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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맛 내기 소스 ‘장’, 그 역사와 전통을 만나다
국립농업박물관 기획 전시 ‘기다림의 맛 시-간’, 2025년 2월 23일까지
2024-11-07 16:08:33최종 업데이트 : 2024-11-07 16:08:31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미디어아트를 통해 장 담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장의 역사와 전통을 되짚어 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장 담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장의 역사와 전통을 되짚어 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시간과 정성으로 만드는 우리 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이 확실시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장 담그기 문화를 심사하여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는 보도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파라과이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지금까지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힌 경우가 없으므로, 사실상 등재 확정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장 담그기 문화는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을까. 장문화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기다림의 맛 시-간'이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되기를 기원하고, 장의 역사와 전통을 되짚어 보고자 마련됐다. 

조선 시대에 궁중에서 장을 담고 관리했던 기록이다.

조선 시대에 궁중에서 장을 담고 관리했던 기록이다.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되는 '기다림의 맛 시-간'은 제목부터 의미가 있다. '시-간'은 장이 발효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의미하고, 장은 음식의 '간'을 담당한다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1부 장의 과거를 보다'는 농경의 시작과 함께 발효 음식을 먹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삶을 볼 수 있다. 콩 재배와 장과 관련된 기록과 유물을 소개하는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서 '제민요술'에 기록된 황고려두와 흑고려두를 통해 고구려 지역에 콩이 많이 생산되었다고 나온다. '고구려 항아리'는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유물이다. 

아궁이에서 콩을 삶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어린아이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

아궁이에서 콩을 삶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어린아이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

 
  전시장에는 메주 틀과 스피커로 표현한 작품 'Ferment[발효]'가 보인다. 이는 간장 만드는 회사로 알려진 샘표가 창업 초기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사용하던 메주 틀이다. 작가 김기철이 바람, 공기, 물의 소리를 담아내는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메주 틀에 스피커를 넣어 장이 익어 가는 모습을 소리를 통해 상상할 수 있다.

전국의 식품명인들이 이어온 전통 장문화를 전시하고 있다.

전국의 식품명인들이 이어온 전통 장문화를 전시하고 있다.


  '2부 생명을 만들다'는 장 담그기 과정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펼치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옹기 속 생명 이야기'라는 글 판에 온도, 바람, 햇빛의 영향으로 생명이 탄생하고 자라는 신비한 현상을 보여준다고 쓰여 있다. 장은 물·소금·메주가 담긴 옹기에 넣고 만든다. 옹기는 돌담집 아래 햇살 좋은 곳에 모여 있고,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익어 간다. 

조정숙 명인의 '씨 간장 장석'. 어르신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조정숙 명인의 '씨 간장 장석'. 어르신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둔동에서 온 어르신은 "옛날에는 콩으로 메주를 쑤는 날은 온 가족이 함께했다. 남자도 콩 자루를 솥에 부어 주며 도왔다. 애들도 옆에서 메주 만들 때 거들었다."라고 회고한다. "그런데 요즘은 된장, 고추장을 마트에서 사서 먹을 수 있으니 이런 광경을 못 본다. 우리의 전통이 끊어질 거다."라고 아쉬워했다. 

'고구려 항아리'. 항아리를 이용해 고구려인들이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고구려 항아리'. 항아리를 이용해 고구려인들이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조선의 법전 《경국대전》에 사옹원 기록이 보인다. 사옹원은 조선 시대 임금의 식사와 대궐 안의 연회식 및 제사식을 담당했으며, 장류 또한 맡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비교적 최근 책자인 《낙선재 주변》에는 고추장만 전담하는 상궁 이야기가 있다. 이들은 별명이 '장꼬마마님'이었는데, 간장독 50여 개를 살피는 게 임무였다고 한다. 그들의 일이 고단하기도 했지만, 전문가로서 일을 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메주 틀과 스피커로 표현한 작품 'Ferment[발효]', 샘표 창업 초기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사용하던 메주 틀이다.

메주 틀과 스피커로 표현한 작품 'Ferment[발효]', 샘표 창업 초기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사용하던 메주 틀이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는 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며 제출한 '유네스코 신청서' 및 '동의서'를 전시하고 있다. 세계의 다양한 발효 음식도 소개하고 있는데, 자주 보고 듣던 먹거리들이다. 

  특히 전국의 식품명인들이 이어온 전통 장문화도 만난다. 그중에 조정숙 명인의 '씨 간장 장석'을 볼 수 있다. 해설사는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거로 70년에서 100년 이상은 됐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항아리 안에 보석 같은 것은 다 소금이다. 장석이라고 하는데 간장을 오래 묵힐수록 짠맛이 날아가고 단맛이 많이 난다."라고 설명한다. 

옹기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등 발효 음식을 저장하는 그릇이다. 그 모양이 지역의 기후 등에 따라 달랐다고 한다.

옹기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등 발효 음식을 저장하는 그릇이다. 그 모양이 지역의 기후 등에 따라 달랐다고 한다.


  2013년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장문화도 등재될 예정이다. 건강한 음식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장문화도 다시 세계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김치와 장 담그기는 우리 고유의 지식과 기술로 전해온 음식이다. 음식이면서 문화다. 이런 먹거리가 시대의 변화로 계승되지 않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물관 전시회도 이런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다. 

2024 국립농업박물관 하반기 기획전
<기다림의 맛, 시_간> 

○ 전시 기간: 2024. 10. 18.(금)~2025. 2. 23.(일) 
○ 전시 장소: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4)
○ 관람 시간: 화~일요일 10:00~18:00
○ 전 시 품: 고구려 항아리, 추사 김청희 간찰, 메주틀 스피커 작품 Ferment,
                식품명인 조정숙 장석 항아리 등 유물 및 사진·영상 자료
○ 관 람 료: 무료
○ 관련문의: 국립농업박물관 전시기획팀(031-324-0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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