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인문학콘서트 "박준 詩人의 마음읽기"
별마당도서관, 노벨문학상 신드롬 속 시인 박준 강좌 열어
2024-10-17 16:39:25최종 업데이트 : 2024-10-18 09:17:48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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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박준 시인이 수원 스타필드 내 별마당도서관에서 강연하는 모습.
한강 작가의 소설들이 높은 문학성과 날카로운 시대의 상처를 담고 있는 핍진한 문장으로 일찍이 돋보였지만 이번 노벨문학상은 놀라운 수상이기에 모든 문학인들뿐 아니라 온 국민이 고무되고 기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점가와 도서관엔 유례없는 한강 신드롬이 펼쳐지고 있다. 필자도 문학전공자이자 글쓰기를 즐겨하는 입장에서 뿌듯하고 설레는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이참에 우리 국민이 책도 많이 읽고 문학을 사랑하는 분위기가 진작된다면 좋겠다.
지난 10월 16일 오후 수원 스타필드 내 별마당도서관에서는 박준 시인의 인문학 콘서트가 열렸다. 계단까지 15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인의 강의에 귀기울이기 위해 모였다.
예술가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준 시인
시인은 늦은 퇴근길 골목길에서 뽑기 기계에 눈과 발이 묶인 적이 있다고 한 글에서 밝혔다. 하지만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기계를 세밀하게 조작하여 단 번에 뽑을 자신도 없거니와, 막상 가지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하나같이 가장 아랫부분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누군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상술이라 말하겠지만 그는 이것이 삶과 문학에 관한 하나의 메타포처럼 느껴졌다고 피력한 적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늘 깊숙한 곳에 자리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열심히 경청하는 관객들 머지않아 낡음을 내보이겠지만
영아가 오면 뜨거운 밥을 새로 지어 먹일 것입니다.
언손이 녹기도 전에 문득 서럽거나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전에
우리는 밥에 숨을 불어가며 세상모르고 먹을 것입니다.
"돌보는 사람은 언제나 조금 미리 사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미래를 내가 먼저 한번 살고 그것을 당신과 함께 한번 더 사는 일. 이런 마음먹기를 흔히 작정(作定)이라고 하지만 작정(作情)이라고 바꿔 적어본다. 돌봄을 위한 작정. 그것이 사랑이다."라고 시인은 말한다.
시인은 詩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詩想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속에도 우리 삶은 순간순간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빛나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특별한 기억보다 몇 배나 많은, 생각도 나지 않는 소소한 부분들이 촘촘하게 덮힌 기억의 아랫부분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지 가만가만 살펴보고 싶은 가을이라 한다.
작가는 QR코드에 대한 답변도 성의 있게 하고 친절하게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도 하여준다. 이날 강연 참가자 여성 한분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은 화를 내지 않는 것과 상처를 덜 받는것이란 말씀이 인상적이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저런 상처를 받는데 좀더 의연한 삶의 태도가 필요하고 시인의 당부대로 내 자신 더욱 매력적인 사람이 될 필요가 있겠다"고 강연 들은 소감을 말한다.
'수원 별마당도서관' 이달의 행사 정보
스위스의 문예학자 에밀 슈타이거는 '서정의 근본은 회상'이라고 하였는데 박준 시인은 시에서 과거를 자주 돌아본다. 지나간 것은 다 그리워진다고 했던가. 삶을 아름답게 또는 고통스럽더라도 반추하고 마주보며 그 안에서 증류수 같은 맑은 영혼의 샘물을 퍼올리는 일을 우리는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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