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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활을 잡다
경기공유학교와 함께하는 수원양궁장 체험 수업
2025-08-01 15:10:13최종 업데이트 : 2025-08-01 15:10: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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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실내에서 양궁 이론 교육을 듣고 있는 학생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수원양궁장) 방학이 시작되자 수원 시 장안구 율전동에 있는 수원양궁장에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양궁 국가대표도 아닌, 체육 수업도 아닌, 한 손엔 활을 들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학생들이 모여든 것이다. 경기공유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양궁 체험 수업은 초등학생, 중학생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선물하고 있다. 수원양궁장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공공 양궁장이다. 넓은 잔디와 정돈된 표적판, 그늘막 아래 마련된 관람석은 마치 국가대표 전지훈련장처럼 잘 갖춰져 있다. 한쪽에는 개인 장비를 보관하는 실내 공간도 있어,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이 공간은 학생들에게 익숙한 운동장이 아닌, 새로운 세계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총 8차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4차시가 진행된 상태다. 수업이 열리는 날이면 학생들은 교복 대신 운동화를 신고 활을 잡는다. 아직 중반을 향해 가는 중이지만, 활쏘기를 처음 접한 이들의 몸짓은 이미 제법 진지하다. 남은 수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뒤늦게 참여한 학생도 강사의 일대일 지도 속에서 기본기부터 차근히 따라가고 있다. 권선동에 거주하는 양준성(초6) 학생은 "처음부터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무리 없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수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장점이 있다. 수원시양궁장에 있는 활과 화살 조준, 당기기, 멈추기 처음에는 이론과 기본 자세부터 시작했다. 양궁의 역사, 장비 종류, 안전수칙 등을 배우며 종목에 대한 기초를 쌓았다. 이어진 실습에서는 다양한 양궁을 활용해 가볍게 슈팅을 시도했다. 이때 강사들은 시선 처리, 무릎 굽히기, 양손 위치 등 세세한 동작 하나하나를 일대일로 확인하며 지도했다. "활을 당긴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업 중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한 말이다. 습관처럼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정확한 감각과 집중이 요구되는 과정이었다.
학생들은 활을 쏘는 것이 단순한 힘의 싸움이 아니라는 걸 금세 깨달았다. 한 중학생은 "팔 힘만 쓰는 줄 알았는데 몸 전체 균형이 중요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표적에 맞았을 때 너무 짜릿하다. 그냥 놀이가 아니라 진짜 경기 같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런 반응은 단지 새로운 활동을 체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기 신체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이어진다. 수원양궁장의 실외 전경 지역 안에서 배우는 학교 밖 배움 경기공유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육협력 정책 중 하나로, 지역 자원을 교육과정과 연결해 학생들의 배움터를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한 체험학습이 아니라, 지역 전문가와 인프라를 활용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지속적인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지역과 학교가 함께 교육의 주체가 되는 모델로, 지역 기반 마을교육공동체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진로 탐색의 기회가 되며, 학교에는 다양한 수업 구성의 기반이 된다. 양궁 수업 역시 이런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경기공유학교는 수원시 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정규교육과정 바깥에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교육을 기획한다. 체육, 미디어리터러시, 양궁 등 학생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반영한 수업들이 매년 마련됐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걸 동네에서 배우는 재미가 있어요"라는 한 학생의 말처럼, 이곳에서의 수업은 '교실 밖 배움'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현재까지는 10미터 거리에서 활을 쏘고 있지만, 향후에는 더 긴 거리와 다양한 장비로도 실습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활을 쏠 때마다 소리 없이 날아가는 화살은, 그들이 집중하고 성장하는 모습 그 자체다. 앞으로 남은 수업 속에서 누군가는 정확하게 표적을 맞힐 것이고, 누군가는 양궁의 매력을 마음 깊이 새길 것이다. 양궁장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라, 학생들이 몸을 쓰며 마음을 다잡는 체험의 장이 되고 있다. 수업은 이제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활시위를 당긴 이들의 표정처럼, 앞으로 펼쳐질 장면들도 팽팽한 긴장감과 기대 속에 있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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