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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의 예술을 만나다 -책 읽는 아틀리에
갤러리 영통에서 열린 천지수 화가 개인전
2025-04-09 17:05:10최종 업데이트 : 2025-04-09 17:05:09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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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구청 2층에 위치한 갤러리영통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가끔 편안하게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영통구청 2층에 위치한 갤러리 영통이다. 갤러리 영통은 시민과 함께 문화를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문화예술 확대에 힘쓰고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다양한 주제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번 4월과 5월에는 천지수 작가의 <책 읽는 아틀리에>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천지수 작가의 제 7회 개인전은 책과 독서로부터 얻은 창조적 영감을 어떻게 그림이 되는지 보여주는 전시로서 그동안 작가가 '페인팅북리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린 작품을 모아 기획되었다. 그렇다면 페인팅북리뷰란 무엇일까? 페인팅 북리뷰(Painting Bookreview)란 독서로부터 받은 예술적 영감을 그림과 글로 재해석하는 메타 창작 기획이다. 읽은 책에 대한 느낌과 감상을 글과 그림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저서 <책 읽는 아틀리에>에서 페인팅 북리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나와 타인의 삶을 대한 자세', '상상의 수준'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과연 작가가 느낀 책의 영감은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몇 가지 인상적인 작품을 소개하자면, 제일 먼저 <붉은 정글>이라는 작품이다. <붉은 정글> '너도 이 아름다운 탐험을 함께 할꺼지?' 붉은 정글은 온통 붉은 색인 나무 뿌리와 꽃들 사이에 작게 서 있는 여자의 얼굴이 나온다. 색이 주는 강렬한 느낌이 압도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작가가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을 읽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은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본문 중에서 책 속 위 구절의 감동을 받아 나혜석의 치열함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가 여성으로 홀로 걸어갈 때 위험을 다가서고 고통을 느끼며 운명에 목숨을 걸었던 탐험을 떠올리며 붉은 정글의 배경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초록 정글이 아닌 사람의 피로 가득 찬 붉은 정글. 누구도 쉽게 발을 디딜 수 없는 곳을 누가 용기 내어 갈 수 있는지 작가는 묻고 있는 듯했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그리고 하나가 되다>라는 작품이다.
<그리고 하나가 되다> 이 작품은 작품이 재료가 굉장히 독특했는데 여러 사람이 하나로 합쳐진 듯 보이는 이 그림은 자세히 보면 붕대로 서로를 감싸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외로운 도시>라는 책을 읽으며 고독하게 살아온 예술가들이 결국 미래의 나를 위로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서로를 안고 있는 모습은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붕대로 서로 감싸고 치유하고 연결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서로를 치유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했다. 예술가로서 작가가 느꼈을 고독과 다른 예술가들에게 받은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어둠의 이유>라는 작품이다. 빛을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이 빛이 되는 수밖에 없다 까만 배경에 노랗고 붉은 색으로 가득 찬 인물이 그려진 이 작품은 말한다. 어둠 속을 걸어가야 하는데 빛을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이 빛이 되는 수밖에 없다고. 인물을 중심으로 밝아지는 주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소년이로>라는 책의 <개의 밤> 단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결과만 중요시하는 인물의 말에 우리 주변의 이런 냉소적인 말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삶이 복잡하고 힘들 때, 어두울 때 우리가 나아가는 힘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 어둠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각자 빛이 될 수 있는 건 아닐까? <설레는 시간> 더 뜨거워져도 좋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설레는 시간>이다. 붉고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이 작품은 자세히 보면 선인장에서 피어난 꽃이다. <인생의 밑줄>이란 책을 읽으며 작가는 '열정'이란 단어를 느꼈다고 한다. 책 속에서 낙화가 나오는데 떨어지는 꽃을 보며, 주어진 시간에 충실한 모습에 영감을 받아 선인장꽃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좀처럼 꽃을 피우지 않지만, 일단 피어나면 더없이 아름다운 것이 선인장꽃이다. 열정이란 단어와도 아주 잘 맞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공한 사람이나 꾸준히 무언가 노력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을까 하는 과정을 생각해 본다. 단순히 활짝 피어난 결과만이 아니라 꽃을 피워내기 위해 물을 아끼고 때로는 가시를 세우고 묵묵히 햇살을 견디며 살아왔던 그 과정을 생각하면 겸허한 마음이 든다. 작가는 묻는다. 과연 나는 오늘 어떤 설렘으로 삶을 채우고 있느냐고.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추상적인 느낌을 이미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된 작품 외에도 여러 작품이 있었는데 어떤 작품은 제목과 그림만 봐도 바로 와닿았지만, 어떤 작품은 한참 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소개한 작품 외에도 여러 작품이 있었는데 작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작가의 <책 읽는 아틀리에> 책을 추천한다. 이른 아침이라 전시관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구청에 민원업무를 보러 왔다가 들르게 되었다는 영통구의 한 시민은 멀리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찾게 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갤러리 영통은 시민들에게 예술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하는 문화공간이었다. 천지수 작가의 이번 <책 읽는 아틀리에> 전시는 오는 5월 29일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 영통은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며 민원 방문 시 1시간 무료 주차할 수 있고 그 외에는 요금이 부여된다. 천지수 작가 홈페이지: www.jisoo-a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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