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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모니터링 ‘춘래불사춘’
북암문 밖 균열 심각, 해체 보수 필요해 보인다
2025-03-06 14:09:39최종 업데이트 : 2025-03-06 14:09:3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장안문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장안문


답사하기 좋은 계절이 되었지만,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고 있다. 이럴 때 보통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을 한다. 당나라 시인인 동방규가 한나라 때 오랑캐에게 시집간 왕소군의 봄날 심정을 노래한 '소군원(昭君怨)'이란 시구에서 유래했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자연의대완(自然衣帶緩, 자연히 옷 띠가 느슨해지니) 비시위요신(非是爲腰身, 이는 허리 몸매 보이기 위함이 아니네)' 원래 의미에서 약간 변형되어 고사성어처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장안문에서 성곽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장안문에서 성곽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수원화성 모니터링을 위해 회원들이 장안문에 모였다. '춘설만공래(春雪滿空來, 봄날 하늘 가득 눈이 내려서) 촉처사화개(觸處似花開, 닿는 곳마다 꽃이 피는 것 같네.) 부지원리수(不知園裏樹, 정원 속의 나무 구분할 수 없어) 약개시진매(若個是眞梅, 눈꽃이 모두 매화인 줄 알았네)' 이날 날씨가 이랬다. 시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비바람 눈보라 속에 모니터링이 진행되었다.
 
장안문 문루 안 마루에 앉아 우리나라 성곽의 역사를 알아봤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은 당대의 축성 관계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고구려 성제의 DNA를, 더 멀리는 고조선의 성제를 이어받았습니다. 약 5천 년 전에 고조선의 영역이었던 현재의 요녕성 주변에는 치를 갖춘 석성이 꽤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강력한 석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조선이 강대한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으며 그 성제는 고구려가 이어받았습니다. 고구려가 수나라, 당나라 등과 전쟁을 치르면서도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고구려 석성이 튼튼하고 우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치가 없는 석성에 비해 치를 갖춘 석성은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3면에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철옹성이었습니다. 오랜 전쟁을 통해 고구려의 성제가 중국에 전해졌고 이후 중국에도 치를 갖춘 성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북동적대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북동적대에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고구려의 광활한 영토를 잃어버려 당대의 우수한 성제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조선 시대에는 고구려의 성제를 망각하게 되었다. 조선 후기까지 광개토대왕비의 존재를 몰랐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우수한 석축 산성의 전통이 수원화성에 살아있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북동적대, 북동치를 지나 북동포루에서 독특한 지붕에 관해 설명했다. 포루(砲樓)는 벽돌로 쌓아 돌출시킨 내부에서 대포로 적을 공격하도록 한 군사 시설물로 수원화성에는 5곳이 있는데 북동포루와 북서포루의 지붕은 성 밖은 우진각, 성안은 맞배지붕 형태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방화수류정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방화수류정에서


화성성역의궤 그림에는 지붕의 안과 밖이 모두 우진각 형태이다. 1970년대에 북동포루와 북서포루를 복원할 때 목수들은 화성성역의궤의 재용편에서 사용된 목재 이름을 보고 현재의 형태로 복원한 것이다. 복원 이후 두고두고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원래 형태의 사진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형태는 알 수 없다. 다만 멀리서 찍은 사진 일부를 봤을 때 현재의 형태일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화홍문은 1846년, 1922년에 있었던 대홍수에 두 번이나 무너졌다. 화성성역의궤 그림과 달리 홍예 수문의 모습이 변했으며 현판이 당대의 것인지 의문스럽다. 1795년에 세워진 만안교의 모습을 봤을 때 홍예 수문은 현재의 모습이 당대의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지가 쓴 현판 글씨는 글씨를 판각하고 현판을 탁본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약간의 변형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홍예 수문 안쪽의 구조가 바뀌어 1930년 전후의 사진 판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화홍문 밖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화홍문 밖


방화수류정은 2년 이상 출입금지 상태이다. 기울어지는 현상이 발견돼 관찰 중이라고 하는데 관찰만 하다가 붕괴 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 방화수류정 옆에 있는 북암문 밖 벽돌도 갈라지는 상태가 심각해 언제 붕괴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이다. 정상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있는 것인지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특히 땅이 얼었다 녹는 봄에 축대나 성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빈번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용연 뒤로 보이는 방화수류정을 바라보면서 "단원 김홍도가 '방화수류도'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분명히 여기서 보는 모습을 그렸을 것 같습니다. 현재 사라진 상태인데 여러분이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찾기만 하면 보물급입니다. 다른 도시 사람들은 찾을 수 없고 수원화성을 잘 아는 우리만이 찾을 수 있으니 고미술품을 볼 때 잘 보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모니터링을 마쳤다.
한정규님의 네임카드

수원화성, 모니터링, 화성연구회.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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