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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 싶었던 화성행궁의 모습이 공개된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화성행궁의 생활상 고증과 재현’ 학술 세미나 열려
2025-07-14 12:59:52최종 업데이트 : 2025-07-14 12:59:50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세미나 발표자와 고증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미나 발표자와 고증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89년 시작된 화성행궁 복원사업이 2024년 우화관, 별주 복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35년 만에 행궁 건물 복원이 완료됐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119년 만이다. 하지만 아직도 숙제가 있다. 복원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 있다. 이제는 건물 내부의 진정한 모습도 찾아야 한다. 이와 관련한 세미나가 '화성행궁의 생활상 고증과 재현'이라는 제목으로 10일(목) 수원화성박물관 강당(팔달구 창룡대로 21)에서 열렸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선희 교수(중앙대 교양대학)는 '도시와 함께 성장한 화성행궁'이라는 제목으로 화성행궁의 변화와 이중적 기능에 관해 설명했다. 화성행궁의 변화를 5단계로 구분했는데, 1단계는 수원신읍 조성기(1789~1790년), 2단계 유수부 승격(1793년), 3단계 을묘원행과 봉수당 진찬례(1794~1795년), 5단계는 정조 사후(1801년)로 했다. 

  "지금 화성행궁은 많은 건물이 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시간에 따라 화성행궁에 새 건물이 세워지고 변화를 거듭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화성 행동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비교했다. "시간과 공간이 씨실과 날줄처럼 엮여 짜인 화성행궁"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화성행궁의 변화를 5단계로 구분해 설명한다.

화성행궁의 변화를 5단계로 구분해 설명한다.


  화성행궁은 임금 처소이면서, 수원 백성을 위한 관아다. 이렇듯 화성행궁은 이중적 기능으로 공존해 왔다. 현재 마주하고 있는 모습도 역사적 변화 속에서 쓰임새가 다채롭게 변화해 온 공간이다. 

  이연노 건축구조실장(건축문헌고고스튜디오)은 을묘원행에 동행한 홍용한의 <화성행행일기> 중에 '안내하는 사람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잘못 인도하여 이리저리 빙 돌았는데, 무릇 몇백 칸이나 되었다. 모두 처마 밑이나 마루로 연결되어 있어 한 자 한 치도 흙을 밟지 않았다.'라는 내용을 인용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화성성역의궤》는 화성 건축물을 복원하는 데 유용했지만, 행궁에 있어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라고 했다. 이유는 《화성성역의궤》 부편에 1794년 이전에 만들어진 행궁 건축물 기록을 생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행궁 건물은 세세하게 옛 모습을 복원하기 어려웠다. 

화성행궁은 유여택부터 낙남헌까지 복도와 난간으로 내부가 다 연결된 구조다.

화성행궁은 유여택부터 낙남헌까지 복도와 난간으로 내부가 다 연결된 구조다.


  다행히 일제강점기에 반출됐던 고문서들을 2011년에 환수했다. 이때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온 고문서 《화성지》가 있다. 이 책은 1831년 수원유수(1831년 2월~1832년 1월)를 지낸 박기수가 지었다. 여기에 화성행궁의 건축물이 기록되어 있다. '곡통, 직통, 연건'이라는 건물 연결 방식이 있다. 이를 근거로 화성행궁 옛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자료에 맞게 복원이 되면 건물들이 복도처럼 내부가 전부 연결된다. 그렇다면 1795년 행사 때 홍용한의 말처럼 '한 자 한 치도 땅을 밟지 않고' 행궁 전체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이승연 건축고고실장(건축문헌고고스튜디오)은 '땅을 열어 확인한 화성행궁의 흔적'이라는 제목 아래 발굴 이야기를 풀어냈다. 먼저 "주요 건물이 사라지고, 기단만 보고 행궁 시설물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화성전도 등의 그림과 문헌, 기타 학교 졸업 사진까지 의존하면서 복원한다. 다양한 자료 등을 근거로 건물 위치와 형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라고 했다. 

화성행궁 발굴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자료 등을 근거로 건물 위치와 형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화성행궁 발굴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자료 등을 근거로 건물 위치와 형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마지막 복원에서 화성행궁 물길을 찾았다. 낙남헌 연못과 별주 연못 형태와 크기 등을 배수로를 근거로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행궁 과거 흔적도 다양하게 만났다. 즉 행궁은 일제강점기에 자혜의원, 경찰서 등으로 사용하면서 제 기능을 잃었다. 발굴 작업 중에 나온 근대 유물이 증명한다. 이런 과정과 유물을 우화관과 별주에 정리해 놓아 시민과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화성행궁은 건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공간 전체가 하나의 동선으로 통합된다. 여기에 맞게 관람 동선도 바꿀 계획이다. 화성행궁에 배치할 가구의 복원 계획도 있다. 추정이 어려운 유물도 합리적 추론을 통해 보완한다. 역사 속 인물의 옷도 갖춘다. 정조와 혜경궁 홍씨는 물론 상궁들의 조선 시대 복식을 보게 된다. 

  이번 학술 세미나는 복원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즉 외형 복원이 아니라, 화성행궁 건물 내부 모습을 체계적으로 복원한다. 오선화 문화유산복원과장(수원시화성사업소)은 "화성 행궁 유여택부터 낙남헌까지 복도와 난간으로 내부가 다 연결된 구조다. 이런 비밀을 알게 되니까 이젠 단순히 활용 계획에 멈춰서는 안 된다. 화성행궁 내부 공간까지도 온전하게 회복하고 특별한 관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다.

오선화 문화유산복원과장이 화성행궁의 진정한 모습을 확인했으니, 온전하게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오선화 문화유산복원과장이 화성행궁의 진정한 모습을 확인했으니, 온전하게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상상만 해도 설렌다. 학술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과거 화성행궁 모습이 재현된다. 왕실의 특별한 행차에 따른 화성행궁의 생활상을 고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재현한 화성행궁 내부 모습을 공개한다. 이날 화성행궁 2단계 복원 완료에 맞춘 관람 동선을 담은 '수원 화성행궁 스토리텔링 안내책'도 공개됐다. 고증에는 건축사, 복식사, 공예사 등 분야별 전문가 11명이 참여했다. (주)나무건축사사무소가 현장 조사와 3D 구현을 했고, 김인수 시나리오 작가가 스토리텔링 안내책을 제작했다. 화성행궁 가치와 의미가 널리 퍼지고,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진다. 변화될 화성행궁의 모습을 한발 앞서서 본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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