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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을 새롭게 새빛수원 손바닥정원단 양묘장을 가다.
푸른 꿈이 자라는 손바닥정원단 양묘장
2025-04-04 13:47:17최종 업데이트 : 2025-04-04 13:47: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손바닥정원단 양묘장에서 싹이 난 모종을 보여주고 있는 우양미 단원

손바닥정원단 양묘장에서 싹이 난 모종을 보여주고 있는 우양미 단원
 

권선구 고색동에는 수원시 손바닥정원단 양묘장이 있다. 수원시는 시민 주도로 도시 곳곳에 함께 만드는 '열린 정원'을 조성하는 손바닥정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손바닥정원단 회원은 마을 공터, 자투리땅, 유휴지 등에 시민 공동체가 꽃과 나무 등을 심어 정원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그야말로 손바닥정원 정책을 함께하며 정원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시민 봉사단이다. 

지난 2월 양묘단원 18명을 모집했고, 거의 매일 3명씩 돌아가며 꽃모종을 심어 싹을 틔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둘러보고 왔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양묘장 주변은 산업단지와 농지로 둘러싸여 있었다. 봄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고 봄 아지랑이도 잘 보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아침 10시 양묘장에 도착하니 벌써 분주하게 꽃씨를 모종포트에 넣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렇게 심으면 잘 나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봄에는 부지깽이도 심으면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다"라고 했다. 봄이 되면 생명력이 왕성해서 무엇이든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가꾸면 금세 싹이 난다는 옛말이라고 했다.
 

고색동에 위치한 손바닥정원단 양묘장

고색동에 위치한 손바닥정원단 양묘장

모종을 심기 위해 포트에 흙을 담는 손바닥정원단원

모종을 심기 위해 포트에 흙을 담는 손바닥정원단원
 

부지런한 손놀림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과 경쾌함, 그리고 봄이 주는 희망과 즐거움이 가득 느껴지는 곳이었다. 꽃을 심기 위해 모종포트 가득 상토를 채우고 꽃씨를 모종포트에 정성스레 하나씩 배열해 나갔다.


흙은 뭘 써야 좋으냐는 질문에 "발아를 할 때는 거름이 필요하지 않다. 가벼운 흙으로 심어야 싹이 잘 올라온다"라며 상토로 모종을 한다고 했다.


"씨앗은 한 칸에 한 개씩만 넣어도 싹이 잘 나온다"며 "예전에는 싹이 잘 나지 않아 두 개, 세 개씩 넣었는데 요즘은 씨앗을 코팅 처리해서 나오기 때문에 발아율이 높다"라며 씨앗을 보여준다. 씨앗은 정말 꼭 색을 칠해 놓은 것처럼 노랗고 길쭉한 모양이었다.
 

포트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메리골드 씨앗을 심고 있다.

포트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메리골드 씨앗을 심고 있다.


"이 씨앗은 무슨 씨에요?" "메리골드에요"라며 씨앗 이름을 보여준다. 씨앗 봉투에는 꽃의 색깔도 적혀 있었는데, 꽃이 오래가고 양지바른 곳을 좋아해서 조경용으로도 많이 심고 꽃 차로도 활용할 수 있는 초화류다. 그동안 아파트 화단에 심어진 메리골드 꽃만 보았는데, 노랗게 코팅된 씨앗을 보니 신기하기만 했다.
 

이렇게 씨앗을 정성스럽게 포트 가운데 넣고 살포시 상토를 덮어서 잘 다독인 모종포트들은 가지런히 비닐하우스에 놓는다. 꽃씨 이름과 심은 날짜를 적은 푯말을 붙이고 흠뻑 물을 주었다. 물을 주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돼있었다. 호스 벨브를 열면 검은색 기다란 물주머니가 부풀어 오르고, 가느다란 물줄기는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비닐하우스에서 물줄기가 흘러나오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위 왼쪽부터 양귀비, 한련화 아래 돌단풍, 달맞이꽃과 꽃이 활짝 핀 튤립

위 왼쪽부터 양귀비, 한련화 아래 돌단풍, 달맞이꽃과 꽃이 활짝 핀 튤립


햇살이 가득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보니, 무지개가 펼쳐졌다. 흙냄새와 촉촉하고 부드러운 물줄기가 씨앗의 온몸을 간지르며, 싹이 빨리 나오기를 재촉하는 듯했다. 한쪽에서는 2월부터 시작된 작업이 진행 중인 한련화, 돌단풍, 접시꽃, 샤스타데이지 등 다양한 꽃모종들이 벌써 싹을 틔우고 있었다.
 

양묘장에 도착한 나는 이곳저곳을 소개받으며 양묘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해준 이는 권선동에 사는 우양미 단원으로, 매주 한 번씩 봉사에 참여한다고 했다. "모종을 키울 비닐하우스가 두 동 있어요. 하나는 전문가가, 나머지 하나는 단원들이 직접 지었죠. 그냥 보면 차이가 없어 보이죠?"라며 웃으며 말한다. 2월에 첫 모임을 가진 후, 비닐하우스를 만들었고, 비닐하우스 바깥쪽에는 코스모스와 튤립을 심어 두었는데, 이제 튤립 밭에서는 제법 싹이 자라고 있었다.
 

넓은 땅에는 두 개의 비닐하우스가 있었고, 앞으로 매일 모종을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4월까지 작업이 계속되면 비닐하우스 안은 빈 공간 없이 모종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2월부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여러 가지 작물을 연습 삼아 심고, 그 싹이 잘 나는지 확인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모종을 심기 시작했으며, 하루에 6~8판씩 모종을 심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심어진 모종들은 손바닥정원단에 분양될 예정이며, 4월과 5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을정원 조성이 시작되면 이 모종들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처음 양묘장을 시작한 이유는 동네에 꽃을 심으려 했지만, 구멍이 난 듯 꽃들이 죽어버린 곳을 메우기 위해서였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렇게 가꾼 꽃들로 마을 정원을 꾸미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이 마을 만들기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고, 신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라며, 양묘장 봉사와 마을 만들기를 통해 느꼈던 보람을 이야기했다.
 

씨앗을 넣은 모종포트에 물을 주는 모습

씨앗을 넣은 모종포트에 물을 주는 모습

 

도시의 유휴 공간이나 방치된 골목을 주민 주도로 작은 정원으로 가꾸는 도시 녹화 사업인 수원시의 손바닥정원. 이들이 만들어 가는 오밀조밀 손금처럼 이어지는 녹지, 즉 '손바닥만 한 작은 정원', 작은 화초 덕분에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 되고, 이 화초들이 자라나서 태양을 막아주는 그늘이 된다. 또, 좋은 공기를 발산해 우리의 숨통을 트이게도 하며 도움을 준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면, 바로 이곳 손바닥정원단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색동 양묘장은 그야말로 푸른 꿈이 자라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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