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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느린 풍경, 수원 칠보산에 스며들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정원
2025-05-26 17:47:15최종 업데이트 : 2025-05-26 17:47:12 작성자 : 시민기자   곽노마

시골풍경이 살아있는 산자락

시골풍경이 살아있는 산자락


도시의 바쁜 숨결 속에서도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 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적한 동네를 지나는 순간, 낮게 누운 산줄기 하나가 다정한 인사처럼 다가온다. 해발 239미터, 거대한 산은 아니지만 마음의 쉼을 주기에 이보다 든든한 산도 드물다. 이곳이 바로 수원 칠보산이다. 매년 봄이면 이 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다. 하지만 단순히 '산에 오른다'는 말로는 이곳에서의 하루를 다 담아낼 수 없다. 칠보산은 '걷는' 곳이자 '머무는' 공간이며,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정원이다. 칠보산 일대는 수원 시민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산책 코스이지만, 매년 봄이 되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칠보산 일대의 매력이다. 도심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배울 거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텃밭 구경하며 오르는 등산길

텃밭 구경하며 오르는 등산길

 

칠보산으로 향하는 오솔길 양쪽으로는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택들이 정겨운 풍경을 자아낸다. 산자락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의 모습은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이곳의 풍경은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도 여전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칠보산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풍경들은 자꾸만 눈길을 멈추게 한다.

 공예체험과 사찰순례가 함께하는 곳

공예체험과 사찰순례가 함께하는 곳

 

길가에 자리한 '찬찬하다'라는 이름의 도자기 체험 공방은 손끝의 온기가 느껴지는 정겨운 간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방의 창가에는 정성스럽게 빚어진 도자기들이 햇빛을 받으며 예쁘게 진열되어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처럼 작은 공예 공방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은 칠보산 일대만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다.

 

집집마다 정성스럽게 가꾼 작은 텃밭들은 시골풍경을 연상케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제 막 올라온 상추와 쑥쑥 자란 파, 새순을 틔운 다양한 채소들이 봄볕을 받으며 푸릇푸릇 자라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한 집 앞에서는 텃밭에서 갓 뽑은 듯 싱싱한 알타리무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주인장이 직접 기른 채소를 이웃들과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풍경들이 모여 칠보산 일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삶의 여유와 인정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초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용화사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수원 교육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특별한 교육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초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와 중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다. 경기도교육청에 정식 등록된 이 대안교육기관은 '자유'와 '생명'이라는 뚜렷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어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초등과정인 수원칠보산자유학교는 6년제로 운영되며,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은 텃밭 가꾸기, 숲 체험, 생태 교육 등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한다. 또한 협동 학습과 토론 중심의 수업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배워나간다.

 중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중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2014년 개교한 중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역시 같은 교육철학 아래 운영되고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획일화된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과 체험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꿈과 끼를 발견해나간다.

 

학교 앞으로 펼쳐진 화려한 봄꽃길이 마치 이 학교의 교육철학을 자연이 보여주는 듯하다. 획일적이지 않고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들처럼, 이곳 학생들도 저마다의 색깔을 찾아가며 성장하고 있다.

 

용화사, 조계종의 전통 사찰

용화사, 조계종의 전통 사찰


칠보산 자락의 고즈넉한 사찰, 용화사와 무학사

 

매화나무가 많이 자생했다는 호매실동에는 '일곱가지 보물'이 있다는 칠보산(238.8m)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이 산자락에 두 개의 사찰이 시민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칠보산을 지키는 조계종 용화사는 칠보산 등산의 관문 역할을 한다. 산행거리가 왕복 2.6km로 짧고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코스라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다. 호매실동의 용화사에 위치한 부처상은 칠보산 7가지 보물 중 하나로 전해진다.

칠보산 자락의 고즈넉한 사찰, 용화사와 무학사

칠보산 자락의 고즈넉한 사찰, 용화사와 무학사

 

서수원칠보체육관 옆에 있는 무학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소속으로 소박한 매력이 특징이다. 시골집 대문처럼 아주 소박한 일주문과 작고 아담한 전각들이 방문객들에게 포근함을 준다.

 

특히 무학사에서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의사 한분이 매주 금요일에 침술 봉사를 하여 근처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칠보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마실 수 있는 샘물도 있다.

 

수원 칠보 무학사

수원 칠보 무학사


수원 시민들에게 칠보산 일대는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만나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칠보산을 오르며 우리는 발을 멈추고, 숨을 고르게 되고, 가슴 깊이 뭔가 따뜻한 기운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곳은 화려하진 않지만, 확실히 소중한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삶의 리듬을 되찾고 싶을 때, 마음을 단정히 하고 싶을 때 칠보산은 언제든 그 자리에 존재한다. 언제나 '잠시 머물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산이 집 근처에 있어서 더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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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용화사 #무학사 #칠보산자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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