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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공연단, 광복 8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향화’성황리에 개막
독립운동가 김향화 열사의 삶, 무대 위에서 다시 피어나다
2025-09-07 14:32:32최종 업데이트 : 2025-09-08 17:25:27 작성자 : 시민기자   이난희

 

포토존에 붙은 '향화' 홍보 포스터

포토존에 붙은 '향화' 홍보 포스터

 

무대 위로 소환된 이름 없는 영웅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립공연단이 마련한 특별기획 창작 뮤지컬 '향화'가 9월 5일 수원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예매 개시 직후 매진을 기록한 객석은 공연 시작 전부터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찼다. 막이 오르자 무대 위에는 수원의 대표 여성 독립운동가 김향화 열사의 삶이 되살아났고, 170분간 이어진 드라마틱한 서사는 관객의 숨결마저 붙들어 두었다.

 

'향화'는 3·1운동 당시 수원기생조합을 이끌며 항일운동 최전선에 섰던 김향화 열사를 중심에 두었다. 그녀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 이름 없이 싸운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용기를 무대 위에 담아냈다.

 

긴장과 감동이 교차한 무대

무대 연출은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교차시켰다. 기생의 삶을 상징하는 화려한 공간과, 일제의 탄압을 은유하는 차갑고 어두운 장치가 번갈아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2막 후반부, 향화가 감옥에서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소리없는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웅장한 합창과 타악기의 리듬이 터져 나올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잔잔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눈부신 군무와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무대는 "대한독립 만세"라는 외침을 단순한 역사적 구호가 아닌 현재의 목소리로 재현해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67세 관객 전경자 씨는 "김향화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됐다. 단순히 역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통해 시대정신을 되살려낸 점이 인상 깊었다. 몇 차례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18세 박민서 군 역시 "학교에서 배우던 독립운동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 또래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이 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공연의 마지막 순간,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무대 전면에 나와 인사할 때마다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그 순간 공연장은 단순한 문화 공간을 넘어,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하나 되는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 되었다.

 

 

커튼콜을 받고 배우들이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커튼콜을 받고 배우들이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창작진의 열정과 예술적 도전,  나의 이름은 그리고 우리의 이름은...

이번 작품은 권호성 연출, 양승환 음악감독, 우현영 안무가 등 실력파 창작진이 합심해 완성했다. 제작진은 "김향화 열사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이번 무대를 통해 그녀의 이름이 다시 불리기를 바랐다"며 "예술로 기억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매회 좌석 매진으로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로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매회 좌석 매진으로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로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연출진은 수원의 상징적 공간인 장안문, 방화수류정, 연무대 등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영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는 수원 시민에게 더욱 친숙하고 가슴 깊이 와닿는 장치가 되었다.

 

광복 80주년, 현재와 미래를 잇다

다른 한 관람객은 "이번 공연은 단순한 기념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질문을 받은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재공연과 지역 학교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역사와 예술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수원시립예술단 이용주 사무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기생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넘어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향화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은, 이름 없는 영웅들을 무대화하는 공공기관의 사명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수원의 역사적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려 새로운 질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립예술단 김용주 사무국장이 예술 분야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하여 강조해 설명해 주고 있다.

수원시립예술단 이용주 사무국장이 예술 분야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하여 강조해 설명해 주고 있다.

 

수원, 그리고 예술의 힘

수원문인협회 고문 김훈동 씨는 공연 전 "SK아트리움이라는 공간이 수원의 대표적 공연장이 된 데는 많은 문화인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공연장 네이밍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이번 공연이 단순한 무대를 넘어 수원의 문화사적 의미를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전 수원 예총 회장이며 수원 문협 김훈동 고문이 지인들과 함께 공연 관람 후 기념사진을 남겼다.

전 수원 예총 회장이며 수원 문협 김훈동 고문이 지인들과 함께 공연 관람 후 기념사진을 남겼다.

 

총 4회로 진행된 '향화'는 이미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무대 위에서 다시 피어난 김향화 열사의 이름은, 관객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각인될 것이다. 공연장을 나선 한 관객의 말이 이를 대변했다. 
 

"그녀의 이름을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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