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詩人 나태주의 행복특강 “그냥 살아도 괜찮습니다”
별마당도서관에서 열린 '나태주 & 김지수의 행복수업 이야기'
2024-12-19 14:56:21최종 업데이트 : 2024-12-19 14:56:19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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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편안한 이야기꽃마당
지난 18일 수요일 오후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에서는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나태주 시인의 행복특강이 열렸다. 대시인인 만큼 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자 강의 장소를 가득 메웠다. 이날은 지난 4월 출간된 나태주 시인과 김지수 작가의 『나태주의 행복수업』 도서를 토대로 벌인 유쾌한 이야기 마당이었다.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 세 사람의 편안한 좌담회 형식을 이끌었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창작시집 52권과 문학저서 총 200여 권을 출간하였다. 또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시인의 시는 간결하고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그안에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저서로는 『세상을 껴안다』,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마라』,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이 있다.
시 한편을 낭독하는 신은경 사회자나태주 시인이 본인을 촌놈이라고 스스로 낮춘다. 그러면서도 시는 어떻게 술술 짓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김지수 작가가 번아웃이 와서 힘들었는데 우연히 나태주 시인과 만남의 장을 갖게 되었더란다. '행복수업'이란 번아웃된 도시인이 노시인의 안내로 행복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인터뷰 대화록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와 꽃과 밤과 밥이 수북한 풀꽃도시 공주의 곳곳을 찾아 먹고 쉬는 싱싱한 제철여행기란 것을 알 수 있다.
예쁘지 않아도 예쁜 사람이 되는 법, 비참한 가운데 명랑하게 살아가는 법, 일상에 깃든 기쁨과 결핍의 감각을 회복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이 얼마나 쉽고도 모두의 심금을 울리는 사랑에 관한 시인가.
나태주 시인은 쉽고도 평이한 언어로 시의 집을 짓는다. 본인 입으로 나태주의 시는 시인들이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런 것도 시냐? 이론 공부도 하나도 안 되어 있다'고 흉을 본단다. 하지만 쓸데없이 현학적인 시보다 쉽고 단순한 언어의 위로에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연다.
돌아보면 시인은 자신의 슬픔을 달래고 울분을 풀기 위해 시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 마음을 품는 순간 내가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가 나를 쓰는 것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나태주 시인 (오른쪽)어느 때보다 청중들 반응이 뜨겁다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마라
- 나태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그냥 살아도 괜찮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마라. 그냥 지금 있는 부족한 그대로 자기자신을 사랑하면서 껴안아주라고 노시인은 말하고 있다. "생명의 저력은 풍요보다 결핍에서 나온다는 게 맞다. 가난한 흥부네 집에 자식이 많듯이 나도 가난하고 부족해서 시를 썼어요. 늦도록 시들지 않고 시열매가 달린 거죠. 결핍이 없는 사람은 느슨해져. 결핍과 기쁨을 감각하는게 중요합니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나태주. 행복 -
두런두런 들려주는 말마디들이 복음처럼 편안하게 청중에게 스며드는 듯 하다. 신은경 사회자는 "여러분 모두 어떤 기대를 갖고 이 자리에 오셨는지 궁금하다. 행복한 분이나 마음에 아픔이나 응어리가 있는 분이나 이런 별마당같은 멋진 장소에서 모두 다 같이 걱정이 풀리고 환하게 웃을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멘트를 한다.
김지수 작가의 미소오늘의 지침 도서
현대인은 무엇을 향해 그리도 바삐 달려가는가. 요즘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 불안정과 경기 하방 때문에 유독 바쁜 현대인들의 심신 피로도는 하늘을 찌른다. 시인은 이럴 때일수록 한 템포 쉬면서 자기 자신에게 휴가를 주라고 한다. 더 이상 잘 하라고 다그치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고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 온 자기 자신에게 멋진 상을 주라고. 한 해가 저무는 이 시점, 시골촌로같은 시인의 어눌하고 다정한 위로에 시민들 표정이 한 아름 선물 보따리를 안은 듯하다.
수원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별마당도서관은 이 강연을 미지막으로 올해 명사 특강을 마친다. 내년에 더 훌륭한 멘토들을 초청해 알찬 특강을 준비할 것이라는 안내가 있다. 나태주 명사특강, 수원별마당도서관, 나태주의 행복수업, 진성숙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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