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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안도현의 행복 특강 ‘우리는 왜 詩를 읽는가’
'별마당도서관 수원' 1주년 소문난 명강의, 詩人 안도현 편
2025-02-21 11:16:14최종 업데이트 : 2025-02-21 11:16:12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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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하는 안도현 시인
봄이 머지 않은 것 같은데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가 무척이나 쌀쌀하던 지난 수요일 19일 오후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에서 안도현 시인의 행복 특강이 열렸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큰 시인인 만큼 모여든 학생과 시민은 300명 가량이나 되었다. 그들은 무엇에 목말라하며 어떤 말씀을 듣고자 이 추위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왔을까.
중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퇴임, 1997년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단국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다. 11권의 시집을 냈고 소월시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동화도 여러 편을 썼고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시인 백석 (1912~1996). 자료화면. 안도현은 백석평전을 썼다
백석의 시를 예찬하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아마도 안도현 시인의 이름을 몰라도 이 시는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 것이다. 그만큼 역대급 파급력이 큰 이 시로 그가 우리 문단에 중요 인물로 자기 매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안하고 평이한 어투로 그는 자신의 시 말고 그가 좋아하는 김종삼과 백석 두 선배 시인의 작품을 예로 들며 시의 진정성과 함축의 의미에 대하여 나직나직 논한다. 그 속에 인간, 인간성이라는 것이 발현될 때의 따뜻함, 고매함, 슬픔 그런 것에 대하여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 안도현은 백석평전을 쓸 정도로 백석을 많이 좋아하였다. 백석시인은 남북분단시 자기고향으로 간것 뿐인데 월북작가로 일컬어져 많은 시간 교과서에 실리지 못했다. 고교 교사, 조선일보 기자를 역임하며 대표적인 경성모더니스트였던 백석은 북으로 간 뒤 그의 작품이 비판받아 집단농장에서 일하며 비참한 생애를 마감하였다.
오늘의 도서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도현 -
안쓰러운 마음을 표현해 내는 일, 절제되어 담담한 말투지만 울림이 큰 시. 이렇게 삶을 어딘가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관찰하고 생각해왔기 때문 아닐까. 여러 편의 시를 살펴봤지만 이 시가 그중 많은 여운을 안겨주는 것 같다.
QR코드 질문에 성의있게 답변하다
팔달구에서 왔다는 유지훈(여) 씨는 "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게 한다는 그 말에 꽂혔다. 정말 이게 와닿는 말이었고 강의가 그 주제와 함께 연결이 돼서 듣는 동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기쁜 표정으로 소감을 말한다.
매주 알찬 기획으로 인문학의 정수를 맛보게 해주는 수원 별마당도서관. 2월 마지막 주에는 2022 안데르센 수상작가인 이수지의 '만질 수 있는 세계, 그림책' 강연이 기다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로 언제든 강연 소식을 접할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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