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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함,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공모 시상식 현장
최우수상 일반부 강부신 '호박꽃', 청소년부 박서연 '떡볶이' 선정
2024-11-18 10:28:11최종 업데이트 : 2024-11-18 14:49:00 작성자 : 시민기자   강영아

수원시장 훈격의 상장 수여식 후 수상자들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수원시장 훈격의 상장 수여식 후 수상자들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인문학 도시'를 지향하는 수원특례시는 버스정류장에 인문학글판을 만들고 시민들의 창작글을 게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의 버스정류장은 인문학글판이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시를 읽으면서,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이 아닌, 작은 감동과 생각을 더하는 인문학적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인문학 공간이 된다.

 

2013년 7월 시작한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창작글' 사업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에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시민들의 창작 글을 게시함으로써 평범함의 소중함, 소소함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지난 9월,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 내게 선물처럼 다가왔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을 주제로 24번째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에 게시할 창작글을 공모하여, 응모작 250여 편 가운데 공정한 심사를 거쳐 청소년부 25편, 일반부 2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에 11월 14일 영통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원시 11월의 만남 in 영통구"에서 제24회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시상식을 열고, '호박꽃'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강부신(권선구 세류동), '떡볶이'로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받은 박서연(망포초 4학년) 등 입상자 10명에게 상장을 수여했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받은 박서연 학생의 어머니는 "서연이가 그림도 그리면서 동시같은 짤막한 글을 많이 쓰거든요. 떡볶이를 자주 해먹는데 떡볶이를 먹으면서 생각나는 대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곤 했어요. 마침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공모전이 있는 것을 보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가벼운 여행을 한 번 해보자 하고 응모하게 되었어요."

 

                       떡볶이

                                                                                  박서연

엄마의 냄비에 뜨거운 물 붓고 더한 매콤한 고추장

떡볶이가 태어나는 과정이다.

거기에 길고 긴 호랭이 꼬리 닮은 떡 추가요

거기에 앞머리 같은 어묵

몇 분만 저으면 떡볶이 태어난다.

먹자마자 입에 매운 맛이 츄루루

떡은 쫄깃쫄깃 치즈는 쭈욱

떡볶이를 먹고 나니

내 얼굴에 빨간 수염 난다.

솔직하고 재미난 표현으로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받은 망포초등학교 박서연 학생

솔직하고 재미난 표현으로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받은 망포초등학교 박서연 학생

 

'호박꽃'으로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강부신 씨는 "마감 직전에 인문학글판 공모를 보고 부랴부랴 응모했다. 소식이 없길래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10월 마지막날에 문자가 왔다. 낙방 격려의 메시지인 줄 알고 문자를 봤는데 최우수상이었다. 믿기지 않아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수고했어!' 말하더라. 그 한마디로 최우수상을 받은 걸 실감했다."면서 수상 소식을 받은 날의 감격을 말했다.

 

강 씨는 어느날 농사라고는 지을 것 같지 않은 선배가 보낸 호박꽃 사진을 보고 '아, 예쁘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호박꽃'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같이 식재료가 비쌀 때, 호박은 서민적인 먹거리여서 고마움을 갖게 되지만 기후 변화로 점점 농작물 재배가 어려울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즐겨먹던 호박전도 귀한 음식이 될 것 같다. 선배가 보내 준 사진의 호박꽃은 황금별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하였다."라고 창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비 개인 아침햇살 가득한 뜰, 황금별로 반짝이는 호박꽃

비 개인 아침햇살 가득한 뜰, 황금별로 반짝이는 호박꽃


이어서 강부신 씨는 자신의 습작활동에 대해 "엎드려 침을 맞다가도 시상이 떠오르면 집에 와 워드로 작성 후 일단 습작 파일에 저장해 두고 다시 꺼내 다듬는다. 자꾸 도전해야 글이 는다는 선배 시인들의 조언을 받아,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공모 소식이 있으면 기웃거리게 된다."면서 일상에서 찾은 글감으로 계속 도전하며 자신의 시를 짓는다고 전했다.

 

'내리사랑'으로 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장민화 씨(팔달구 고등동)는 "올해 손주를 보았는데 손주를 안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40년 전 내 마음을 담아 글을 썼다."고 하였다. 이번에 네 번째로 그의 글이 게시된다는 이현섭 씨(영통구 매탄 3동)는 글 쓰는 게 좋아 매번 인문학글판에 응모하였는데 이번에는 '계절의 마음'으로 출품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부 최우수 수상자 강부신(오른쪽)와 장려상 장민화씨(왼쪽)      

일반부 수상자 강부신 씨와 장민화 씨  


수원시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에는 다양한 주제의 글귀들이 있다. 삶, 사랑, 꿈, 자연 등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용부터 철학적인 사유를 담은 글귀까지,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수원시에서는 매년 2차례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 공모를 진행하여 주제의 적합성, 내용의 적절성, 시민의 공감성, 인권영향평가 등을 거쳐 선정된 시민 개인의 창작글을 버스정류장에 게시하고 있다. 수원시민이거나, 수원시 소재 학교‧직장‧사업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누구나 1인당 1개의 작품을 제출할 수 있다. 130자 이하의 창작글을 작성하면 된다. 띄어쓰기는 글자 수에 포함되지 않고, 문장부호는 1글자로 취급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문학글판은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시민들이 시를 감상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공모는 3월에 진행 예정이니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시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귀를 통해 도시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데 동참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인문학글판이 있는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이 있는 버스정류장


수원시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은 단순한 글귀를 넘어, 버스정류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인문학이라는 양념을 더해 도시 전체를 문화 공간으로 만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글귀를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편 2024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한글판 수상작 52편의 시는 12월 중 시내 버스정류장 곳곳 인문학글판에 게시할 예정이다. 수원시 홈페이지(www.suwon.go.kr) 시민참여-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에서 2013년 이래의 수상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그동안 인문학글판에 게시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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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글판, 버스정류장, 인문학도시, 시민참여, 강부신, 박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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