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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물 예술가는 말한다 '행궁동에는 자동차 NO, 걸어서 OK'
예술가를 만난 생태교통마을 행궁동
2024-11-04 11:42:00최종 업데이트 : 2024-11-04 11:41: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걷기 좋은 행궁동은 생태교통 2013 행사가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다

걷기 좋은 행궁동은 '생태교통 2013 행사'가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면 걷기 좋은 행궁동엔 언제나 사람이 많다. 주말에는 오전부터 사람들이 북적이는데 신풍루 앞에서 11시 무예24기 공연을 보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은 행궁동 공방거리나 행리단길을 따라 카페거리로 몰려든다. 

행궁동은 2013년 9월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개최된 장소로 행사 기간 동안 자동차 없이 친환경교통수단과 대중교통만을 이용하여 생활했다. 이 행사는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여 생태교통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한 달 동안 진행됐다. 

행궁동 주민들과 행궁동을 방문한 사람들은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고, 자전거, 전동킥보드, 세그웨이 등 친환경 교통수단과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며 화석연료가 고갈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2013년 행사 기간 동안 행궁동은 보행자 중심으로 도로를 개선하고, 유휴부지를 쌈지공원을 조성하고 골목에 벽화를 그려 마을의 경관을 조성했다. 또한 다양한 문화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하여 국내외 관람객 약 100만 명이 방문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행궁동은 낙후된 도심에서 친환경적 미래를 대비하는 마을로 재탄생하였으며, 이후에도 주민 주도의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지속 가능한 교통과 도시 환경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행궁동 선재업고 튀어 촬영지 앞에는 항상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행궁동 '선재업고 튀어' 촬영지 앞에는 항상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11년이 지난 지금 행궁동은 주말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오는 곳이 됐다. 골목 구석구석이 드라마 촬영지다. '우영우 변호사', '법대로 사랑하라', '선재업고 튀어', '이태원클라스', '그 해 우리는' 등 많은 드라마들이 이곳 행궁동에서 제작했다. 

세월이 지나도 낮은 건물들과 작은 골목길에서는 문화의 향기가 난다. 좁은 골목길에서 놀아봤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향수다. 건물은 낮지만 하늘은 높고 좁은 골목길에서 바라보는 어느 카페의 운치있는 마당은 넓고, 푸른 하늘을 한껏 품고 여유를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성하다. 골목은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곳곳에 정원처럼 골목에 식물을 심어 가꾸어 놓았다. 그냥 걸어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연히 행궁동을 걷다 자연물 예술가, 조용상(67세) 씨를 만났다. '행궁동은 걸어서'라는 인스타그램 사진 촬영용 조형물 앞에서 '사랑해 친구가 그립다'라는 문구와 하트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자신을 자연물 예술가라고 소개한 조 씨는 "나이가 먹으니 친구가 그리워서 그려봤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하트를 그렸다가도 여기 행궁동에 오는 사람들에게 행운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네잎클로버를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조 씨는 원래 목욕탕이나 찜질방 사우나실의 보석 돌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남이섬이나 자라섬에서 자연물을 활용한 예술작품 작업을 했는데 행궁동에 살면서 가끔 이렇게 자연 재료로 길에서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 

행궁동은 걸어서 인스타그램 조형물 앞에서 자연물을 활용해 하트와 사랑해 친구가 그립다라는 문구를 작성하고 있는 조용상씨를 만났다.

행궁동은 걸어서 인스타그램 조형물 앞에서 자연물을 활용해 하트와 사랑해 친구가 그립다라는 문구를 작성하고 있는 조용상 씨를 만났다.


벌써 7년째 행궁동에서 이렇게 작업을 하고 있는데 버들마켓이 열리는 화홍문 광장에서 하다가 이쪽 화령전 옆으로 옮겨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에는 또 어디에서 작업할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계절에 따라 오늘은 토종단풍나무인 복자기열매와 그보다 작은 빨간 열매들을 주 소재로 생각나는 대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봄에는 장미꽃으로 가을 노란 은행잎이 많을 때는 그런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소재가 생각보다 다양하네요. 재미있게 하셔요 멋지십니다."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더니 수줍게 웃으며 즐겁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작품들의 기록사진은 따로 남겨두지 않는다고 말한 조 씨는 그야말로 삶을 즐기면서 사는 그 모습 그대로가 예술인 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상씨 작품을 보며 행궁동을 걷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상 씨 작품을 보며 행궁동을 걷고 있다.


그러면서 조 씨는 주말이면 행궁동에 자동차가 많다며 외부에서 오는 차량은 좀 제한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궁동에서는 기존에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이름을 바꾸어 행궁동 함께 걷는 거리라는 슬로건으로 바꾸어 보행자가 많은 주말 13시~18시까지 시범운영으로 일부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행궁동 함께 걷는 거리 포스터

'행궁동 함께 걷는 거리' 포스터


조 씨가 만든 작품 아래서 사람들은 인증숏을 찍기도 하고 가만가만 작품을 관찰하기도 하며 행궁동을 즐기고 있었다. 조용상 씨의 말처럼 행궁동에 올때는 걸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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