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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樂·樂 ‘도서관 클래식 음악회’는 유쾌하다
서수원도서관, 수원시립교향악단 초청 아트 인사이드 펼쳐
2025-02-13 19:00:48최종 업데이트 : 2025-02-13 14:59:21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도서관 로비. 문인화 동호회작품들이 멋지다

도서관 로비. 문인화 동호회작품들이 멋지다

 

"樂(즐겁게), 樂(음악을), 樂(즐기다)"


이번 겨울엔 눈이 참 자주 온다. 지난 12일 수요일에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소담스레 와서 온통 은빛 세상이다. 이날 서수원도서관 강당에서는 조촐하고도 고급진 클래식음악회가 열렸다. 길이 미끄러운 일기 가운데도 어린이 포함 클래식을 좋아하는 시민 60~70명 정도가 모였다. 거창한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서 수준 높은 멋진 클래식 공연을 즐긴다는 건 참 설레고 근사한 일이다.
 

한 시간 정도 현악4중주와 목관5중주 공연을 수원시립교향악단 9인의 아티스트가 펼쳤는데 조용하면서도 즐거움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음악회였다.

 

먼저 현악4중주는 김재윤, 이지은, 백현정, 정진님 연주가가 맡았다. 김재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수원시립교향악단 총무가 사회를 맡아 어린이들이 많이 온 만큼 짧게나마 친절하게 곡 해설을 해서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음악회 분위기였다. 음악 작곡가들의 곡에 담긴 에피소드나 그들의 인생에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주어 한층 청중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막연히 꽃을 감상하는 것과 詩人 김춘수의 '꽃'처럼  이름을 알고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것이 확연히 다르듯이 내용을 다소나마 알고 음악을 듣는 건 각별한 느낌을 준다.

 

사회를 맡은 김재윤 수원시립교향악단 총무

사회를 맡은 김재윤 수원시립교향악단 총무. '감칠맛 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진행해 돋보였다.현악4중주의 꿈같은 선율현악4중주의 꿈같은 선율


첫곡은 비발디의 사계중 유명한 겨울 2악장인데 여기서 비발디에 대하여 잠시 알아보자. 비발디(1678~1741. 이탈리아)는 고아원을 운영하였던 작곡가로서 아이들한테 음악적 이해를 돕기 위해서 소네트라고 곡마다 문장을 써놓았다고 한다. 사계2악장의 경우는 "추운 겨울날 밖에는 비가 내리고 안에 난롯가에는 장작이 타고 있다" 이렇게 표현을 했다. 아침 이날의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다. 도서관 창밖 설경은 춥고 으스스한데 한쪽에선 벽난로가 붉게 타오르는 것 같아 마치 하우스 콘서트분위기가 났다. 

다음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 밤의 여왕의 분노를 표현했는데 음악이 아름다워 분노는 어디로 가고 웃음을 유발하는 멋진 곡임에랴. 성악아리아로 듣는 것도 좋지만 미려하고 섬세한, 때로는 명징한 현악기 선율로 가까이서 들으니 너무 꿈같은 시간이다.

 도서관음악회 인기있네~~

도서관 음악회 

 

또 젠킨스의 팔라디오 1악장은 건축 기법의 한 축을 음악적으로 묘사한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몬티의 '차르다시'란 곡은 집시들의  '집도 없이 떠도는 사람들의 슬픔과 애환'을 애잔한 선율로 표현한 곡이란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곡도 멋지게 들려주고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앙코르곡으로 '캐리비안의 해적'을 멋지게 들려주며 1부를 마쳤다.

 

바로 이어진 2부는 목관5중주 공연이다. 김민지, 강다해, 이순형, 이민호, 김아름 연주가가 맡았다.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축배의 노래'를 경쾌하고 박진감 있게 들려주고 조플린의 '엔터테이너'란 곡을 연주하는데 많이 들어본 익숙한 곡이다. 김재윤 사회자는 조플린은 미국에서 1910년 무렵 활동한 흑인피아니스트로서 '엔터테이너'는 그의 사후 50년후에야 빛을 본 아름답고 재미있는 곡이란다. 그 해설을 듣고 음악을 들으니 새록새록 천재성이 빛나는 음악이 돋보인다.

 

창밖에는 비오고 바람불고요

눈이 비로 변해 오다. 창밖에는 비오고 바람불고요~목관5중주 연주모습목관5중주 연주 모습. 왼쪽부터 풀륫, 오보에, 호른, 바순, 클라리넷 순

 

다음은 브라질 작곡가 아브레우의 '티코티코'란 곡인데 해석하자면 '옥수수가루위의 붉은 목참새'라고 할까. 참새들이 와서 막 곡물을 쪼아먹고 도망가고 이런 분주한 움직임을 표현한 곡이라고 사회자가 설명하는데  아이들 표정을 보니 재밌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다음곡은 영화 '미션'으로 유명한 OST '넬라 환타지아'를 감미롭게 들려주고 마지막 곡은 씩씩한 라데츠키 행진곡이다.
 

해마다 신년 빈필음악회에서 빠지지 않고 연주되는 이 곡은 오스트리아 라데츠키장군 이야기인데 이탈리아 반군을 제압하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의 이야기란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에선 매번 박수를 치는 습관이 유래되었단다. 그래서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금지곡이라는 재밌는 이야기 한토막도 덧붙인다. 필자도 이 이야기는 이날 재미있게 처음 들었다.

 

박수와 중간중간 웃음이 터지는 가운데 아쉬운 듯 음악회가 끝났다. 3살된 꼬마를 데리고 앞자리에 앉아 있는 30대 여성은 일부러 도서관 음악회 소식을 듣고 오산에서 승용차로 왔다고 해서 자못 놀랐다. 더구나 같이 온 친구도 역시 꼬마를 데리고 용인에서 왔다니 놀라웠다. 수원의 도서관 클래식 음악회가 이렇게나 인기구나 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청중속으로 녹아든 음악

청중 속으로 녹아든 리얼한 선율프로그램 목록. 유투브로 하나씩 들어보면 좋다프로그램 목록. 유투브로 하나씩 들어보는 것도 좋은 음악 감상법.


곳곳에 설경이 그림같은 이 겨울에 따뜻한 실내에서 붉은 페치카를 상상하며 열린 클래식 공연은 마음을 녹이고 미려한 선율로 한 아름의 행복을 안겨주었다. 찾아가는 음악회 형식인 도서관 음악회가 시민들에게 소박한 기쁨으로 다가오는 따뜻하고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우리 생활에 가깝지만은 않은 클래식. 이처럼 찾아서 즐긴다면 자신을 충전하는 행복한 에너지로 삼을수 있겠단 생각이다.

 

○ 서수원도서관: 수원시 권선구 탑동로 57번길 35

○ 프로그램 문의: (매주 금요일 휴관 )031-228-4746
 

도서관음악회를 알리다

도서관 속 클래식음악회 포스터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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