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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노인들 피서(避暑)는 어떻게 보낼까?
수원시 무더위쉼터 510곳, 밤밭노인복지관 방문기
2025-08-06 15:35:56최종 업데이트 : 2025-08-06 15:35:54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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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무더위쉼터 밤밭노인복지관 전경
노인들은 자식들을 따라 피서를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지낸다. 집 나가면 고생이란 속담도 있긴 하지만 집에만 있다고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아니다.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 선풍기하나로 여름을 나는 집들은 마냥 집에만 있는 것도 고역이다. 창문을 열어놓고 선풍기를 돌리면 시원히 기는커녕 햇볕에 달궈진 더운 열기가 집안으로 들어와 더운 바람만 불어댄다.
에어컨이 있는 집들도 노인들은 전기세가 겁이 나 마음 놓고 틀지도 못한다. 그러다 보니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곳을 찾아다니며 피서를 한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서하는 방법도 취향에 따라 다르다. 어떤 노인들은 지인들과 함께 전철여행을 하거나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휴게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도 있고 경로당이나 복지관을 단골로 다니는 노인들도 있다고 한다
경로당에 가면 화투놀이로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까지 먹고 하루를 보내고, 복지관에 가면 영양사가 만든 점심(4천 원)을 먹을 수 있고, 장기나 바둑, 당구 등 오락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수원시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인 밤밭노인복지관을 방문해 노인들의 피서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밤밭노인복지관을 가다 보면 복지관과 연계된 청개구리공원 연못에는 하얀 연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고 분수대가 뿜어 올리는 물줄기의 포말이 복지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한결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해보이는 분수대에서 뿜어올리는 물줄기 밤밭노인복지관 2층에는 장기와 바둑실이고 3층에는 당구장이다. 장기와 바둑실에 들어서니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노인들은 더위를 잊은 채 장기와 바둑을 두느라 고 여념이 없다.
장기는 춘추전국시대 한(漢) 나라와 초(楚) 나라 간에 전쟁놀이 오락이다. 옛날에는 여름철에 더위를 피해 정자나무 그늘이나 참외막에서 서민들이 즐겨 놀던 오락이다. 장기는 두는 사람이나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흥미가 진진한 오락이다. 한나라 군사가 초나라를 공격하고있는 모습 장기를 두는 사람은 자기 말이 죽는 줄도 모르고 상대방의 말을 잡을 생각만 하니 뒷전에서 구경하든 사람들이 자연 훈수를 하게 된다. 내기장기에 훈수를 하다 보면 사달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장기 훈수는 뺨을 맞아가며 한다'는 속담도 있다.
바둑은 중국에서 들어와 조선시대 양반계층이나 선비 같은 상류층들이 즐기던 오락이었다. 바둑은 흙돌(黑石)과 백돌(白石))이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면서 집(영역))을 많이 찾아 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공격과 방어로 상대방을 포위해 사석(死石)을 만들고 집을 확보하는 전략과 집중력이 필요한 두뇌게임이다. 지금은 남녀노소가 다 같이 즐기는 대중오락이다. 손가락에 낀 백을 어디에놓아야 흙을 잡을 수 있을까
3층 당구장에 둘러보니 당구대 3대 중 한 대는 포켓볼이다. 포켓볼은 여성 2명과 남성 2명이 게임을 하고 있다. 당구는 홍구(紅球)와 백구(白球)를 맞춰 점수를 계산하는 게임인데 자기 점수(초보 30점 100점 200점 최고점수 1000점)를 먼저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으로 각도를 재는 기하학(機荷學)과 공을 치는 타력(打力)인 역학(力學)을 이용한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이다. 당구는 전신운동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노인들에게 적합한 운동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오락이다. 어느공을 맞춰야 포켓에 넣을지 생각중이다
참고로 당구(撞球)는 우리 역사에 애환(哀患)이 서려있는 오락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창덕궁에 유폐된 순종황제는 삶 자체가 고역이라 이렇다 할 즐거움이라는 게 없었다. 서양 궁중에서 왕족들이 당구를 치며 소일한다는 소문을 듣고 1912년 3월 일본에서 당구대 2대를 수입 창덕궁 인정전(仁政殿)에 설치 순종황제가 궁중사람들과 당구를 치며 망국(亡國)의 한(恨)을 달래던 오락이었다.
그 후 부왕인 고종도 덕수궁 덕흥전(德興殿)에 당구대 2대를 설치 당구로 한(恨) 많은 세월을 보냈다. 해방 후 도시에 당구장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대중오락이 되었다.
장기와 바둑, 당구는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노인들에게 권장하는 오락이기도 하다. 필자도 젊은 시절 취미로 장기, 바둑(6급), 당구 (250점)를 배웠더니 지금은 각각의 취미를 갖은 지인들과 어울려 이따금 오락을 즐긴다.
율천동에 사는 남 모(85)씨를 만나 무더위를 어떻게 보내는지 물어봤다. "복지관에서 지인들과 차(커피 500원, 냉커피 1,000원)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장기실에 가면 에어컨 바람이 시원해 장기를 두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낸다"라고 한다". 바둑과 당구는 배우지 못했다면서 "옛날에 부채하나로 여름을 나던 시절에서 에어컨으로 여름을 나는 시절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한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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