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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수원을 읽는 또 다른 시선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인문학강의 열려
2025-07-09 15:35:22최종 업데이트 : 2025-07-09 15:35:2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강의를 진행하는 서울대학교 김태은 교수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강의를 진행하는 서울대학교 김태은 교수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수원을 읽는 또 다른 시선들'이란 인문학강좌가 열리고 있다.
(사)화성연구회가 주관하고 수원학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이 강좌는 수원과 관련한 역사 문화적 인물들의 새로운 시각을 통해 수원지역의 위상과 역할, 당대 한국사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유익한 강좌다.

이번 강좌는 6월 17일 시작해 7월 29일까지 계속되며, 7번의 강좌와 2번의 현장 답사로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강의는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대학교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지식의 발달과 출판문화'라는 주제로 조선의 선비문화를 외국인의 시선으로 색다르게 해석해 수강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두 번째는 백승종 전 서강대 교수가 '수원 선비의 벗이자 스승 - 모제 김안국'을 강의했다. 세 번째는 '북촌 미술 기행'이란 주제로 황정수 미술사가와 북촌 주변을 답사했고 네 번째 강의인 '근대기 화가의 눈에 비친 경성과 수원'이란 주제의 강의도 진행했다. 

지난 8일 저녁 다섯 번째 강의는 서울대학교 김태은 교수가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장한종(1768-1815)은 규장각의 차비대령화원으로 1795년 윤2월에 있었던 정조대왕의 8일간 수원행차에 동행해 8폭 병풍과 원행을묘정리의궤를 제작하는데 참여했고 1810년 경 수원에서 목장을 관리하는 감목관으로 벼슬살이를 한 인물이다. 정조대왕와 더불어 순조 연간에 김홍도, 김득신, 이인문 등과 함께 활약했던 화가로 특히 어해도를 잘 그렸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어해도'란 물속을 배경으로 잉어, 송어, 쏘가리, 메기 등의 물고기, 게, 새우 등의 갑각류, 홍합, 전복 등의 조개류 등을 소재로 그린 것을 말한다. 물고기는 알을 많이 낳아 다산의 상징이며 밤에도 눈을 뜨고 있어 악한 것을 막아주는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폭포를 뛰어올라 용이 된다는 '등용문' 고사에서 유래한 잉어는 입신양명을 상징한다. 쏘가리는 벼슬, 게는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 새우와 조개는 부부의 해로와 화합,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하는 등 어해도의 소재는 길상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옛 그림이나 도자기 등을 감상할 때는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가 상징하는 것을 알아야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나비, 고양이, 패랭이꽃은 장수, 갈대와 기러기는 노후의 안락, 맨드라미, 닭은 입신출세, 오리, 백로는 한 번에 과거시험에 연달아 합격, 박쥐는 복, 다산을 상징한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는 사군자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후기의 어해도는 당대 감상자들의 현실적 소망과 염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그림이었다. 길상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림들은 수요자가 많았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많은 화가들이 길상적인 소재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할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어해병풍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어해병풍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어해병풍', '어해화첩'은 장한종의 대표적인 어해도이다. 장한종의 어해도는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생물을 실제 모습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병풍 형식을 어해도에 최초로 적용하기도 했다. 어해도의 배경으로 산수, 화조 등의 비중을 높여 이전 세대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화면구성을 창조해 이후 시기의 장준량, 조정규, 이한철 등의 화가들이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어해도를 창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해병풍'은 장한종의 사실주의적 화풍이 가장 잘 나타난 그림이다. 8폭 병풍으로 4폭은 계곡, 강 하구 등의 민물을 표현했고, 4폭은 바다와 해안가를 묘사했다. 화면 구성은 수중과 지상을 동시에 표현하고 여러 생물과 화조 배경을 어우러지게 그렸다. 암석, 나무 등의 세부 표현은 김홍도의 산수 표현과 유사하다고 한다.

장한종은 전통적인 소재를 익숙한 구성으로 배치하는 기존 어해도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이전에는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어종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새로운 그림으로 창작했다. '어해병풍'에는 66종 이상, '어해화첩'에는 22종 이상의 어종을 그리면서 물고기의 비늘을 세필을 이용해 자세히 표현하고 색상이 특징적인 어종은 채색을 해 도감을 보는 듯 생생하다. 실제 그림속의 물고기들은 우리나라 산천과 바다에서 관찰되는 것들로 화가의 뛰어난 관찰력을 엿볼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책가도 속의 어해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의, '장한종과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 어해도', 책가도 속의 어해도


장한종의 '어해병풍'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그림 자체의 장식성을 즐기는 동시에 평소에 접하기 힘든 산천과 바다의 풍경과 다양한 물고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오늘날 집안에 그림을 걸어놓는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6강은 7월 15일 김준형 부산교육대 교수의 '야담과 패설로 그린 조선후기 풍속, 장한종의 <어수신화>', △7강은 7월 19일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으로 답사, △8강은 7월 22일 한상언 한상언영화연구소의 '무성영화시절 배우 김연실', △9강은 7월 29일 한동민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장의 '수원 화가 홍득순과 그의 친구들' 강의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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