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소라 투어: 수원화성 패키지> 전시 연계 워크숍 후기
12월 28일(토), 김소라 작가와 함께하는 관람객 체험 워크숍 개최
2024-12-31 09:46:31최종 업데이트 : 2024-12-31 09:46:2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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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 2층 3전시실 김소라 작가 <수원화성을 찾아서> 행궁광장에 자리한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지난 11월부터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4 수원시립미술관 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신진작가 동행 프로젝트를 통해 미술관이 정한 주제에 따라 작가를 공모한 것. 주제는 '수원, 장소·기억·사람'으로 도시 수원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선정된 작가는 모두 5팀(▲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XXX(윤이도, 김태희)이다. 그중 김소라 작가와 함께 하는 <소라 투어: 수원화성 패키지>를 무료로 운영, 전시회와 연계된 워크숍에서 작가와 시민이 만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12월 28일(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족과 참석하여, 작가가 작업했던 그간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해보았다. 워크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소라 작가의 모습 <소라 투어>는 김소라 작가와 함께한 관람객 체험 워크숍이다.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시회에서 김소라 작가는 <수원화성을 찾아서>라는 전시를 준비했다. 아버지의 유품에서 발견한 아날로그 사진 속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했다고! 그곳을 직접 찾아 나서 풍경을 수집하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수원화성의 서장대, 장안공원, 팔달문 등이다. 1970~80년대에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의 풍경과 달라진 모습을 픽셀처럼 쪼개어 교차했다. 서장대에 올라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작가가 작품을 제작했던 방식을 그대로 응용했다. 수원시립미술관 로비에서 만난 워크숍의 참석자들은 아날로그 필름 사진 2장을 받아들고는 다 같이 서장대에 올랐다. 행궁광장을 지나 화성행궁 공영주차장을 통해서 가면 팔달산에 빠르게 오를 수 있다. 겨울에 하는 산행이라 걱정스러웠던 것과 달리, 계단을 이용하니 20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가벼운 운동에 금세 열이 나서 추운 줄도 몰랐다. 팔달산의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 소라 작가의 아버지가 사진을 찍은 장소가 과연 어딜까? 아이와 사진을 나눠들고는 서장대를 한 바퀴 돌아본다. 작가의 기억 조각들이 우리들에게도 전해지면서…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옛 사진에서 '바로 오늘'을 찾아본다. 12살 아이는 탐정이 되었다. 사진 속에는 기둥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고, 배경으로 보이는 나무가 초록색인 걸 보니 여름이었을 거란다.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위치부터 CCTV가 새로 생긴 것까지! 수원화성의 과거를 추적해 본다. 워크숍 체험 활동의 과제로서 우리의 모습도 사진으로 담았다. 똑같은 장소가 아니어도 된다기에 그럼 우리 가족이 서장대에 왔을 때, 매번 앉는 그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 '훗날 아이가 소라 작가님만큼 자랐을 때, 이 사진을 보면서 엄마를 추억하겠지?' 잠깐이지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미래의 추억할 거리야 많을수록 좋지, 하루 또 하루라는 '오늘'을 소중하게 채워가야겠다는 마음도 더해본다. 도슨트를 진행하고 있는 조은 학예연구사의 모습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와 각자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는 이번에는 전시 담당 큐레이터와 함께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시회를 관람했다. 지난달에 한 번 봤던 터라 감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1층부터 2층까지 다섯 팀의 '수원, 장소·기억·사람' 이야기를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팔달문 주변에 있는 시장에 방문한 윤이도·김태희 작가, 여러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수원의 낙서를 모았을 신교명 작가, 구도심의 여러 모퉁이를 그림으로 기록한 정은별 작가 등 그 모습들이 눈에 그려졌달까? 특히 김소라 작가의 <수원화성을 찾아서>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지난 여름날에 방문한 푸릇푸릇 한 모습과 지금 이 순간! 겨울 풍경이 또 다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진 아름다움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빛나는 그 마음들이 픽셀처럼 교차되기도! 설치 작업에 미처 담을 수 없었던 걸 발견한 듯해서 뿌듯하기도 했다. 워크숍 참가자들과 다함께! 수원화성을 관통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의실에서 우리 가족의 수원화성을 중첩해 본다. 워크숍에 참여한 약 20명의 사람들은 오늘 처음 만났지만 '서장대에서의 시간'을 나눈 사이가 되었다. 비슷한 장소에서 찍은 사진인데도 불구하고 사진 조각을 몇 개로 나눌 것인지, 어떻게 붙일 건지에 따라 다른 작품이 만들어진다. 크기도 제각각이다. 다른 수업에 가면 보통 아이와 어른을 나누는데 한자리에서 만들기 활동부터 소감을 나누는 시간까지 동등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도 좋았다. "김소라 작가님 작품은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것 같았어요. 자기만의 어떤 서사가… 다들 있잖아요? 아버지에 대한 딸의 기억, 아빠가 살았던 공간 안에서 시간대는 다르지만 그게 이어져있다는 생각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어요. 같이 시간 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워크숍에 혼자 왔기에…, 사진 속 잘 모르는 아저씨랑 엮였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사회에서 모드는 사람들과도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 기분을 지금 없는 사람과 새롭게 연결되는 기분이 되게 묘했습니다." "저는 미술관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딸이 워낙 좋아해서 같이 오게 됐어요. 평소 미술관이랑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는데 아이가 신청했더라고요. 딸아이의 꿈이 큐레이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오게 됐는데 너무 만족해서 다음에도 다시 오고 싶습니다." "아침부터 너무 다양한 체험을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비슷한 체험은 저희 가족이 진짜 많이 다니는데 놀랐어요. 아침에 산에 올라가고 내려와서 도슨트를 듣고, 또 만들기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똑같은 걸 보지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길 해줄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사진 한 장을 가지고도 이렇게 체험할 수 있구나, 오늘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수원화성이야 많이 갔었는데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 본 적이 없어서 새로웠어요. 사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봐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각자의 작품을 보며 수원이라는 도시를 새롭게 느꼈다. 전시 작가를 따라서 직접 작업했던 장소의 사진을 담고, 담당 큐레이터의 도슨트 전시회를 관람한 뒤 연계된 체험을 한 것까지!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문득 김소라 작가의 모자이크 작업 방식이 수원화성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중첩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되고 있디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조은 학예연구사는 "작가 특유의 중첩 방식을 활용해 참여자에게 수원에 대한 추억을 예술적 경험으로 남기게 하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취지였다."며, "다음 워크숍은 신규명 작가의 퍼포먼스로, 인공지능 페인팅 로봇 '두들러'가 자신만의 낙서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에 예정되어 있으며, 미술관 SNS를 통해 정확한 일정이 공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도시 '수원'을 앞으로 어떻게 기록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도 되었다. 미래에는 또 어떤 방법으로 추억을 기록하게 될까? 수원시립미술관, 토끼를따라가면달걀을찾을수있을지도몰라, 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윤이도, 김태희, 수원전시회, 체험전시회, 수원화성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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