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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6’, kt 위즈, 5강 플레이오프 불씨 살려
KT 위즈 홈 최종전 & 25시즌 최종전 현장에 가다
2025-10-04 22:04:43최종 업데이트 : 2025-10-04 22:04:39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호인
음식과 함께하니 더 재밌었던 경기.

음식과 함께하니 더 재밌었던 경기.

10월 3일 개천절, KT wiz가 홈 최종전이자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와 6-6 무승부를 기록하며 5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수원 KT wiz 파크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본 본 기자 역시 KT 팬으로서, 초반 대량 실점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혼과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응원의 열기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본 기자의 현장 관람 후기이다.

만석으로 물든 수원구장

오후 3시 15분경, '빅또리데이' 유니폼을 입고 응원 배트와 KT wiz 에코백, 공식 사인북을 챙겨 집을 나섰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이미 곳곳에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눈에 띄었고, 옆자리 승객 역시 KT wiz 유니폼 차림이어서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 4시 무렵 수원 KT wiz 파크에 도착했을 때, 경기 시작이 한 시간 남짓 남았음에도 입구는 벌써 팬들로 붐볐다. 매표소와 굿즈숍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응원석 쪽으로 이동하는 관중들의 발걸음은 설레는 기대로 가득했다. '마지막 홈경기'라는 사실이 현장을 찾은 이들의 표정과 분위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만 본 기자는 경기 시작 전 입장을 하지 못했다. 전석 매진으로 표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같은 처지에 놓인 팬들이 적지 않았다. 예매소 앞에서는 막판 표를 구하려는 팬들이 서성이기도 했다.


외야 게이트 사이로 경기를 지켜보던 두 명의 청소년 팬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현장에서 표를 구매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오늘 꼭 이겼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표가 없어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은, 이번 홈 최종전이 가진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했다. 

1회초 6실점, 악몽같은 출발

오후 5시, 경기 개시 시각까지도 끝내 표를 구하지 못한 본 기자는 외야 게이트 틈새로 좁은 시야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화 타선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선두타자들의 연속안타를 발판으로 주자를 쌓아가던 한화는 3번 타자 최인호의 쓰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순간 경기장은 한화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차 마치 홈구장을 방불케 했고, KT 팬들은 초반부터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전망은 달랐다. 이미 2위를 확정한 한화는 류현진, 채은성, 최재훈, 리베라토 등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유망주 중심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때문에 5강 경쟁의 한가운데 선 KT와 비교하면 동기부여와 전력 모두에서 한화가 열세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1회 초부터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결국 선발투수 오원석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은 뒤 조기 강판됐고, 뒤이어 패트릭 머피가 구원에 나섰다. 그러나 한화 타선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김태연과 황영묵이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는 단숨에 6점으로 벌어졌다. 20분 넘게 이어진 한화의 1회초 긴 공격이 마침내 끝났을 무렵, 본 기자는 네이버 클립석 입장권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비로소 경기장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외야 불펜 게이트에서 바라본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전경.팬들로 관중석이 가득차있다.

외야 불펜 게이트에서 바라본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전경.팬들로 관중석이 가득차있다.

5회말, 살아난 추격의 불씨
좋은 자리를 잡고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필자를 비롯한 KT 팬들은 열정적으로 응원하며 타선의 반격을 기대했으나, 타자들은 한화 선발 박준영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4회까지 단 1안타와 3볼넷에 그치며 침묵을 이어가던 KT는 5회말에서야 반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김상수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대타 이정훈이 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3루의 추격 찬스를 맞이했다.
타석에들어선 1번 타자 허경민, 그는 좌측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순간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본 기자 역시 홈런인 줄 알고 두 팔을 들었지만, 공은 아쉽게도 펜스 앞에서 좌익수 글러브에 잡히고 말았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따라갔지만, 아쉬움이 묻어나는 한숨과 "조금만 더 날아갔으면" 하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후 안현민의 안타와 강백호, 황재균의 연속볼넷으로 한점 더 따라가는데 성공했지만 장성우가 삼진을 당하며 이닝이 마무리됐다.
KBO 리그 역대 7번째 2200경기 출장을 기록한 황재균

KBO 리그 역대 7번째 2200경기 출장을 기록한 황재균

점점 사라저가는 희망

 

구원 등판한 패트릭 머피는 빠른 승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늘려가며 2회부터 8회까지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그러나 KT 타선은 끝내 활로를 찾지 못했다.

