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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사랑했던 프랑스의 노르망디, 한국에서 그림으로 새롭게 선보이다
'박찬응 초대전' 예술공간아름에서 15일까지 열려
2024-11-06 11:13:15최종 업데이트 : 2024-11-06 13:27:45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전시 포스터

전시 포스터

 

화가 모네만큼 노르망디를 사랑한 화가도 없다. 박찬응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전시 작품에서 노르망디가 느껴진다. 예술공간 아름 및 실험공간 UZ를 꽉 채운 그림들은 마치 노르망디의 절벽들을 옮겨온 듯 하다. 거기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평야는 색다른 프랑스의 자연을 맛보게 된다. 이제 전시된 작품을 추려서 여행하기로 한다. 질감은 한지 위에 먹물과 파스텔화를 주로 사용했다. 

박찬응 작가 개인전 <표류/감각/아카이빙>展이 오는 15일 예술공간 아름, 실험공간 UZ(수원시 팔달구)에서 열린다. 필자가 방문한 2일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렸다. 작가는 전시한 목적에 대해 "노르망디에 작업실로 차리고 한 동안 칩거하면서 작품에 매달렸다. 아름다운 풍광을 그림 애호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전시는 작가이자 대안공간 기획자·행정가로 살아온 박찬응의 최근 작업과 코로나 이후 변화된 그의 삶에 관한 기록이다. 공적인 삶을 끝내고 자유로운 삶을 갈구하며 펼쳐지는 최근 자신의 삶을 표류라고 보고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회는 '표류의 경로', '표류의 감각', '표류의 기억'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표류의 경로'에는 장소를 이동하면서 그렸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 신안 비금도 및 제주를 비롯하여 프랑스 베네쿠트, 노르망디 해안가 절개지까지 가서 떠돌며 작업에 몰두했다고 한다. 마침, 아들이 프랑스에 살고 있어 오랫동안 매진할 수 있었단다.

 

두 번째 '표류의 감각'은 작업실에서 그리거나 글을 쓰고, 재료를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일을 통해서 학습, 체득한 것들의 기록이다. 마지막으로 '표류의 기억'은 어린 시절 반복해서 꾸었던 악몽에 관한 것인데, 최근 작가는 이 악몽을 주제로 『소년, 날다』(책마을 해리, 2024)라는 그림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경력을 보면 40여 년이 되는 중진 화가다. 각종 사회 활동도 하며, 커뮤니티아트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전시된 그림은 그가 인상 깊게 보았던 풍경이나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있는 장소를 그린 것이다. 특히 이 섹션에는 노르망디에 체류 당시 그의 작업실과 인근 장소에서 그려진 그림들이 많다.

 

작가는 유화도 그리지만, 주로 종이와 먹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한지(장지, 순지, 옥당지)와 프랑스 벽지 등 종이 위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면 적절한 번짐과 깊이를 낼 수 있다. 여러 번에 걸쳐 그려내는 유화와 달리 빠른 속도로 한 번에 그려내는 그림은 별도의 감각이 요구된다.
 

없음감자꽃이 핀 풍경(좌측), 엉거퀴꽃이 핀 풍경(우측)


고즈넉한 시골 풍경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예전에 공무로 파리공항 착륙하기 전에 모습과 흡사하다. 공항 인근에는 포도밭이 있는 반면, 지금은 다른 작물이 자라는 모습이 다를 뿐이다.  이 작품은 한지 위에 먹물과 파스텔화로 표현되었다. 심플하면서 농촌의 뉘앙스가 풍긴다. 

 

없음펫강 절벽


하늘과 절벽 그리고 강이 어우려져 또 하나의 세계를 통하여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사색하면서 걷는 여행자는 칸트와 베토벤을 연상하면서 걷는 것일까. 작가가 말한대로 표류한 경로를 그렸을까. 넓디넓은 강가에서 홀로 걷는 모습이 이채롭다. 
 

없음새벽 펫강


'새벽 펫강' 작품은 마치 인위적인 그림같다. 암울한 하늘빛은 펫강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 새벽 미명에 드러난 장엄한 절벽의 모습은 형용할 수 없는 풍광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하는 울림까지 던져주고 있다. 
 

없음이포에서

작품 '이포에서'는 펫강과 또 다른 이미지의 경치를 표현하고 있다. 파도와 부딪치면서 견디는 절벽과 거품이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없음때 무늬


'때'란 연속성을 말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계속될 것이다. 간결하고 힘찬 선을 찾아 휘돌이 역사 무늬는 '암모나이트 화석'이나 '달팽이' 모양을 하고 화면 중앙으로 말려 들어간다. 역사의 무대에서 관련되지 않은 사실이 어디 있을까? 어려운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성찰을 통하여 역사 의식을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일까?
 

없음초대


작품 '초대'는 높은 키의 수목, 넓은 평야 그리고 아담한 집이 담겨 있다. 이는 여행객들로 하여금 노르망디의 자연에 초대한다. 작가가 필자에게 "프랑스에 올 때 꼭 노르망디에 들르십시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당부를 한다. 
 

없음(오른쪽)박찬응 작가와 관람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관람객이 작가에게 그림에 대하여 질문하고 대답하는 장면을 발견했다. 프랑스인은 그리기도 좋아하지만, 작가에게 질문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주관적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기에, 질문을 통하여 그림에 대한 안목을 넓혀가는 것이 좋다. 

갤러리를 감상하던 한 관람객은 "프랑스 노르망디의 풍경을 대작을 통하여 잘 감상했다. 마치 현지에 가 있는 느낌이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표류를 통하여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폭 넓은 예술세계를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갤러리 작품들은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프랑스 자연을 모델로 그렸다는 점 외에 대작이라는 점 등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장소는 화성행궁 맞은 편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가족 단위나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고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어 일석이조다. 

[전시 개요] 
○ 전시 제목: 박찬응 개인전 <표류/감각/아카이빙>展
○ 전시 기간: 2024년 11월 2일(토) ~ 11월 15일(금)
○ 전시 장소: 예술공간 아름, 실험공간 UZ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4 / 수원시립미술관 앞)
○ 관람 시간: 화~일 14:00~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 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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