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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지켜낸 어제, 우리가 피워낼 내일
경기도 6·25전쟁 제75주년 행사 개최
2025-06-27 13:28:59최종 업데이트 : 2025-06-27 13:28:52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호인
경기도 6.25전쟁 제75주년 행사

경기도 6.25전쟁 제75주년 행사


6월 25일,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3층 경기홀에서 경기도 주최로「6·25전쟁 제7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그들이 지켜낸 어제, 우리가 피워낼 내일'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참전유공자와 유가족을 비롯해 보훈단체장, 군 관계자, 경기도 및 수원시 주요 인사, 시민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의 첫 순서는 UN참전국 국기, 그리고 태극기의 입장이었다. 해병대사령부 의장대 장병들이 기수단으로 나선 가운데 6·25 전쟁에 참전한 22개 국가의 국기가 참전한 날짜 순으로 입장하며 무대 전면에 정렬되었다. 각국의 깃발은 전쟁 당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던 세계인의 연대를 상징하는 듯 장내에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6.25 전쟁 유엔참전국 국기입장식

6.25 전쟁 유엔참전국 국기입장식

"살아 있는 게 꿈이었던 시절"

행사 중간에는 6·25전쟁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었다. "그때는 모두가 저마다의 꿈을 품고 있던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꿈이 되어버렸던 시절이었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참전용사들의 실제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영상에 출연한 한 참전용사는 "산다는 것이 하루하루 기적이었다"며,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랐던 간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여성 간호병 출신 참가자는 "부상자들이 절단 수술을 받는 걸 보며, 한 사람이라도 더 건강하게 회복시키겠다는 사명으로 간호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참전용사들은 당시를 회상하며, "후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랐다"며, "내 마지막 꿈은 6·25전쟁의 교훈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것"이라는 간절한 당부도 남겼다. 영상이 끝난 뒤, 사회자는 "참전용사 여러분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그 헌신과 희생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다음으로, 공로패 수여식이 있었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6·25전쟁 제75주년을 맞아 신규로 등록된 참전 유공자 고(故) 김재철 님의 자녀 김진국 씨에게 직접 공로패를 수여했다.공로패 수여 이후 기념 촬영이 이어졌으며,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참전유공자 후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참전유공자 후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자유와 평화는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날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6·25전쟁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하며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김 부지사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눈부신 경제 발전은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수많은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은 오늘날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강조하며'참전 명예수당 2022년 26만 원에서 2025년 60만 원 인상', '코로나19 이후 보훈단체 해외 전적지 순례 지원 재개','국가유공자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복지의료공단과의 협약 체결' 등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보훈 정책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선열들이 물려주신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말하며, "전쟁의 미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날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다짐으로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기념사를 전하는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기념사를 전하는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김홍수 지부장, 영상으로 6·25전쟁의 전개 과정 설명
 

이어서 김홍수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도지부장이 영상으로 기념사를 전했다. 김 지부장은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하여 낙동강 전투, 인천상륙작전, 평양 탈환, 북진 작전까지 참전한 산증인으로서 전쟁의 생생한 현장과 참전 세대로서의 책임과 교훈을 전달했다.
 

기념사가 끝난 후 사회자는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다시 꺼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셨을 텐데,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신 김홍수 지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모인 참석자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고, 김 지부장은 경례로 이에 화답했다.

기념사를 전하는 김홍수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도지부장

기념사를 전하는 김홍수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도지부장

 
경기 소년소녀합창단, 평화와 희망을 노래하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 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위한 감동의 합창 공연을 선사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며 애국심을 고취하는 곡「오늘이소서」, 순수한 가사와 선율을 통해 평화롭고 희망찬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아름다운 세상」을 맑고 힘찬 목소리로 부른 아이들의 합창은 많은 참석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으며, 전쟁의 아픔과 희생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염원을 함께 나누었다.
 
이후 마지막 순서으로 전 참석자가 함께 '6·25의 노래' 1절을 제창하며, 전쟁의 아픔과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 소년소녀합창단의 기념공연

경기 소년소녀합창단의 기념공연

 
훈장을 가슴에 단 국가유공자, 기억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6·25 참전 국가유공자 어르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가슴 가득 훈장을 단 채 휠체어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은 "나는 이렇게 유공자로서 대우라도 받고 살아 있지만, 어떤 전우들은 시신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산산조각이 나서…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우리가 피 흘리며 지킨 나라인데, 이제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조차 잊혀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희생이 오늘의 밑거름이 됐는데, 그 옛날을 떠올리려 하지 않아요"라며, 전쟁의 기억과 참전 세대의 희생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2025년 호국보훈의 달,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께 더 많은 관심을
행사장을 나오던 길, 6·25참전유공자회 수원지회 소속의 한 어르신과 마주쳤다. 조용히 다가가 인사를 드리자, 어르신도 작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짧은 순간, 마음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도지부(팔달구 경수대로 438 현대하이엘 206호)와 수원시지회(권선구 호매실로 225, 호매실동 수원보훈회관 1층)가 모두 수원에 위치해 있음에도, 필자는 그동안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스스로 역사를 잘 안다고 자부했던 터라, 더욱 부끄러움이 컸다.

수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6·25전쟁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뿌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6·25전쟁 당시 수원은 핵심적인 전략적 요충지였다. 수원비행장이 있었던 수원은 서울과 중부 내륙을 잇는 관문이자, 치열한 격전의 현장이었다. 이로 인해 수원화성을 비롯한 도시는 큰 피해를 입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지금도 수원 곳곳에 남아 있는 전쟁 유적지와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의 숨결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살아 있는 역사다.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어제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해 밝은 내일을 피워내는 일.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작지만 의미 있는 보훈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호인님의 네임카드

625전쟁,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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