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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맛 ‘나각망월’을 담다... 로컬 주류와 매산양조장 이야기
'수원 상징 먹거리' 나각망월 그리고 매산양조장
2025-08-12 11:12:59최종 업데이트 : 2025-08-12 11:44:23 작성자 : 시민기자 임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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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상징 먹거리로 지정된 '나각망월' 수원시는 지난해 관광기념품 활성화를 위해 <2024년 수원시 관광기념품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이 시기에 수원 상징 먹거리로 지정된 상품은 ▲나각망월(매산양조장) ▲쌀로 만든 건강한 쿠키(인영꿈터 장애인보호작업장 쿠키) ▲수원화성빵(수원화성 모티브 빵) ▲팔달샌드(팔달제과 쿠키)이다. 이중 '나각망월'은 수원시 매산동에 있는 매산양조장에서 제작된 막걸리이다. 수원 8경에서 막걸리 이름이 유래되었고 '동북공심돈 위로 뜨는 달맞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각망월'을 판매하는 매산술집. 이곳은 나각망월을 제조하는 매산양조장과 한 건물에 위치해 있다. 지난 7일 '나각망월' 막걸리 취재를 위해 수원 로데오 거리로 향했다. 나각망월을 제조하는 '매산양조장(5층)'과 판매 장소인 '매산술집(4층)'이 한 건물에 위치해있다. 매산술집에서는 나각망월을 비롯한 다양한 주류와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진열장 속 노란 병의 나각망월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먼저 나각망월 막걸리를 소개하고 위층으로 올라가 매산양조장을 보여주었다. 과거에 사용하던 매산양조장 간판과 역대 대표들의 사진. 김윤환 대표가 가운데 서 있다. 6.25전쟁 당시 김윤환 대표의 증조할아버지가 피난하며 들고 왔던 장. 쌀을 실어가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왼쪽은 김종준 증조할아버지이고, 오른쪽은 2대 대표인 할아버지입니다. 양조장이 어떻게 시작되었냐면... 황해도가 고향인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쌀 누룩의 기술을 가지고 계셨어요. 6·25전쟁 발발 이후 피난하시며 '금은보화는 필요 없으니 쌀을 실어가자'라며 장을 가지고 피난하셨습니다. (장 문을 열며) 장 안쪽에 구멍이 나 있는데 이게 총탄 자국이에요. 이 구멍으로 쌀이 흘러나갔다고 하더라고요." 양조장 설립 당시 이름은 '역전양조장'이었으나, 수원에만 9개의 양조장이 생기고 판매 구역 설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매산양조장의 2대 대표가 양조장의 수익을 사회복지에 투자했으며, 당시에 해외 입양아동 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윤환 대표 역시 양조장 수익을 통해 사회복지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양조장이 통폐합되고 합동 양조장 주인이 몇 번 바뀐 뒤로 2000년대에 사라졌지만, 매산양조장의 초대 대표의 손자인 김윤환 대표가 2023년 재건하게 되었다고 한다. 매산양조장 옛 간판 김윤환 대표는 매산양조장에서 술을 빚는 과정을 소개했다. 우선, 쌀을 짜고 갈아서 넣는다. 알코올 도수, pH, 당도, 산미를 검사하고, 술을 거른 후 남은 찌꺼기를 짜낸다. 만들어진 술을 분리하고, 포장 공간으로 술을 전입한다. 이후 막걸리를 출하한다. 김 대표는 연무동에 있었던 매산양조장을 최초 설립 부지였던 수원역 로데오 거리로 옮겼다. 현재 술 빚는 과정을 혼자 맡고 있다. 여러 일정 문제로 선택과 집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이 과정을 체계화시켰고 막걸리를 만드는 데 집중하며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는 최근 만든 막걸리 원액을 컵에 따라 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나각망월은 벽향주라는 술을 베이스로 채택했다. 벽향주는 맑고 향기로운 술을 말하며 두 번 빚는 제조법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실제 시음해보니 막걸리에선 과일 향이 스쳤고 마지막에는 막걸리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시음 후 4층 매산술집으로 이동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윤환 대표의 인터뷰 모습 Q. 매산양조장과 '나각망월'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매산양조장은 1958년에 시작되어 '수원에서 수원 사람이 수원 쌀로'라는 슬로건을 갖고 로컬 양조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매산양조장에서 만들고 있는 '수원 8경' 시리즈는 수원의 시각적인 경치를 미각으로 치환한다는 시리즈 철학을 담고 있고요. '나각망월'은 동북공심돈 위에 떠 있는 보름달이라는 2경을 따라, 보름달의 따뜻함과 조화로움을 담아 포근한 질감으로 표현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당도와 산미 밸런스 조화로움을 표현한 벽향주 베이스의 탁주입니다.
Q. 수원 8경 시리즈 '나각망월'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8개의 풍경 중 나각망월을 먼저 출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수원 8경 시리즈를 고른 이유부터 설명해 드리면 저는 술이 관광 산업에서 로컬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생산부터 최종 서비스까지 다 들어가는 제품이거든요. 쌀도 수원에서, 제조도 수원에서, 판매도 수원에서 서비스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수원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선택받기 위해서는 특색있는 로컬 제품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각망월의 맛 디자인을 먼저 생각한 이유는 수원 8경 중 가장 이벤트가 많았던 경치이기 때문이죠.
Q. 수원시 먹거리로 나각망월이 지정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A. 원래 하려던 생각을 인정받은 느낌이라 뿌듯했어요. 틀리지 않았구나. (웃음) 그런데 조금만 더 빨리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현재에는 매산술집도 운영하고 술도 빚어야 해서 양조장의 다채로운 이벤트를 당분간 어려울 것 같아요. 다음 시리즈도 나오고 그러면 새로운 이벤트를 열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각망월' 막걸리 Q. 앞으로 수원시 먹거리 나각망월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으신가요? A. 나각망월이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 먹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일반 주류를 먹다가 프리미엄이나 새로운 전통주를 시도해 보셨을 때 나각망월이 처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거든요. 아직도 그 마음을 변치 않고 있고요. '왜 이렇게 막걸리가 비싸?' 하는 생각을 깨줄 수 있는 주류였으면 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수원 시민이나 방문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 질문이 가장 어렵네요(웃음)…. "수원에서 맛있는 거 뭐야? 뭐 먹어야 해? 뭐 사야 해?" 했을 때 사실 갈비통닭 말고는 없었어요. 수원 여행지로 생각했을 때 수원화성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만큼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거든요. 여행지나 관광지로서 더 다채로운 것들이 키워져야 하고, 이벤트도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매산양조장 시설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막걸리 박물관을 만들고 원데이클래스도 진행하는 등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매산술집에서 만날 수 있는 '나각망월'과 김윤환 대표의 모습 김윤환 대표는 수원 8경 시리즈를 통해 일제가 왜곡시킨 수원 8경의 이름을 바로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제대로 된 이름의 수원 8경 시리즈를 만들고 잘못된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와인, 위스키는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전통주를 신기해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술집에서 전통주를 팔아도 신기하지 않은 때가 오면 좋겠다는 김윤환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수원을, 전통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현재 막걸리 '나각망월'은 매산술집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이후 공급처를 늘릴 생각이라고 전했다. 수원 막걸리 '나각망월'은 오는 9월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 음식문화축제'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하나의 관광지가 될 매산양조장과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을 나각망월을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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