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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누리는 고궁의 정취, 화성행궁 야간개장
'주민 배우와 함께 하는 고궁산책' 프로그램... 오는 11월 1일까지 열려
2025-09-08 10:48:00최종 업데이트 : 2025-09-08 17:32:16 작성자 : 시민기자 박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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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 정문 신풍루
![]()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진 태평성대
복사꽃은 예로부터 효를 상징하는 꽃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리지만 우리 조상들은 복사꽃을 부모님께 받쳤다고 한다. 그래서 정조의 명에 의해 세워진 세계유산 수원화성, 그 속에 화성행궁이 있는 효원의 도시 수원! 그 시민은 정조의 효심을 이어받아 어둠에 밝게 빛나는 복사꽃을 하나씩 들고 화성행궁 앞에 모인 것이다. 여민동락! 성군으로 알려진 정조는 효심이 깊은 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효심을 상징한 복사꽃이 오늘 화성행궁에서 진행하는 「수원화성 태평성대」프로그램 중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의 행궁 입장권인 것이다.
효의 상징 '복사꽃' 2025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는 수원문화재단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네스코독일위원회, 독일 핸켈재단과 국가유산청, 수원특례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기획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문화유산의 외형적 가치에 무게 중심을 두고 보존에만 신경 쓰다 보니 일반 시민이나 대중이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가진 수원 화성 주변 사람들은 개발 제한 등 불편과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수원시는 세계 유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주민들과 상생하고, 화성행궁을 활기있고 즐거운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였다.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관점도 전환하여 외형적 가치는 소중히 보존하되 그 내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문화 유산이 시민들의 삶 속에서 녹아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하고자 하였다. 화성행궁의 별주, 우화관이 2024년 복원이 완료되자 주민들과 함께 화성행궁이 활기있고 즐거운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2025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도 주민과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혜경궁 궁중다과' 체험과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산책'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혜경궁 궁중다과 체험'은 진찬연 음식이 수록되어 있는 『원행을묘정리의궤』의 내용을 기반으로 관람객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1인 1궁중다과상 체험 프로그램이다. 또 하나는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인데 본 프로그램은 조선 최대의 국왕 행차가 있었던 1795년 화성행궁 당시의 모습을 주민 배우와 이야기꾼의 안내를 받으며 행궁 곳곳을 다녀보는 고궁 투어 프로그램이다. 화성행궁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정조시대 이야기를 생생한 연극과 신명나는 해설로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이야기꾼의 상황극
이날 고궁 투어는 이임성 마을해설사의 진행으로 정조가 마을 백성들에게 죽을 끓여 나누어 주던 구수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때로는 관람객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등장하기도 하고, 관람객 모두가 역사의 현장에 백성이 되어 함께 어우러지기도 하였다. 중학생인 신유림 양은 정조가 되어 당시 정조대왕의 위민 사상에 대해 느껴 보기도 하고, 초등학생 신동훈 군은 과거 시험에 참여해 즉석에서 주어진 시제 고궁 산책으로 멋진 4행시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어린 아이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홍수정(용인 거주) 씨는 "외국에서 살다 귀국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문화 유적에 대한 설명을 주민 배우의 연극과 함께 들으니 더욱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라고 했다. 특히, 함께 온 아이가 즐겁게 문화유산을 배울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였다고 말했다. 40분 동안 고궁을 거닐며 웃다보니 어느새 헤어져야 할 아쉬운 시간이 왔다.
마을해설사의 설명에 빠져드는 관람객
공연과 함께 하는 관람객 아직도 가시지 않은 더위가 행궁에는 남아 있었지만 잔잔하게 흐르는 달빛 사이로 손잡고 가는 다정한 연인의 모습과 단란한 가족들의 웃음소리는 더위를 밀어내는 가을 바람처럼 시원하게 가슴으로 밀려왔다. 세계유산이 지역공동체 속에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 것은 수원시 관계자의 의지와 지역 주민들의 애정, 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에 의해서 만들어 짐을 느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였다. 이 소중한 문화유산이 가까이 있음에 감사하다. 화성행궁 야간개장은 11월 1일(토)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달빛화담'을 주제로 진행된다.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산책'은 금·토·일요일 18:30, 20:00시 두차례 진행된다. 네이버에서 사전 예약이 가능하고 행궁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은 당일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 오면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자녀의 손을 잡고 참여해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처마 끝으로 흘러 내리는 달빛을 받으며 걸어 가는 연인의 모습이 참 아름다운 저녁이다.
행궁에서 달빛을 즐기는 가족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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