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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국립농업박물관 “한국 장(醬) 문화의 재발견” <기다림의 맛, 시-간> 전시 개최
한국 장(醬) 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원 기획전, 2025년 2월 23일까지
2024-10-29 10:17:57최종 업데이트 : 2024-10-30 08:04:47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맛있는 장(醬)은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장(醬)은 기다림의 맛 시간이 필요한 식품이다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한국 장醬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는 기획전 <기다림의 맛, 시-간>이 열리고 있다. 10월 18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다. 1부 장의 과거를 보다, 2부 생명을 만들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 등 세 개의 공간으로 구분해 기록과 문헌 등을 토대로 한국 장문화의 역사를 조명한다.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인류의 농경 문화가 발달하면서 밥상에 오르는 쌀, 보리, 콩과 같은 곡물은 일상적인 식사에 뿌리내렸다. 채소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반찬은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발효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류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왔다. 특히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발효 음식은 우리의 입맛을 한층 더 풍미(豊味) 있게 한다.

 

1부 '장 (醬)'의 과거를 보다
중국의 삼국지 위지동이 전에서는 우리 민족이 '장양(醬釀)'을 잘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장을 잘 담그고 술을 잘 빚는 등 발효 음식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칭찬하고 있다. 특히 고려취(高麗臭)라 하여 고구려인들에게서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구려 덕흥리 고분 벽화에 적힌 '간장'으로 확인된다. 
 

씨간장 항아리 바닥과 벽에 간장이 소금으로 변해 하얗게 성석 되었다

씨간장 항아리 바닥과 벽에 간장이 소금으로 변해 하얗게 성석되었다.


간장과 된장으로 대표되는 장(醬)은 다양한 발효 음식의 기초 재료다. 장의 기본인 메주는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어 발효시켜 장을 담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과 향이 깊어진다. 장의 기초가 되는 콩은 우리의 식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중요한 원료다.
 

간장을 담그려고 메주를 깨끗이 씻어냈다

간장을 담그려고 메주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을 함유한 콩은 기원전 6세기 중국 문헌 '시경'에서부터 처음 등장하여 그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콩을 대두(大豆)라 불렀고, 청동기시대의 탄화된 콩의 발견을 통해 오랜 재배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한반도 북부와 만주 지역이 콩의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시대에 따라 다양한 발효 음식으로 발전해 왔다.


2부 생명을 만들다

장독대의 옹기 속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단순한 음식 제조를 넘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의 옛날 집들은 부엌과 가까운 곳에 장독대를 만들었다. 장독대를 가득 채운 옹기들은 발효 음식을 저장하는 숨 쉬는 그릇으로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물과 공기, 온도 등 자연과 교감하며 메주의 미생물을 키워낸다. 잘 익은 메주는 다른 옹기에 담겨 우리 음식에 주요 양념이 되는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변모한다. 장독대에 놓인 장 들은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영향을 받아 각기 다른 맛으로 익어간다.
 

장을 발효시키는 숨쉬는 장독대 항아리

장을 발효시키는 숨쉬는 장독대 항아리


조선시대 '농사직설' '구황촬요' 증보산림경제' 등에는 우리 음식의 기본으로 장을 언급하며 장의 명칭과 종류 장 담그는 법 등을 기록으로 남겼다. 뿐만 아니라 왕실에서도 장독대를 관리하는 일을 중히 여길 만큼 장은 우리 음식의 필수 식재료로 자리잡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굶주린 백성과 생활이 어려운 관리들에게 장을 하사했고 영조가 순창 고추장을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어 왕실의 장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다.
 

장 담그는법을 기록으로 남긴 증보산린경제

장 담그는 법을 기록으로 남긴 증보산림경제

 

우리 장(醬) 문화에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옛날에  어머님들이 장 담그는 것을 보면 항아리에 정수(淨水)를 가득 채우고 소금을 풀고 계란을 띄워 염도(鹽度)를 측정했다. 계란이 3분의 1쯤 뜨면 메주를 담근 후 고추와 참숯, 솔잎을 넣고 소금을 살짝 뿌려 놓는다. 이는 장독에 다른 해충이 들어오면 살균 작용을 하는 것으로, 해충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메주로 장을 담그고 고추와 참숯을 넣었다

메주로 장을 담그고 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고추와 참숯을 넣었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
발효 음식에 대한 효능이 입증됨에 따라 한국의 발효 음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김치가 유네스코에 등록된 후 한국인들이 김치를 먹어 건강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우리 음식과 장도 함께 주목받았다. 이후 세계 다양한 식문화와 결합하며 퓨전 음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장 담그기' 문화는 2018년에 우리나라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가 아닌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탄생하는 장은 손맛에 따라 개성있고 독특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NS 등에서 외국인들이 한식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때 등장하는 음식은 대부분 발효 양념을 기본으로 한다. 비빔밥의 고추장, 불고기의 간장, 삼겹살의 쌈장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 장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비빔밥에 발효 식품인 고추장과 양념장이 놓여있다

비빔밥에 발효 식품인 고추장과 양념장이 놓여 있다

 

예전에는 한식을 떠올리면 매운 음식과 김치 정도를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발효 양념을 사용한 요리를 통해 우리 음식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생겼다. 한류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장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우리만의 '맛'과 '향'이 담긴 한국 음식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기다림의 맛, 시_간> 전시 홍보물

과거 기록과 문헌을 바탕으로 한국 장 문화를 조명한다.
'기다림의 시-간'으로 탄생한 맛 그리고 미래의 가치를 발견하며 발효 음식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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