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작가들이 발견한 수원의 이스터에그는? 수원시립미술관 전시회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2025년 3월 3일(월)까지 수원시립미술관 2, 3전시실에서 개최
2024-11-20 13:12:41최종 업데이트 : 2024-11-20 13:12:37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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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회를 만날 수 있는 곳, 수원시립미술관의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라> <토끼를 찾아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재미난 명칭을 가진 전시회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시작되었다. 참여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간다면, 수원이란 도시를 여행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지난 5월, 신진작가 주제 공모전을 통해 '얍 프로젝트(Young Artist Bridge Project)'를 신설했다. 이번 전시는 2024년 신진작가 공개 모집 프로젝트의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인 것. 11월 19일(화)부터 내년 3월 3일(월)까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의 첫날, 언론 공개회가 개최되었다. 조은 학예연구사의 전시 소개와 질의응답이 오가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다. 전시의 주제는 '수원, 장소·기억·사람'이다. 작가의 작업 세계를 통해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재미를 주고자 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5팀(▲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XXX(윤이도, 김태희))이 '수원'이라는 도시에서 발견한 달걀은 무엇일까? 전시실부터 작가의 아카이브까지! 도시의 숨겨진 이야깃거리들이 많기도 하다. 지역에 담긴 이야기는 사진,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업되어 관람객으로 하여금 보는 재미를 준다.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는 3가지다. 첫 번째, '얍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만든 작품과 기존에 해왔던 작품을 나란히 전시했다. 두 번째, 그 속에 각각 있는 저마다의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재미다. 세 번째, 1층부터 2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실을 다 돌아보고 마지막 코너인 <아카이브>까지 관람해야 다층적 조화가 이해될 것이다. '이스터에그(Easter Egg)란 부활절 달걀이란 뜻 외에도,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에 숨겨놓은 메시지를 뜻하는 게임 용어를 말한다. 다섯 팀의 작가들이 준비한 전시회를 둘러 보고, 또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는 내가 가봤던 수원의 곳곳이 그려졌다. 전시를 관람하러 온다면, 기억과 추억을 따라가는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스터에그를 품은 장소가 겹쳐질수록 마음이 부자가 된 기분이 들기도! 마치 수원이란 장소를 탐험하는 전시회가 된 셈이다. 언론 공개회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나왔던 얘기들을 전시장에서 만난 작품과 함께 소개해 보고자 한다. 순서는 2,3전시실에서 만나게 되는 동선과 같다. 못골시장과 지동시장을 배경으로 그린 윤이도 작가의 작품에서 생명력이 느껴진다. 1. XXX(윤이도, 김태희) XXX는 2인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다. 이들이 관심 있는 주제는 '모임'과 '도시'다. 구도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노인과 도시를 중첩해서 기록하는 작업을 했다. 수원의 시장(팔달문시장, 지동시장, 못골시장, 영동시장)을 다니며 시장에 자리한 상인들이나 기물들이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인물과 지물이 생명력을 담아내고 있는 형태를 작품으로 담았다. 백 년도 넘은 시장을 첩첩산중처럼 표현하고 '주인장 어르신(神), '경계-신(神)'과 같은 수호신을 넣은 것도 특색 있다. 시장과 가까이 있는 사찰과 민간 신앙, 그리고 상인 문화가 절묘하기도 하다. 6명의 상인이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 순대곱창 가게의 안내판,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리 퇴치기 등 웃음이 절로 나오는 디테일이 많았다. 스스로 그림 그리는 법을 학습하는 로봇을 만들어 캔버스 작업을 한 신교명 작가. 2. 신교명 신교명 작가는 인간과 인공지능 기계가 어떻게 관계를 해야 될지에 대해 집중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인공지능 로봇 '두들러'에게 작가가 수집한 이미지를 학습시켰다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수원의 여러 관광지에서 발견한 낙서들을 인공지능이 재구성해서 새로운 낙서로 만들어냈다. 작가에게 낙서란 일상의 추억을 남기면서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기록 매체다. 인간의 낙서를 학습한 두들러 로봇의 캔버스 작업은 '기억스러운 것'을 만들었다. 전시장 벽기둥에는 흰 캔버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관람객이 직접 낙서하는 공간이다.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할 수 있고, 내년 2월 신교명 작가와 로봇 두들러가 새로운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사유할 수 있는 예술을 추구한 유다영 작가의 작품은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3. 유다영 유다영 작가는 주로 시각에 의존하는 사진 매체의 '시선'에 질문을 가지는 일에서 출발했다. 