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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갤러리 특별전 <인연> 전시에는 어떤 인연들이 있을까
인연이 거듭된 화가들의 그림
2024-10-22 10:19:43최종 업데이트 : 2024-10-22 10:19: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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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인연 김기창과 박래현의 인연


수원시 영통구 덕영대로에 있는 영선갤러리에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모두 화가이면서 인연이 깊은 사람들을 묶어 특별전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소장품 기획전에서 만났던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과 그의 맏이 서양화가 박인숙 씨를 비롯하여 삶의 동반자이자 예술적 라이벌로 평생 함께했던 부부 화가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집안 대대로 예술가로 이루어진 하인두 작가의 딸 하태임과 그녀의 어머니 류민자의 작품도 인연이라는 주제에 맞게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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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인연 류민자와 하태임의 작품


이어 처남, 매형 사이라는 김수근 건축가와 산 사나이라고 불릴 만큼 산을 많이 그린 박고석 화가의 작품도 나란히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엔 벽돌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식의 집 한 채가 있다. 문패엔 古石空間(고석공간) 이라고 쓰여 있는데 바로 박고석의 처남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이다. 김수근은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경동교회 등을 설계한 '한국 근대 건축'가 중 으뜸으로 자기 누이와 결혼한 박고석을 평생 존경했던 인물이다. 이번 특별전에서 박고석의 작품을 판화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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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과 매형의 인연, 김수근 건축가와 박고석 화가의 작품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로 2인전을 열었던 박영숙 도예가와 이우환의 콜라보 작품 또한 눈길을 끈다. 마인드풀니스는 '마음챙김'이란 뜻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여백의 미와 비워냄의 미학을 도예가와 화가의 콜라보를 통해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비우고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충만하게 만날 수 있는 진짜 자신을 두 작가의 콜라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불안으로 가득한 현대인들에게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작품 감상을 통한 명상의 시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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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챙김 콜라보, 박영숙 도예가와 이우환 화백의 작품


이배가 세계적인 숯의 화가로 명성이 알려져 있다면, 박영학은 국내에서 숯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들은 장인 정신으로 수행하듯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며 수십 년을 작품 활동에 쏟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 둘의 관계와 그들의 작업에서 펼쳐지는 물성에 대해 떠올려 보면 재미있는 전시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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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이라는 인연으로 묶인 이배와 박영학의 작품


또한, 물방울 하면 가장 먼저 김창열 화백이 떠오른다. 그 못지않게 물방울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밀양 출신 오태환 작가의 작품이 그의 작품 옆에 나란히 걸려 있다. 작품 캡션의 설명 없이 어느 것이 누구의 작품인지 서로 비교해 가며 관람하는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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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라는 인연, 김창열 화백과 오태환 작가의 작품


추상회화를 위해 일평생을 바친 김환기와 남관은 어떤 인연이 있을까. 마흔이 넘어 프랑스행을 결정하고 평생을 한국적 추상회화를 연구한 작가라는 점이 그 둘의 공통점이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 전쟁을 겪은 종군화가단 출신이라는 점과 홍익대학교에서 제자들을 양성한 점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남관이 1955년 파리로 먼저 떠났고 김환기는 다음 해에 파리에 도착했다. 남관은 파리에 머물며 한국 작가로서 프랑스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김환기는 3년 정도를 파리에서 보내고 미국으로 가서야 전면점화를 완성해 자신의 꿈을 완성했다. 남관은 당시 파리의 핵심 예술가였던 피카소, 마티스 등이 속한 전위 예술 모임인 '살롱 드 메'에 한국인 최초로 초대받기도 했다. 남관의 작품은 파리국립현대미술관과 파리시립미술관에 소장될 정도로 파리에서 뜻을 이룬 작가다. 작품을 감상하며 김환기보다 일찍이 파리에서 성공한 남관에 대해 보다 면밀한 연구가 이루어져 한국의 위상을 누구보다 먼저 드높였던 점이 드러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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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화가 김환기와 남관의 인연


홍일화, 백승수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을까. 이들 역시 위에서 언급한 남관과 김환기처럼 재불 작가다. 홍일화 작가의 경우는 인물화만 꾸준히 작업한 작가다. 18세기 미술사에서 인물화는 왕을 돋보이게 할 수 있고 귀족의 품위를 나타내기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누구나 인물화를 그릴 수 있었지만 아무나 인물화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홍일화 작가가 수십 년간 인물화를 그리며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이유가 설명되는 부분이다. 백승수 작가는 어떠한가. 그의 작품은 버려진 폴리스티렌(스티로폼)을 인두로 태우거나 캔버스에 바르고 떼면서 쓸모없는 재료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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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화가 홍일화와 백승수의 작품


마지막으로 이승철과 서수영은 어떤 인연으로 묶여 있는 것일까. 한국 전통의 문양을 아름다운 우리 종이, 한지를 사용해 작업해 오고 있다는 점이 이들을 인연으로 묶었다. 이승철 교수(동덕여대 미술학과 회화전공 교수)는 오랜 기간 모은 방대한 자료의 우리 종이 한지를 연구한 끝에 한지 박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한지 애정이 남다른 작가이다. 한지는 닥나무를 여러 번 손질해 만든 전통 종이로, '백지'라고도 불린다. 그가 쓴 책에서는 한지 제작 과정과 기본 도구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며, 현대에는 다양한 일상 재료로 한지를 쉽게 만드는 방법도 소개한다. 저자가 개발한 다양한 종이 만들기 기법은 도판과 설명으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감상과 함께 영선갤러리 대표에게 화가들의 인연 스토리를 듣고 있자면 그가 어떤 내용으로 책을 썼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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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승철과 서수영의 인연


그와 함께 인연으로 묶인 서수영 작가의 작품은 화려한 금박을 사용해 한국적인 황실의 모습이라든가 백자항아리, 인왕산제색도의 모습을 화려하게 담아낸다. 이승철 작가의 작품이 담백한 한국의 정서를 나타냈다면 서수영 작가의 작품에선 불교에서 많이 쓰는 화려한 금박을 보게 된다. 한국 황실에서 그 화려함과 위상이 빛났듯 그의 작품에서 그때의 품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ㅇ영선갤러리 특별전 <인연> 갤러리 내부


이번 전시는 2024년 10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린다. 화가들의 인연이 어떤 스트리와 함께 어떤 작품으로 연결되어 전시되고 있는지 직접 관람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영선 갤러리 특별전
전시일정: 2024.10.5.(토)~2024.12.31.(화)
관람시간: 매주 월요일~일요일 10:00~18:00  *사전 예약 후 방문: 031-203-1089 
전시장소: 수원시 영통구 덕영대로 1471번길 59(2층) 망포역 4번 출구에서 455m
관람요금: 무료
후원사: 수원문화도시포럼, 수원상공회의소, 화성상공회의소, 태안농협

영선 갤러리 미술특강 안내
일시: 2024.11.16.(토) 15:00
장소: 영선갤러리
강사: 김정환 작가(미술애호가를 위한 최고의 아트컬렉팅 안내서 <어쩌다 컬렉터>의 저자
주제: 아트 컬렉팅과 미술품투자 전략
인원: 20명 내외(수강신청 희망자에 한함)
참고: http://youngsungallery.com
김상래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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