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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선율을 따라 걷다' 지난 7월 4일 오후, 영흥수목원 책마루에서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이 울려퍼졌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정원 속 쉼표, 음악의 선율을 따라 걷다'라는 제목으로, 자연 속에서 음악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특별한 시간을 시민들에게 선물했다.
식물원의 초록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이날 연주회는 첼로 4중주와 목관 5중주의 두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김재윤 해설사님의 진행으로 고전음악부터 영화음악까지 다채로운 음악이 연주로 책마루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첼로 4중주 익숙한 명곡들이 많았는데 제일 먼저 연주된 곡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였다. 연주가 시작되자, 책마루에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지며 모두가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4대의 첼로가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울림은 공간 전체를 감싸며 시민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이끌었다. 마치 음악을 틀어 놓은 듯한 생동감까지 전해지며 첼로 4중주이지만 풍성한 음률을 제공했다. 그다음 연주된 곡은 '멜로우 첼로 탱고'였는데, 연주 시작 전 해설사님이 탱고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해설자 김재윤님은 "탱고는 원래 하층민들의 춤에서 유래했으며 노동자들의 고통이 담겨 있다"라고 소개하며, 때문에 다소 무거운 단조의 곡이 많다고 덧붙이셨다. 단순히 음악만 듣는 것뿐만 아니라 해설까지 전해져 관객들이 음악의 배경을 이해하고 들을 수 있어 감상의 깊이를 더했다. 그 외에 결혼식에 자주 사용된 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캐논변주곡', 빠르고 경쾌한 선율의 '리베르탱고' 곡이 연주되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책마루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첼로의 중후한 음색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한낮의 더위를 잊게 했다. 첼로 4중주의 마지막 연주곡은 유명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였다.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해적들을 연상시키는 첼로의 묵직한 연주는 영화 음악과도 잘 어울렸으며 짧은 듯 끊어지는 듯한 소리는 영화가 절정으로 향하듯 긴장감을 자아내며 많은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목관 5중주 후반부에는 목관 5중주의 연주가 시작됐다. 첫 곡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로 부드럽고 맑은 목관의 소리가 홀에 가볍게 퍼져나가며 전체 분위기를 한층 더 경쾌하게 만들었다. '축배의 노래'의 원래 뜻은 '마시자, 축배에'라는 뜻으로 술과 향락을 권유하는 경쾌한 노래다. 그래서 인지 첼로 연주와 달리 조금 더 밝고 맑은 소리로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유명한 영화 곡도 연주되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곡은 영화 <미션>에서 나온 음악인 '가브리엘스 오보에'였다. 남자주인공이 원주민과 대치한 위기의 상황 속에서 오보에를 연주했던 곡으로 유명해졌는데 연주와 함께 그때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감동도 같이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우연히 공연을 찾은 한 시민은 "초등학생 딸과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음악 소리에 이끌려 들어왔다.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영통구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시민은 "수목원에서 이런 음악회가 열려서 반가웠다. 음악회는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한 기회지만 가까이 접할 수 있어 좋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수원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들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음악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공간을 무대로 삼아 찾아가는 공연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흥수목원 책마루홀을 가득 채운 시민들 영흥수목원은 단순히 식물 관람 산책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 행사로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거듭나며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현재 영흥수목원에서는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 특별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식목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정조의 조경가로서 면모를 살펴볼 수 있고 정조의 안식처였던 창덕궁 후원으로 떠나 볼 수 있는 영상과 정조가 사랑한 식물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또한 영흥수목원 내에 귀여운 수원이 캐릭터도 볼 수 있다.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이자 수원시의 마스코트인 '수원이'를 테마로 수목원 곳곳에 수원이를 만나 볼 수 있으며 수원이 캐릭터 상품들도 같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가든음악회는 무더위를 잊고 잠시 음악의 향연으로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수목원이라는 장소에서 식물 관람만이 아닌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악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 가든음악회는 오는 10월 31일 오후 2시, 일월수목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음악을 통해 사색의 계절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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