정면에 보이는 4가지 작품의 제목은 <목소리>, <선명해서 희미한 침윤>, <읽을 수 없는 기억>, <익사의 밖>이다. 장면이 바로 연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답을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작업 방식이니까 말이다. 작가는 수원의 이곳저곳을 걷고 생각하며 사람이 사라지고 죽거나, 혹은 없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가공하여 새롭게 연출했다. 수원이라는 도시에 '있었던' 또는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재구성했는데 사진술을 통해 대상이 불분명하게 보이도록 했다. 실제와 허구를 섞어 만든 작품은 관객들에게 수원을 사유하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80년대 필름 사진의 동일한 장소를 찾아 지금의 이미지와 소리를 수집한 김소라 작가. 4. 김소라 김소라 작가의 프로젝트는 아버지의 유품인 '필름 사진 5장'에서 출발했다. 80년대 전후로 추정되는 사진을 단서로 장소를 추적해나갔다. 배경에 있는 성곽의 모양과 지형이 수원화성이 아닐까, 추정하는 장면은 영상물 <수원화성을 찾아서>로 소개됐다. 수원화성의 서장대, 팔달문, 장안공원, 서남각루 등 작가가 직접 찾아가서 찍은 2024년의 사진과 그 시절 아버지의 사진이 나란히 전시된 모습은… 수원 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5장의 사진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그 주변의 나무와 조형물은 수원화성의 조각이 되어 따로 또 같이 전시됐다. 수원화성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디지털로 펼쳐지는 눈부신 순간이다. 회화, 콜라주, 설치 작업을 통해 수원의 모퉁이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5. 정은별 정은별 작가의 작업은 기억이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정보들을 '모퉁이'라는 공간에서 발견했다. 보기 좋은 것은 드러내고 좋지 않은 것은 감추는 설계에서 벗어나, 관심을 두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모퉁이를 중심으로 두었다. 유행에 따라 상권의 이동을 추적해 봤더니 인계동에서 영통, 다시 인계동 나혜석 거리, 그다음은 행궁동이었다고. 유행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보고 존재하지만 잊힌 도시의 틈새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가 수원을 다니면서 관찰한 모퉁이 공간은 하나의 벽으로 설치되어 있다. 정면에서 보이는 것은 뒷면이고 돌아가면 모퉁이를 만나게 된다. 세밀하게 그린 스케치를 보면 작품 <모퉁이 이야기>가 이해된다. 각각의 모자이크는 분리되어 있지만 교차되어 이어지는 골목길처럼 보이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낙서를 해도 된다니! 신이 난 어린이 관람객의 뒷 모습. 이번 전시는 부활절 토끼가 부활절 달걀을 숨기듯이 작가의 시각으로 수원에서 발견한 이스터에그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삶의 공간이라 그저 지나쳤던 일상인데…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달까. 2시간 가까이 전시를 관람하면서 작가마다 분명한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이스터에그도 좋았지만 마지막 코너인 <아카이브>는 '과정'이 한눈에 보이는 공간이라 가장 좋았던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영감을 주고, 또 도움 됐던 그 모든 것이 담겨있다. 혹시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 아카이브에서 해소가 될 것이다. 반전의 장치가 된 기분이 들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작품 외에도 곳곳에 작가들이 그려놓은 장난스런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까지! '수원'이란 도시를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추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시회 기간은 2025년 3월 3일(월)까지다. 프로그램 속 이스터에그는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숨겨놓은 것이지, 어디에 얼마큼 숨여놨는지 보이는 건 아니기 때문이리라. '수원'이란 도시를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추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시회 기간은 2025년 3월 3일(월)까지다. 프로그램 속 이스터에그는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숨겨놓은 것이지, 어디에 얼마큼 숨여놨는지 보이는 건 아니기 때문이리라.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는 방법 또한 마찬가지다. 누군가 볼 수 있지만 그게 맞는 건지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이번에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다음에 '발견'하는 그 자체만으로 재미가 될 수 있다. 여러 번 봐도 좋은 작품을 감상하며 신진 작가들을 따라 새롭게 수원을 여행해 보면 어떨까? 2024 수원시립미술관 얍 프로젝트 기본 정보 ○전시명 :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장소 : 수원시립미술관 2,3전시실 ○전시 기간 : 2024.11.19.(화)~2025.3.3.(월) ○관람 시간 :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참여 작가 : 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XXX(윤이도, 김태희) ○정규 도슨트 : 2024.11.26.(화)~2025.3.3.(월), 11:00/14:00/16:00 ○문의 : 031-228-3800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전시회, 수원전시회, 경기도전시회, 전시회추천, 토끼를찾아가면달걀을찾을수있을지도몰라, 토끼를찾아가면달걀을, 이스터에그, 얍프로젝트, 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윤이도, 김태희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