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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작은미술관 전시 '빛의 파편전'
빛의 파편, 고요한 자개의 속삭임 – 백경신 작가의 전시를 다녀와서
2025-04-10 14:26:21최종 업데이트 : 2025-04-10 14:26: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가영

스타필드 작은미술관

스타필드 작은미술관
 

스타필드 수원점 지하 3층 D홀에 자리한 작은미술관이 4월 한 달 동안 펼쳐지는 특별한 빛으로 가득 찼다. 4월 1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백경신 작가의 '빛의 파편전'은 쇼핑센터 한켠, 그중에서도 지하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예술적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깊은 밤, 호수 위로 비치는 달빛과 그 위를 유영하는 오리의 모습에서 받은 감동을 바탕으로 한다. 백경신 작가는 자개라는 전통 소재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을 그려냈다. 자개 특유의 영롱함과 빛 반사는 지하 전시 공간의 어두운 배경과 어우러져 더욱 눈부시게 다가왔다.
 

자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전통 공예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백경신 작가의 작품은 그 고정관념을 부순다. 전통 재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미감을 경험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달의 노래'였다. 초승달을 중심으로 꽃과 나비가 펼쳐진 이 작품은 단순한 자개 표현을 넘어선 풍부한 색감과 세밀한 묘사가 인상 깊었다. 자개로 표현된 나비의 섬세함과 초승달이 감싸듯 안고 있는 구성은 마치 달빛 아래 꿈을 꾸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나무판 위에 카슈와 자개를 사용한 이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반짝이며 끊임없이 변하는 빛의 파편처럼 느껴졌다.

운수대통 외

운수대통 외
 

또 다른 인상적인 작품은 '운수대통'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긍정적 기운처럼, 꽃을 품고 하늘로 향하는 용의 형상이 강한 생명력과 기운을 전해준다. 자개의 빛이 용의 비늘 하나하나에 살아 숨 쉬듯 표현되어 있으며, 보름달을 향해 솟구치는 모습이 마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듯했다.

몽환의 숲

몽환의 숲

'몽환의 숲'이라는 작품 또한 시선을 붙잡았다.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 그리고 그 주위를 감싸는 자개의 빛은 마치 고요한 밤하늘을 재현한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시장이라는 현실을 잠시 잊고, 조용한 숲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백경신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디지털과 실물 작업을 병행해 왔다. 특히 2023년 SK지오센트릭 광고에서 자개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며, 자개가 가진 전통적 미감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자개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각 작품마다 담긴 이야기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보기 좋은 미술'이 아닌, 조용한 위로와 평온함을 선사한다.

달의 노래

달의 노래

이날 만난 한 관람객은 "오늘은 아이와 함께 쇼핑하러 왔다가 우연히 이 전시를 보게 됐다"며 "자개로 이렇게 현대적인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특히 '달의 노래'라는 작품은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는 미술관에 일부러 가지 않는데, 이런 공간에 이렇게 작품을 전시해 주니까 참 좋다. 다음에도 이런 전시 있으면 또 보고 싶다"라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
작은미술관 입구

작은미술관 입구

스타필드 수원이라는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이렇게 수준 높은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매력이다. 지하 3층, D홀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미술관은 주차장에서 쇼핑몰로 이동하는 동선상에 있어, 우연히 지나치는 이들의 발길도 잡는다. 실제로 전시장을 둘러보던 중 "예쁘다. 자개로 만든 작품인가 봐"라며 신기해하던 관람객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타기 전에 잠깐 보고 갈까?"라고 말하던 이들의 모습에서 이 전시가 대중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지하 공간이라는 특징은 자개가 가진 은은한 빛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자연광 없이 인공 조명 아래에서도 자개의 반짝임은 오히려 신비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빛의 파편'은 단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머무는 전시가 아니다. 깊은 밤 달빛을 바라보며 느끼는 고요한 위안,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존재하는 희망의 빛을 전한다. 바쁘고 소란스러운 일상 속,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전시를 보고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백경신 작가가 작품으로 말하려 했던 "빛은 어둠 속에서 더 또렷하게 빛난다"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스타필드를 찾는다면, 쇼핑뿐 아니라 예술 한 조각의 여유도 즐겨보자. 자개라는 전통 재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전시는, 전시가 끝나기 전 반드시 한 번쯤은 발걸음해볼 만하다.

전시 기간: 2024년 4월 1일 ~ 4월 29일  
장소: 스타필드 수원점 지하 3층 D홀 작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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