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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피어난 꽃, 우리 가슴에 향기로 스며들다
수원시립공연단 광복 80주년 특별 기획공연 창작 뮤지컬 ‘향화’의 감동
2025-09-07 14:29:43최종 업데이트 : 2025-09-07 14:29:40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공연이 끝난 후 출연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출연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시립공연단은 9월5일부터 7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향화'를 선보였다. 독립운동가 김향화는 수원 기생으로 3.1운동의 역사적 상황에서 일제에 항거한 열사다. 광복 80주년 기념으로 특별 기획된 이번 공연은 김향화의 삶과 항거의 숨결을 수준 높은 춤과 감동적인 노래로 풀어냈다. 특히 수원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한 문화콘텐츠도 지역을 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역사 속에 김향화 이야기는 짧게 전한다. 김향화는 1919년 3월 29일 동료 기생들과 자혜의원으로 위생 검진을 받으러 갔다. 기생들은 일제의 보건 정책이 부당하다고 수원경찰서 앞에서 저항하며 독립 만세를 불렀다. 이때 선두에 김향화가 있었다. 그는 결국 체포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수원 기생들은 관기 출신이 많았다.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열 때 공연도 했다. 1919년 고종의 승하 소식을 접하고 수원예기조합 기생들은 소복을 입고 서울로 상경해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도 했다. 이처럼 기생들은 전통 의식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예인으로 자부심이 있었는데, 일제 식민지는 기생들을 상업적 창기로 격하시켰다.
창작 뮤지컬 '향화'는 수원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제작한 지역 문화콘텐츠다.

창작 뮤지컬 '향화'는 수원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제작한 지역 문화콘텐츠다.

  김향화의 짧은 이야기를 탈피하기 위해 창작 뮤지컬은 다양한 서사를 동원한다. 박명근 기자는 서울에서 숨어 살던 김향화를 찾아간다. 박 기자는 과거 김향화가 기생의 신분으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상황을 취재한다. 입체적 구성을 통해 김향화의 삶을 소개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스토리가 결합하면서 관객이 몰입한다. 
  김향화는 어릴 적 이름이 순이다. 1897년 7월 16일 한성 도성 밖 동막골에서 나고 자랐다. 가난에 시달리다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간다. 남편은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삼일여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꿈을 꾼다. 학교에 들어가서 저들처럼 자유롭게 뛰고 달리고 싶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대신에 권번에 뛰어들었다. 마음껏 뛰고 싶고 춤추고 싶던 그는 권번에서 북춤과 검무, 시조, 소리를 배운다.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행수에게 인정받고 향화라는 이름도 받았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 기획 창작 뮤지컬을 보기 위해 수원시민들이 극장에 서둘러 왔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 기획 창작 뮤지컬을 보기 위해 수원시민들이 극장에 서둘러 왔다.


  기생이 되어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고 싶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일제는 본격적으로 조선 침략을 시작했다. 조선미인보감 제작을 빌미로 기생들을 감시했다. 조선 독립을 모의하는 첩보가 있다며 수시로 들이닥쳐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제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향화와 수원 권번 기생들은 독립 의지를 불태웠다. 동료 기생들과 태극기를 제작해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1919년 3월 29일, 조선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불렀다. 삼일여학교 교사이자 민족대표인 김세환 지사와 함께 만세를 불렀다. 
  화홍문, 방화수류정에는 수원시민 수백 명이 모였다. 저마다 신분은 달랐지만, 손에는 똑같이 태극기를 들었다. 향화와 그의 동료들은 여성이었고, 기생이었다. 사회적 약자이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독립운동의 주체로 나섰다. 신분을 뛰어넘는 그들의 용기와 의지에 총칼을 앞세운 일제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다. 
수원 기생 김향화는 3·1운동의 역사적 상황에서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다.

수원 기생 김향화는 3·1운동의 역사적 상황에서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다.


  김향화는 옥고를 치른 후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역사다. 공연에는 이를 역사적 상상력으로 연결한다. 일제 강점기 순사가 광복 후 우리나라 경찰이 된 사람이 제법 있다. 작품 속에 그 인물이 윤익춘이다. 그는 경찰 간부가 되어 박명근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삭제한다. 이러면서 김향화의 독립운동 업적은 기록되지 않았다는 설정이다. 
  무대 배경도 공연을 돋보이게 했다. 서정대, 방화수류정, 화홍문 등 성곽 시설이 여러 장면 나왔는데, 수원 풍경이 오롯이 담겼다. 화홍문 빨래터와 삼일여학교 체육대회 배경으로 쓰인 아담스기념관 등 다양한 영상기법으로 구현되는 장면은 공연의 매력을 더한다. 
  무대에서 외치는 함성은 뜨거웠다. 그들의 대한독립 만세 함성은 광복 80주년을 축하하듯 묵직하게 다가왔다. 출연 배우들의 군무에 단호하고 빠른 멜로디가 감기면서 감동이 컸다. 생생한 역사적 현장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은 국악과 클래식 작업부터 팝과 재즈까지 다양한 요소를 결합했다. 국악에 기반한 창작곡과 시집살이 민요 등을 섞어 우리 언어와 음악을 표현했다. 기생들의 수련 과정에서 장구춤·검무·선유락 등 전통 요소를 무대에 올려 역사적 의미와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무대였다. 
수원시립공연단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향화'를 선보였다.

수원시립공연단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향화'를 선보였다.

  김향화 창작 뮤지컬 핵심은 수원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 이야기다. 수원시민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수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3·1운동 당시 기생들의 저항은 지역을 넘은 이야기다. 당시 사회의 모순 등을 짜임새 있게 스토리텔링 한 것도 완성도가 높다. 춤과 노래 등 전통문화 공연도 세계인이 열광하는 케이 컬처(K-culture) 자산이다. 이런 것은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넘어, 다양한 지역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콘텐츠다. 이번 공연으로 끝내지 말고, 전국에 대중이 감상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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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화, 독립운동, 김세환, 삼일여학교, 수원시립공연단,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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