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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와 함께 수원화성을 배우다
수원화성박물관 ‘해설과 함께하는 수원화성 답사’ 프로그램
2025-05-15 17:47:44최종 업데이트 : 2025-05-16 10:11:36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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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박물관에서 전문 해설사와의 첫 만남
수원에서 거주한지 20여 년이 되었고 화성도 여러 번 둘러보았다. 둘러 볼 때 마다 옆에 쓰여 있는 안내 설명문만 보면서 지나가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전문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냥 다니다 보면 지나치기 쉬운 화성의 역사적 의미와 건축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 화성 내 건축물들의 특징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5월 13일에 진행된 '해설과 함께하는 수원화성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인데 전문해설사의 화성에 대한 역사 해설까지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다.
모형도를 보면서 수원화성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 참가자에게 참여 동기를 물었더니 "지난 두 번의 답사에 모두 참여하였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건축물을 보게 되면 안보이던 것이 보이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또 참여하게 된다. 그냥 보면 기억에 잘 남지 않는데, 건축물을 보면서 역사적 이야기도 함께 들으니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하였다. 다른 참가자는 "뒤늦게 화성 답사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 대기자로 신청했는데, 참여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왔다. 평소 화성에 관심이 많은데,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해주었다.
해설사는 모형도를 보면서 "화성은 정약용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에 걸쳐 설계하였다. 설계는 정약용이 했지만 화성 축성은 정조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화성을 세운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이상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함이다. 대신들과의 논의를 통해서 많은 수정 사항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채제공이 주도하여 축조하였다. 정약용이 설계했을 때에는 정사각형모양의 성을 만들려고 하였으나 수원의 지형(높낮이, 숲)과 차이가 있어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여 건축되었다. 서쪽은 설계대로 두고 동북쪽으로 더 넓게 외각으로 성을 만들게 되어 버드나무 모양 처럼 성 외곽이 완성되었다. 봉돈 있는 자리가 원래 창룡문을 만들려고 했던 곳이다"라고 이야기하였다.
답사는 봉돈에서 시작하여 동이포루, 창룡문, 동북공심돈 동북포루, 방화수류정, 동장대(연무대) 순으로 이어졌다. 다 같이 수원화성박물관 밖으로 나와서 길 건너 봉돈으로 이동하였다. 참가자들은 화성 건축물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해설사의 말을 수첩에 적기도 하였다.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답사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진행되었던 답사에 참가했던 이들도 있었고 이번에 처음 참가한 이들도 있었지만, 해설사는 답사에 처음 참여한 참가자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건축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해 주었다.
첫번째 장소인 봉돈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봉돈과 봉수대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하니 "봉수대가 산 정상에 별도의 시설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성곽 양식에서는 보기 드문 축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로 전하는 봉수와 적군의 공격에 대비해 포혈과 총안은 물론 창고도 있어 돈대의 역할까지 한다. 화성행궁에 정조가 머물 때 국정을 위한 대비책으로 기존의 봉수 체계에서의 수원 내륙으로 오는 신호를 받기 어려울 것을 보완하고자 만들었다. 행궁에서 보면 봉돈이 바로 보인다."라고 하였다. 성곽을 바깥으로 튀어 나온 치성 위에 지은 목조건물로 군사들이 망을 보면서 대기하는 곳인 동이포루는 "봉돈을 방어하기 위하여 설치하였다"고 한다.
동이포루 앞에서
창룡문 옹성 안쪽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동북공심돈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방화수류정으로 가는 길에 있는 동북공심돈과 동북포루를 둘러 보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공심돈이란 '속이 빈 돈대'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성곽 중 화성에서만 볼 수 있다. 동북공심돈은 화성 동북쪽에 세운 망루로 성곽 주위와 비상시에 적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만들어졌다. 3층으로 이루어진 원통형의 벽돌 건물로 출입문에서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꼭대기 망루에 이르는 구조이다. 동북포루는 지형이 주변보다 높아서 꼭대기에 가면 화성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은 북문인 장안문과 동문인 창룡문 사이에 있는 동북각루(각건대)이다. 주변을 감시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독특한 평면과 지붕형태 때문에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화성에서 가장 뛰어나며 다른 성곽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건축물로 평가 받고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자리라고 하여 용두각이라고도 하였다. 방화수류정 아래에 있는 용연이라는 연못 역시 봄과 가을에 피크닉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로 북적이는 수원의 관광 명소이다.
방화수류정에서 바라본 용연
역사이야기가 담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답사의 마지막 장소인 연무대(동장대)에 도착했다. 장대란 성곽 일대를 한눈에 보면서 화성에 머물던 군사들을 지휘하던 곳이다. 동장대는 무술 연마가 이뤄진 곳이라서 연무대라고 불렸으며, 연무동이라는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지형이 높지 않지만 사방이 트여있고 등성이가 솟아 있어 화성의 동쪽에서 성 안을 살펴보기 가장 좋은 곳이다.
처음 참여한 화성 답사는 이렇게 연무대에서 마무리 되었다. 화성은 조선 정조 때 경기도 수원에 쌓은 성으로 1794년(정조 18년)부터 1796년(정조 20년)에 축성되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축성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건축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화성은 정조의 개혁 정신과 효심이 담긴 계획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다. 날이 무덥기는 하였지만 두 시간 반 동안 돌아 본 화성 답사는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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