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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동에서 희망의 날개를 펼치다
환우분들의 변화된 모습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참으로 아름답다
2025-07-14 17:29:48최종 업데이트 : 2025-07-14 17:29:46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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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이발· 미용을 하는 모습
지난 10일, 오랜만에 만난 이·미용 봉사자들과 환우들이 휴게실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봉사자들이 가방에서 갖고 온 이·미용 기구를 꺼내고 민첩하게 미용 준비를 한다. 병실에서 열두 명이 왔다. 열두 명 중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본다. 장유유서가 몸에 밴 세대라 차례를 서로 양보하는 미덕이 값지다. 결국은 최고령자인 90세 어르신이 제일 먼저 미용을 하게 되었다. 원래 밝은 얼굴인 데다가 멋진 미용까지 하게 되어 "멋져요"라는 말이 여기저기 터져 나온다. 쑥스러운 표정이지만, 싱글벙글한 표정이 보기만 해도 좋다. 두번 째 고령인 87세 어르신도 "연신 고맙다. 뭐라도 대접하고 싶은데..."라며 연신 인사를 한다. 오랜 경력의 이·미용 봉사자들의 능숙한 솜씨로 달라진 모습을 보며 웃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입원 환자들의 특성상 외출해서 이·미용 하기가 쉽지 않다. 거동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업소가 인근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병원 측과 수원순복음교회가 협의하여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이미용 봉사를 하게 되었다. 3월부터 시작했으니 4개월째다. 이발·미용 봉사를 열심히 하는 봉사자들(가운데 인물이 이둘연 전도사)
이구동성으로 "이·미용을 해주어서 고맙다. 뭐라고 대접해야 할지.."라며 거듭거듭 고마움을 표한다. 소지하고 있는 손거울로 몇 번이고 쳐다본다. 삶의 애착이 묻어 나온다. 이·미용을 통하여 자존감이 상승하고, 삶에 대한 애정이 배가 된다면 섬기는 분들의 보람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이런 모습을 보며 희망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빅터 프랭클이 지은 <죽음의 수용소>에 나오는 내용이다. 소수만 출소하여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록은 사고의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매일 수용소에서 유리 칼로 면도를 하는 사람, 삶의 의미가 있었던 사람,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살아났다. 빅터 프랭클 자신은 강제수용소의 심리학에 대해 강연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후에는 출소하여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로 활동했다.
이날 미용하러 오신 이들은 비록 몸은 호스피스 병동과 포괄병동(간호사가 간병을 함)에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은 이들이다. 매일 세수하고 면도하고 있다. 이날 행사와 같이 머리를 다듬고 날마다 청결을 유지하면서 일일신우일신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병상에 누워있지만, 언젠가는 소망을 펼치고 싶은 꿈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음을 볼 수 있다.
『희망의 원리』 저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희망은 연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음미해야 할 경구이다. 주지하다시피 호스피스란 말기 암 환자 등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을 간호하는 의료시설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이는 말기 환자에게 육체적 고통을 줄이고 정신적으로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호스피스 전문 기관 병동 개설을 공식적으로 지정받은 한 병원
또한 "말벗이 되려고 노력하고, 심리 상담을 많이 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치료목적이 아닌 통증 완화가 목적이다."라고 말하며 "비록 병석에 있지만 인간존엄성을 지키려고 하고, 한이 맺히지 않게 사랑하고 용서하라. 마무리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 병동에는 갖가지 사연이 많다. 마무리 잘하도록 부탁드린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지난번에 호스피스 병동 개소식 때 오신 분들이 하나 같이 "여러분들은 천사다"라고 칭송을 하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 거론하는 3가지 테마가 있다. 즉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누구에게나 부딪치는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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