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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놀이, 웃음이 피어난 북키즈콘
보드게임 체험존부터 책벌레 프로젝트까지, 가족이 함께한 하루
2025-09-09 11:29:02최종 업데이트 : 2025-09-09 11:28:5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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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마녀의 실험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지난 9월 7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국제아동도서&콘텐츠페스타 '북키즈콘(BOOKIZCON)'에 다녀왔다. '책(BOOK)·어린이(KIDS)·콘텐츠(CONTENTS)'의 줄임말답게, 이 축제는 단순한 아동 도서 전시가 아니라 책·키즈테크·놀이·체험까지 아우르는 복합 문화 행사였다. 행사장은 문을 열자마자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부모들은 아이 손을 잡고 부스 지도를 살펴보며 동선을 짜느라 분주했고,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놀이터 같은 공간에 눈을 반짝였다. 올해 북키즈콘은 규모 면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110개 영유아 교육 브랜드와 340개 부스가 참여해 교육과 체험을 아우르는 방대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테마관 역시 다채로웠다. '바다마녀의 실험실'에서는 바닷속 생물을 관찰하고 환경과 생태에 관한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정글탐험대'에서는 파충류 유튜버 정브르와 생물도감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몸속 탐험 여행'에서는 해우재의 화장실 문화를 활용해 몸속 소화 과정을 놀이처럼 체험할 수 있었고, '모래왕국의 요술 책방'에서는 스토리텔러가 들려주는 동화가 아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북키즈콘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자, 부모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자녀 성교육, 애착 형성, 미래 교육 트렌드 등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육아에 지친 부모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 기울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양궁체험존은 아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기였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 제작 교구를 사용한 체험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작은 팔에 힘이 들어가고 눈빛은 과녁을 향해 매섭게 몰입했다. 화살이 과녁에 꽂히자 아이는 스스로도 놀란 듯 활짝 웃었다. 양궁 체험존에서 활을 겨누는 아이 모습. 과녁을 향한 집중력이 대단했다. 중앙 테마관 '과자의 숲'에서는 과자집 만들기 체험이 한창이었다. 준비된 초콜릿, 비스킷, 젤리 위로 아이들의 손길이 바쁘게 오갔다. 아이들은 과자 하나하나를 붙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건 공주집이야! 내가 예쁘게 만들거야!"라고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엄마는 미소를 지었다. 완성된 과자집은 알록달록하고 정성스러워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아이가 직접 만든 과자집. 달콤한 상상력이 가득 담겼다. 마술 공연은 '모래왕국 테마관'에서 열렸다. 동화 속 배경처럼 꾸며진 무대 위에서 마술사가 선보이는 화려한 링 묘기와 사라지는 공은 아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객석에서는 "우와!" 하는 탄성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짧지만 강렬한 무대 경험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듯했다. 마술사의 공연에 환호하는 아이들. 무대 위 작은 기적이 모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단연 '책벌레 심폐소생 프로젝트'였다. 이벤트 라운지에서 열린 이 공연은 단순한 낭독이나 독후 활동이 아니라, 책을 몸으로 살아내는 참여형 그림책 무대였다. 책벌레의 비밀 응급실 무대 앞에서의 동화쌤 모습. 특히 '책벌레의 비밀 응급실'은 버려진 책들의 상처를 정성껏 치료하는 책벌레와 함께, 아이들의 마음속 감정을 들여다보고 보듬어 주는 특별한 시간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책 속 장면을 따라가며 직접 주인공이 되어 참여했다. 마음속 상처를 떠올리며 작은 반창고 스티커를 꾹꾹 붙여보거나, "화났어요!", "슬퍼요!" 하고 색깔로 감정을 표현했다. 또 다 함께 '마음응원송'을 부르며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책벌레 심폐소생 프로젝트 무대에 오른 아이들. 책 속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상처받은 책이 조심스레 꿰매어지듯, 아이들의 마음도 다정하게 들여다보고 어루만져졌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감정을 나누고 회복하는 과정이 곧 공연의 메시지였다. 프로그램을 다 들은 한 아이는 "책 속의 소리(주인공)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며 웃음을 지었고,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 작가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어요. 아이도 그 책을 더 좋아할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아이와 시간 보내고 집으로 갑니다." 짧은 체험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북키즈콘 안에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많은 가족들이 몰린 곳이 바로 보드게임 무료 체험존이었다. 별도의 비용 없이 다양한 보드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다른 체험을 마친 가족들이 몇 번이고 다시 찾았다. 전문 선생님들이 직접 시연해 주며 규칙을 알려주자 아이들은 금세 몰입했고, 부모도 아이와 함께 앉아 웃음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은 단순한 게임 공간이 아니라 가족 간의 교감을 키워주는 특별한 자리가 되었다. 보드게임 체험존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가족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북키즈콘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짧은 반나절이었지만, 아이와 함께한 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 같은 하루였다. 행사장을 나서며 아이가 "내년에도 또 오자"고 말하는 순간, 북키즈콘이 남긴 의미가 더욱 분명해졌다. 책과 놀이, 공연과 체험이 어우러진 이 축제는 올해로만 끝나기 아쉬울 만큼 풍성했다. 내년에도 다시 열릴 북키즈콘이 어떤 새로운 즐거움과 배움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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