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홍지 강사가 목공예 개론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거북이 공방' 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강좌는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기도 한다. 그중 4월 11일 개강한 '전통 창호 파티션 만들기' 수업 역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직 대학교수가 직접 강의하는 데다, 다양한 도구와 여건이 갖춰진 공방 환경 덕분에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재능을 펼칠 수 있다.
약속된 시간에 거북이 공방에 도착하니, 담당 주무관과 강사 민홍지 씨가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주무관에게 미리 설명을 들은 덕에 공방에 대한 친근감이 느껴진다. 이번 강좌는 '완자 창호' 제작을 중심으로 한 심화 수업이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소박한 꿈을 안고 새로운 도전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었다.

강사가 줄긋기 시연을 하는 모습
"전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강사 민홍지 씨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의 겸임교수로, 전통 한옥과 창호에 대한 애정이 깊다. 수업 방향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옥을 보면 많은 분이 한국의 전통 가옥이라며 예쁘다고는 하지만, 그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전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가까이에 있습니다. 특히 한옥의 공간 요소 중 유일하게 '동적인' 부분인 창호의 아름다움과 기능을 알리고자 이 수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또한 그는 "제작은 어렵지만, 전통 목공예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한옥의 공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무에다 5밀리 단위씩 줄긋기 하는 모습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배움
필자 역시 수업에 참여하며 실습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첫 시간에는 수강생들의 입문 동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고, 한옥의 구조와 창호에 대한 기본 개론이 소개되었다. 이어 실습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와 안전 수칙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예를 들어, 앞치마 착용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 조치다.
실습은 나무에 5mm 단위로 줄 긋기부터 시작해, 톱질과 못질 순으로 진행된다. 창호 제작은 마지막 수업에서 진행된다. 입실 시 장신구는 제거해야 하며, 반지나 시계는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신발은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업은 안전을 지키며 즐겁게 실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각종 도구들
민 강사는 줄자 사용법도 강조했다. "줄자는 부드럽게 다루세요. 얇은 톱은 0.3mm 정도인데, 1:1 비율로 밀고 당기는 게 중요합니다. 시작은 모서리부터 하되,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클램프 같은 고정 도구를 사용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실습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은 곧장 줄긋기를 마치고 톱질에 몰입했다. 진지한 표정은 마치 시험을 앞둔 수험생 같았다. 대부분이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필자도 직접 톱질에 도전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똑바로 자르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코칭 끝에 비로소 안정된 톱질이 가능해졌다.

도구사용에 대한 안내문
다양한 배경, 다양한 꿈
수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필자는 수강생들에게 입문 동기를 물었다. 한 은행 퇴직자는 "취미로 목공을 시작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제재소를 운영하셔서 어릴 땐 나무가 지겨웠는데, 이상하게 향수가 남아 목공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며 "작은 목공방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40대 직장인은 "평소 목공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수원평생학습관에서 프로그램이 열려 참여하게 됐다"며 "너무 재미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 수업시 만들 창호
50대 가정주부는 "전통 창호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 수납장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우리 집을 한국적인 분위기로 꾸미고 싶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강생들의 배경과 목표는 다양하지만, 공통된 것은 '전통'에 대한 애정과 '손으로 만드는 기쁨'이었다. 필자 역시 이들의 소박한 소망이 이뤄지기를, 나아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퍼지기를 바란다.
누구나 체험 가능한 전통 목공예
수원시평생학습관의 거북이 공방은 일반 시민도 참여 가능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통 짜맞춤, 나사 결합, 우드카빙, 대나무 공예 등 여러 분야의 목공예를 경험할 수 있으며, 필요한 도구는 모두 갖춰져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하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찾아오시는 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 381번길 2 (우만동)
전화: 031-248-9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