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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 성료
거리 위에 펼쳐진 예술! 숲이 무대가 되고, 관객은 배우가 되다
2025-05-20 15:12:19최종 업데이트 : 2025-05-20 15:12:0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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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시민들이 숲속의 파티가 열리는 경기상상캠퍼스를 찾아 즐기고 있다.
연극축제의 주제는 '숲속의 파티'! 도시와 자연이 맞닿은 공간, 경기상상캠퍼스의 푸르른 숲과 너른 잔디밭은 축제를 위한 완벽한 무대가 되었고, 시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연극의 숲'이 탄생했다.
수원연극축제는 1996년 '수원성국제연극제'로 시작해 2018년부터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경기상상캠퍼스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축제에는 서커스, 거리극, 거리무용, 전통연희, 시민참여형 공연 등 다채로운 예술경험을 제공했다. 국내외 총 17개 작품이 무대를 채웠으며, 이 중 3개는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에서 온 해외 초청작이었다. 모든 공연은 경기상상캠퍼스 곳곳의 숲과 마당, 건물 외벽 등에서 진행되어 자연이 연극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가족단위로 온 시민들이 '비버마을' 나무타는 목수들 관객참여형 체험을 하고 있다.
공연은 대형무대 위가 아닌 숲길, 나무 아래, 잔디밭 한가운데에서 펼쳐졌다. 관객은 배우와 같은 높이에서, 혹은 함께 움직이며 극 속으로 스며들었다. 프랑스의 거리극 <레데코>는 수레를 끌고 다니며 펼쳐지는 거리행진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고, 국내작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를 재치있게 해석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은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이 많아 좋았다"며 "특히 공간이 폐쇄적이지 않고 숲에서 열려 있는 구조라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즐길 수 있어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연극을 본다기보다는 연극 속을 함께 걷고 살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시민들이 '2미터 안에서' 아슬아슬한 서커스를 즐기고 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우리 사이의 거리 2미터", "경사"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은 청년 세대, 장애 예술가, 가족의 관계 등 다양한 현실의 목소리를 예술 언어로 풀어냈다. 또, '비버마을' 체험형 프로그램, 협력 예술 놀이터 등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불의 정원'은 어둠 속 불꽃의 조우를 통해 깊은 몰입과 감정의 울림을 선사했다.
한 관객은 "거리에서 펼쳐지는 서커스와 건물 사이를 누비는 무용이 새롭다. 특히 불꽃과 만나는 불의 정원이 실험적이고도 감각적인 작품이었다"라며 예술이 되는 현장이라 평했다.
시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관람하는 형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움직이는 놀이터', '기억극장', '사운드 워크' 등 체험형 콘텐츠는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무브먼트워크숍'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무대 위에서 몸을 움직이며 연극적 언어를 체험하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 김연화(38) 씨는 "공연을 보는 것만큼 직접 참여하는 워크숍이 인상 깊었다"며, "평소 연극을 어렵게만 느꼈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예술이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 유민석(45) 씨는 "이런 형식의 연극은 처음인데, 배우와 관객의 경계가 없고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도 계속 웃으며 집중하더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우리가 하나되는 시간(이탈리아)' 서커스를 보기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호흡을 맞췄다.
시민들이 에이런크루의 '와작' 거리무용을 즐기고 있다.
아이모멘트의 '벽' 거리극을 즐긴 시민들이 다음 공연을 보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모든 공연은 무료이며,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공연장과 화장실 등 접근성도 강화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먹거리장터, 협력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돼 도심 속 피크닉처럼 즐길 수 있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발길 닿는 모든 곳이 무대이고, 관객이며, 예술이다. 나무 냄새, 바람 소리, 웃음소리까지 공연의 일부가 되는 이 축제는 시민과 예술이 함께 만드는 진정한 공공연극의 장"이라고 전했다.
업사이클링 체험장에서는 평일과 달리 이날 많은 어린이들이 체험을 하고 있다. (체험비 5천원)
'숲속의 파티'라는 제목처럼, 이번 수원연극축제는 형식적이고 무거운 예술이 아닌, 누구나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예술의 장이었다. 경기상상캠퍼스라는 도심 속 자연 공간에서 펼쳐진 공연들은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배우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연극의 확장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었다.
2025 수원연극축제는 짧은 2일간의 일정이었지만, 참여한 관객들의 기억 속에는 오래도록 남을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자연 속에서 피어난 예술,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웃고 움직였던 사람들. 그것이야말로 연극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었을까.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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