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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의 가치” – 수원마을학 첫 강의 열려
공동체의 의미와 리더십, 다양성과 협력에 대해 고찰한 의미 있는 시작
2025-07-18 14:26:40최종 업데이트 : 2025-07-18 14:26:36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호인
공동체 내 다양성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경아 강사

공동체 내 다양성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경아 강사


7월 16일 수요일 오전, 팔달구 선경도서관 대강당에서 「수원마을학」의 첫 번째 강의가 열렸다. 수원시정연구원이 주최하고 마을살이사회적협동조합과 선경도서관이 함께 운영하는 수원마을학은 수원의 마을공동체와 마을만들기 활동을 통해 시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7월 16일부터 10월 1일까지 총 11회의 강의와 사례탐방, 실습 과정이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며,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교육을 통해 시민 스스로 마을의 주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의미와 중요성
고경아 강사는 강의 서두에서 "개인과 공동체는 구성의 속성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개인은 나이, 성별, 생년월일, 신체 정보, 성격, 감정 등 고유하고 개별적인 특성으로 구분되지만, 공동체는 역할, 규범, 지위, 규모, 움직임 그리고 다양성 같은 구조적이고 집합적인 속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역할이 달라지고, 기준과 규범이 생기며, 그 안에서 서열과 위치가 형성된다"며, 공동체는 단순한 사람의 집합이 아니라 조직적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집단임을 설명했다.

이어 고 강사는 "현대 도시에서는 오히려 마을공동체가 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도시 속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같은 공간에 살아도 서로를 알지 못하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사례로, 수원에서 과거 추진했던 생태교통 프로젝트와 쌀 브랜드화 실패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한 달간 자동차 없이 생활하자는 생태교통 행사에 대해 일부 주민이 "왜 우리 동네에 차를 못 쓰게 하느냐"고 항의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공동체 구성원 간 소통 부재가 정책 참여와 실행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경아 강사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마을공동체의 회복과 재구성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임을 강조했다.

다양성의 장점과 과제
이어서 고경아 전 과장은 마을공동체가 마주하는 다양성의 양면성을 조명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다. 사람마다 나이, 성별, 생활 방식과 시간이 달라 충분한 소통과 이해가 쉽지 않고, 때로는 공동의 목표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공동체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집단 간 파벌이나 갈등은 공동체 활동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고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공동체의 성과를 높이는 열쇠 역시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함께하면 서로 중복되지 않은 정보와 풍부한 관점을 제공해 더욱 창의적이고 폭넓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 전 과장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비슷한 생각과 정보만 나오지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할수록 문제해결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 전 과장은 다양성이 가진 문제점과 장점을 균형 있게 이해하고, 감정적 소통과 이성적 소통을 적절히 병행하면서 공동체성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포용하는 마을공동체가 장기적으로 더욱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 내 리더십과 수평적 팀워크
강의 후반부에서 고 전 과장은마을공동체 내에서 필요한 리더십과 수평적 팀워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먼저 기존의 리더십 형태를 '조정 경기형'으로 비유했다. 이 방식은 오직 한 명의 리더가 앞을 보고 나아가며 나머지 구성원들은 그 리더의 지시에만 따라 움직이는 형태다. 이 구조는 빠르고 효율적이긴 하지만 구성원들이 리더만 바라보고, 공동체 안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새롭게 제시한 리더십 형태는 '래프팅형'이다. 래프팅 보트에서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급류를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각 구성원은 저마다 역할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간다. 고 전 과장은 "마을공동체에 적합한 리더십은 래프팅형"이라며 "모두가 리더이자 참여자이며 동행자인 구조"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라는 수평적 조직 사례를 통해,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팀워크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 오케스트라에는 지휘자가 따로 없으며, 연주자들이 함께 토론하고 협의해 연주의 방향을 결정한다. 구성원들은 권한과 역할을 서로 명확히 하고, 필요에 따라 리더 역할을 돌아가면서 맡는다. 고 전 과장은 이 사례를 들어 "권한은 실제 일을 하는 실무자에게 나누어주고,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는 수평적 팀워크가 필요하다"며,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경청과 말하기를 배우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평적 팀워크와 리더십이야말로 공동체를 살아있게 하고,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의식을 가지며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로 나아가는 핵심이라고 고 전 과장은 결론지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
고경아 전 과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이 법안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로, 조만간 전체 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지자체마다 정책 지속성이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법 제정만으로는 마을공동체가 저절로 활성화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원시에서 작년에 '마을만들기 지원 조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사례를 들며, 기본법이 만들어져도 실제 공동체 현장의 실천과 참여 없이는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건 법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어 가느냐 하는 실천"이라며, 마을 공동체의 진정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실질적인 활동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가 마을활동을 통해 느낀 감정에 대해 나누고 있다.

한 참가자가 마을활동을 통해 느낀 감정에 대해 나누고 있다.


감정카드를 통한 '공동체의 마음' 나누기
강의 중간중간 참여자들은 각자 '감정카드'를 뽑고, 그에 담긴 단어를 통해 '마을 내지는 공동체 하면 떠오르는 점'과 '자신이 공동체에 기대하는 점'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모두 모여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던 모습 ", "평화롭던 날의 회상", "골목길에서 공차던 모습"등과 "지역 사람들과 유대감을 갖기", "배려하고 공감 하기",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기"같은 진솔한 소망을 공유하며 공동체적 유대감을 체감하였다.

한 참여자는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목표와 꿈이 있어야 한다"며, 공동체 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의미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라 밝힌 또 다른 참여자는 "처음 마을 안에 모임을 인큐베이팅하는 사업을 맡았는데 서로 어울려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고,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가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 고 밝혔다. 
 
지역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가 의미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며 뽑은 '중요하게 여겨짐'카드

지역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가 의미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며 뽑은 '중요하게 여겨짐'카드


혼자보다 함께, 시민이 주도하는 공동체를 위하여
강의가 끝난 후, 한 참여자와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그는 "그동안 주민 제안 공모사업 등을 통해 공동체 활동을 실전 위주로만 해오다 보니,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수원마을학 강의에 참여하게 됐다"고 참가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마을 활동이 그저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4년 차에 접어들며 사람 간의 갈등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절감하게 됐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나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공동체를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강의에서 수원의 역사와 공동체의 의미를 함께 풀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며, "수원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고, 앞으로 이어질 강의에서 어떤 배움과 변화가 있을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5 수원마을학 첫 강의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시민 각자가 '마을을 이루는 주체'임을 자각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공동체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게 구성원들이 함께 가꾸어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다양성이 주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모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때 마을이 비로소 살아 숨 쉬게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혼자 하면 상상이지만, 함께하면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이번 수원마을학이 시민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호인님의 네임카드

수원마을학, 지역공동체, 선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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