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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는 마법 같은 시간
이미나 작가의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 전시
2025-05-02 13:14:48최종 업데이트 : 2025-05-02 13:14: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가영
전시장 전체 모습

전시장 모습


수원 정자동 대유평공원 안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현재 특별한 그림책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의 이름은 바로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 전시장은 작가 이미나의 그림책 속 세계를 오롯이 옮겨 놓은 듯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즐겁고 진지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그림책이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도서가 아니라 세대를 넘나드는 감동의 매체임을 보여주는 자리다.

평일 전시장은 여유가 있었고, 관람객들도 조용히 그림책 속 공간을 탐험하듯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주말이면 분명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책 읽는 목소리로 북적일 것 같은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으며, 각 공간은 한 권의 그림책 속 장면을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새의 모양'.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전시장 전체에 퍼지며 노란색의 귀여운 새 모형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이 공간에 들어서면 마치 그림책 속 한 장면에 발을 들인 듯한 착각이 든다. 


다음으로 이동한 공간은 '조용한 세계'. 이곳은 조용하고 쓸쓸한 분위기의 그림책 장면이 커다란 벽면에 그려져 있다. 동화책 속 글귀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어 그림 속 늑대와 조용히 교감하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 장면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삶의 외로움, 조용한 위로 같은 감정이 잔잔히 번져오는 공간이었다.

'터널의 날들'은 계절별로 터널의 풍경을 담은 그림책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사계절이 흐르는 터널의 모습이 살아 숨 쉬듯 펼쳐진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터널이 이토록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자연과 도시의 공존을 표현한 그림들에 자꾸 눈길이 갔다.

'이불개'는 작가가 실제로 키우는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작품이다. 털을 깎고 추위에 떨던 개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든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공간 한편에는 부드러운 털 뭉치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나 관람객들이 강아지를 쓰다듬는 듯한 체험도 가능하다.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서 감각을 이용한 참여형 공간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이불개

이불개


'나의 동네'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한 추억 속 동네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다. 추억의 장소들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고, 보는 이의 마음에 '나의 동네는 어땠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며 절로 미소 짓게 되는 공간이다.

전시 중간에는 그림책의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더미북'이라고 불리는 그림책의 가제본 형태가 실제로 전시되어 있어, 완성되기 전 그림책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더미북

더미북

전시장을 둘러보던 한 관람객은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왔는데, 막상 둘러보니 어른인 저에게도 감정이 많이 와닿았다"며 "'조용한 세계'에서 그림과 글을 천천히 읽다 보니 위로받는 느낌이다. '이불개'는 반려견 키우는 우리 가족에게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꼭 아이가 없어도 혼자 와서 그림책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 이미나는 수원에 거주하는 그림책 작가로, 한 권의 그림책을 완성하는 데 2년에서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고 나니 왜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이해가 된다. 장면 하나하나, 색감 하나에도 작가의 깊은 고민이 녹아 있었고, 단순한 일러스트를 넘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었다.
 
컬러링 공간

컬러링 공간

전시장 내부에는 관람 후에도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독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빈백이 곳곳에 놓여 있어 편안하게 앉아 그림책을 읽을 수 있다. 이미나 작가의 책 외에도 다양한 그림책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더욱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림책 필사와 컬러링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책 보는 공간

그림책 보는 공간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 전시는 오는 6월 22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잠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조용한 그림책 속 세계로 들어가 보고 싶다면 이 전시를 꼭 추천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여도 좋고, 혼자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림책이 편지가 되어 내게 도착한 느낌. 이 전시는 그 따뜻한 인사를 전해준다.
김가영님의 네임카드

111CM, 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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