라인업을 통해서다. 웰메이드 작품으로 알려진 연극 두 편, <러브레터(9/22 공연)>와 <회란기(10/12~13 공연)>를 저렴한 비용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수원문화재단이 추천하는 하반기 라인업 수원문화재단은 올해 하반기 작품으로 클래식, 재즈, 연극, 클래식, 발레,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를 기획했다. 수원시민 30% 할인과 임산부, 다자녀, 3인 이상 가족 할인 등 혜택까지 골고루 있어 다른 공연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같은 공연인데 합리적인 가격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것. 이번에 관람한 연극 <회란기>는 한국 연극 중 '2022 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된 인기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 공연장에서 2022년과 2023년에 정기 공연을 올렸는데 재밌다는 입소문이 났던 작품이다. 때마침 수원문화재단의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를 받고는 한 달 전에 예매해둔 공연이었다. 14세 이상 관람가라서 어린이를 제외한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 일요일 오후 3시 30분 즈음, 4시 공연을 보기 위해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을 찾았다. 7월에는 3인조 락밴드 이글루베이의 단독 콘서트를 무료로 개최하기도 했다. 공연 보는 일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장소 하나를 정해두고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면 된다. 카카오톡 창에서 '수원SK아트리움'을 검색, 친구 추가를 해두었더니 공연이 있을 때마다 꿀팁 정보를 알려준다. 이렇게 좋은 친구가 또 있을까 싶다. 전석 만원인 것도 훌륭한데 할인을 받아 단돈 6,000원에 티켓을 예매했다.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된 것이 특별한 이벤트가 되었다.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서 작은 설렘이 느껴지는 로비 풍경, 이번에는 포토존 외에도 인생네컷 사진 부스와 기념품 부스가 눈에 띈다. 사진 찍는 코너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관람객 이효정 씨는 "회란기 연극은 재관람이다. 서울에서 할 때 인상적으로 봤는데 수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다시 공연이 올라온다기에 버스를 타고 왔다"며, "사진 부스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좋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사진 부스는 공연 전과 후, 두 차례 동안 여유있게 운영되었다. 무대를 보며 어떤 공연이 될 지... 700년 전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는 시간! 공연 볼 때는 시작 전 무대를 살펴 보는 재미도 있다. 나무 기둥이 튼튼하게 세워져있고 문으로 보이는 공간이 하나 있다. 8개의 둥근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것이… 어쩐지 화성행궁의 분위기도 풍기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어느 관아의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운데 무대를 텅 비워뒀는데 여기서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만 같다. 연극 <회란기>는 700년 전, 중국에서 벌어진 재판 이야기다. 1200년대 '이잠부'라는 사람이 처음 썼는데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각색한 뒤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각색한 작품은 흥행했지만 정작 원작은 묻혔다. 이 중국 고전을 우리나라의 정서를 넣어 각색했다. 연극 회란기는 2024 순수예술을 통한 전국 공연장 활성화 사업 선정 공연이기도 하다. 연출가 고선웅 씨가 풀어낸 무대는 간결하고 명쾌하다. 등장 인물은 많지만 배경이 바뀌거나 미디어아트 특수효과랄 게 없어서 바로바로 눈에 들어온다. 연극 본질에 충실한 느낌이다. 대사 톤은 시대극 같으면서도 여럿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당놀이 같다. 판을 깔아놓고 신명나게 노는 걸 구경꾼이 되어 지켜보는 듯했다. 중간중간 유머와 해학이 버무려져서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는 순간이 많았다. 집중해서 보는데 그러다 문득, 눈물이 차올라서 좀 당황스러웠다. 억울한 누명을 쓴 엄마와 작정하고 달려든 가짜 엄마, 아이를 사이에 두고 진짜 어미를 가리기 위해 2번의 재판이 벌어지는데… 진짜 엄마는 누구일까? 극이 시작되기 전, 포청천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때리는 몽둥이는 아프지 않게 제작됐으니 염려하지 말라"며, "이 관극의 주제는 진실은 끝내 승리한다"는 내용임을 친절하게 알려줬건만 도대체 어떻게 끝이 날지 몰라 안절부절했다. 나도 엄마인지라 아이를 뺏길까봐 조마조마했나 보다. 그런 의미의 눈물이 쏟아졌는데 옆에 앉은 관객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다. 동탄에서 왔다는 부부는 "10년 만에 문화생활을 즐기러 나들이를 나왔다"며, "중학생 이상 관람가라서 아이는 부모님께 맡기고 둘이서 왔는데, 갑자기 아이 얼굴이 떠올라서 울게 된 것 같다. 기대 없이 보러 왔는데 가족 생각이 나면서 재판극이라서 그런지 현 시대 생각도 많이 났다.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연극의 매력을 찾게 된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도 데이트 기분이 나서 좋았다. 오늘 와서 보니까 앞으로도 공연이 많던데 앞으로 종종 수원 아트리움 공연장을 찾을 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커튼콜의 마지막 장면까지 흥과 멋이 있는 무대!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커튼콜에서 쏟아진 기립 박수와 "브라보!" 외치는 소리는 또다른 감동이다. 특이하게도 연극 회란기 팀은 커튼콜을 패션쇼 런웨이처럼 걸어나왔다. 들어갈 땐 다함께 문으로 퇴장했다가 우루루 한 번 더 달려나오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까지 한 편의 작품이었다. 무대에서 옥신각신 다투던 두 명의 여인이 환하게 웃으며 나란히 퇴장하는 모습은 찡한 감동이 되었다. 재판극인 회란기를 보며, 이 시대에도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기를!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도덕'에 대해 쉬운 연극으로 풀어가니까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얘기가 된 셈이다. 무료 사진과 무료 굿즈 덕분에 오래오래 기억될 하루가 되었다. 수원SK아트리움에서 준비한 10월의 공연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천사들의 합창(10/14/월/19:30) ▲배리어프리 뮤지컬 <헬렌앤미>(10/18~19/토~일/14:00) ▲수원시립합창단 제188회 정기연주회 <가을향기, 그리고 10월의 푸른밤>(10/24/목/19:30)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3회 정기연주회(10/29/화/19:30)까지 다양하다. 그 밖에 하반기 공연 라인업을 살펴보면 발레 <스크루지>, 뮤지컬 <폴리팝>, 크리스마스 콘서트 <카이&소향 : Music on my way> 등이 있다. 좋은 공연을 기획한 수원문화재단에 감사하며 공연장을 나서는 길, 설문 조사에 참여해 굿즈 기념품도 받았다. 행복이란 예술이 만들어주기도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다. 남은 올해는 수원SK아트리움에서 문화생활을 즐겨보면 어떨까? 수원SK아트리움 공연장 안내 주소: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이목로 24-25 홈페이지: www.suwonskartrium.or.kr 전화 문의: 031-250-5300 연극회란기, 회란기, 수원문화재단, 수원SK아트리움, 수원아트리움, 수원볼거리, 수원놀거리, 수원가볼만한곳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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