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 기획 전시회
3일 오후 2025년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열리는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기획 전시를 둘러보았다. 전시 공간에는 '예술인의 그림책' 인 이미나 작가의 그림책 5권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공간은 어린이날 연휴라 그런지 간헐적으로 시민들이 호기심을 갖고 방문하여 전시된 작가의 그림책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복합문화공간 111CM 출입구
이미나 작가(34)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수원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2회 조림 창작스튜디오 수상작 '터널의 날들'과 '나의 동네' 책을 쓰고 그렸다. '터널의 날들'은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재팬 2018-2019 일본 순회 전시에 초청되었었다. 최근 '숲속의 팔레트'라는 이름으로 작은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전시는 '새의 모양', '조용한 세계', '터널의 날들', '이불개', '나의 동네' 총 5권의 그림책으로 구성되었다. 이미나 작가는 "그림책은 일상의 자잘한 기쁨과 슬픔, 단조로움이 쌓여 만들어진다"라고 했으며, 또한 "일상의 안부와 소식을 전하는 편지의 다정함을 빌려 그동안 그림책과 책이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전시했다"라고 했다.

'새의 모양' 그림책 전시
첫째, '새의 모양' 편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새를 그렸다. 새는 바람 모양으로 하늘을 날고, 심장 박동으로 사랑을 나누고, 지구처럼 동그란 모양에서 태어나고 새의 모양에는 아름다운 생의 모양이 깃들어 있음을 그렸다. 새의 첫 모양은 지구처럼 동그랗다. 동그란 세계를 깨고 나오는 새끼 새들. 새끼 새들은 세상의 위험 속에서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어느 날 제힘으로 하늘로 날아오른다. 작가는 새의 모양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오래도록 생각했다. 그리고 조그맣고 연약한 새들에게서 굳건한 생명의 모양, 사랑의 모양을 발견하여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들었다.

'조용한 세계' 그림책 전시
둘째, '조용한 세계' 편에서는 한 늑대가 살아가는 자기 앞의 삶을 그렸다. 바다처럼 드넓은 설원. 춥고 척박한 땅. 한 늑대가 나타났다. 겨울에 늑대들은 무리 지어 사는데 이 늑대는 왜 홀로 되었을까? 어떤 이유에서건 늑대는 지금 이 시린 땅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늑대는 자신처럼 혼자 된 사슴을 야심 차게 노려보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하지만 몰아치는 바람처럼 늑대는 온 힘을 다해 달린다. 드디어 사냥에 성공한다. 작가가 늑대들 삶에서의 야성과 본능에 매료된 이후, 지금 모습의 그림책으로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3년여의 몰입하는 세월이 흘렀다. 어쩌면 작가도 책 속의 늑대처럼 고군분투한 것이다.

'터널의 날들' 그림책 전시
셋째, '터널의 날들' 편에서는 터널 속 빼곡한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재미를 줄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그림책 '터널의 날들'이다. 어두침침한 터널 속을 흥미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작가의 탁월한 감수성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시각 언어를 통해 하나의 세계를 펼쳐내는 그림책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이불개' 그림책 전시
넷째, '이불개' 편에서는 토토라는 이름의 까만 개 이야기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허리도 굽고 눈도 침침한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불개' 속 까만 개는 토토를 모델로 그렸다. 토토는 털이 잘 빠지지 않는 대신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 주어야 했다. 그때마다 추워서 벌벌 떠는 모습이 안쓰럽고 미안했다. 뜨거운 한여름에도 털을 깎은 토토는 이불 속에 파고들어 곤한 잠을 잤다. 털이 밀려 버린 이불개처럼 삶에 찾아오는 갑작스러운 한파에 누군가 빌려주는 이불 한 자락에 대해 생각했다. 주는 마음은 한번 태어나면 사라지지 않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지구 어딘가로 바람처럼 움직일 거라는 믿음으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

'나의 동네' 그림책 전시
다섯째, '나의 동네' 편에서는 나의 어린 시절에 보내는 그림책 편지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대목을 알고 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도 어느 여름날 훅 끼쳐오는 더운 바람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의 단짝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로 했다. 우체부가 편지를 가방에 넣어 자전거를 타고 오래된 동네의 주소로 찾아갔다. 작가의 동네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림책 머무는 곳의 코너

더미 북 코너

그림책 걸러링과 필사 체험존
'그림책 머무는 곳'에서는 슬기샘 어린이 도서관이 선정한 그림책 300권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직접 읽고 쓸 수 있는 체험을 통해 전시의 여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미 북(Dummy) 코너에서는 그림책이 완성되기 전에 만들어지는 가제본을 더미 북이라 하는데, 작가가 그린 더미 북 몇 권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또한 체험존에서는 그림책 컬러링과 필사를 통해 나만의 시간과 체험을 해보며 작가의 꿈을 가질 수도 있다.
정자2동 손자(5세)와 함께 온 60대 시민은 "인근에 이런 좋은 전시장이 있어 아이들 교육에 매우 유익하다면서 매우 만족하다"라고, 말했다. 충남 서산에서 온 20대 직장인 시민은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 수원에 구경할 만한 명소를 검색하여 그림책 전시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되었다면서 관람 및 체험하면서 즐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그림책 전시를 비롯해 그림책 컬러링과 필사 등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2025 그림책 기획전시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 가족이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나에게 온 그림책 편지 전시>
○전시기간 : 2025년 6월 22일까지(무료)
○관람시간 : 매주 화~금요일 10:00~21:00
○장소 : 복합문화공간 111CM
○문의 : 031)269-3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