 

7회말 안현민의 2루타가 터지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듯했지만, 이어진 강백호의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응원석의 함성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시즌 종료와 5강 탈락의 위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자 팬들의 얼굴에는 실망과 불안이 교차했다. 산발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은, 그 순간 본 기자의 마음을 대신해주는 듯했다.
kt의 믿을맨, 이상동 선수의 호쾌한 삼진

kt의 믿을맨, 이상동 선수의 호쾌한 삼진

9회 초가 끝난 후, 마법같은 기적을 고대하며 '마법의 성'을  부르는 kt팬들

9회 초가 끝난 후, 마법같은 기적을 고대하며 '마법의 성'을 부르는 kt팬들

9회말, 마법같은 동점

 

9회초 수비를 마친 뒤 공수교대 시간, 관중석에서는 KT wiz의 상징곡 '마법의 성'이 울려 퍼졌다. 팬들은 마지막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응원 배트를 힘껏 두드렸다.

 

9회말, 대타 이호연의 중전 안타로 물꼬가 트였다. 허경민의 땅볼로 1루 주자가 아웃됐지만, 이어진 김민혁의 좌전 안타로 주자는 1·3루를 채웠다.

안현민이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1점을 만회하자, 관중석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세를 이어 강백호가 다시 한 점을 보태며 6-4까지 추격했다. 이어 황재균의 땅볼 타구는 병살 위기였으나, 황재균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아 찬스가 이어졌다. 장성우가 사구로 출루하며 2사 만루.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외국인 타자 앤드루 스티븐슨이 기적 같은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마침내 6-6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환호로 뒤덮였다. 팬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했으며, 더그아웃의 선수들까지 일어나 두 팔을 들어올렸다. "믿기지 않는다"는 외침이 경기장을 메웠다.

기적의 동점타 이후, 타석에는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이호연이 섰다. 그는 좌측 방향으로 시원한 타구를 날렸지만, 공은 아쉽게도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잡히고 말았다.
 

아쉬운 장면이었지만, 팬들은 더 이상 실망하지 않았다. 6점 차를 극복하며 만들어낸 기적 같은 동점 자체로 충분히 환호할 만한 순간이었다. 응원석 곳곳에서는 서로 손뼉을 치며 "이게 바로 KT"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9회말 2아웃, 스티븐슨의 극적인 적시타가터지며 6:6동점을 만드는 KT

9회말 2아웃, 스티븐슨의 극적인 적시타가터지며 6:6동점을 만드는 KT


연장 10회말, KT는 또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민혁의 몸에 맞는 볼과 상대 실책이 겹치며 1사 2·3루의 역전 찬스가 찾아왔다. 그러나 타석에 들어선 유준규의 헛스윙 번트가 빗나가며 3루 주자가 협살에 걸렸고, 이어 2루 주자까지 아웃되며 기회가 무산됐다.

 

마무리 박영현은 10회와 11회를 완벽히 틀어막으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안정된 제구와 강속구로 한화 타선을 봉쇄해, 마지막까지 팀의 희망을 이어갔다.

 

11회말, KT는 다시 한 번 마지막 불씨를 지폈다. 장진혁의 안타와 배정대의 볼넷으로 2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타석에 선 김상수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경기는 6-6 무승부로 종료됐다.

 

KT는 홈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6점 차를 극복해 끝내 지지 않은 경기로 팬들에게 투지를 보여줬다. 경기 후 관중석에서는 아쉬움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날 무승부로 KT는 71승 68패 5무(승률 .511)를 기록하며 2025 시즌을 마무리하였다.

감사인사를 전하는 kt위즈 선수단과 임직원들

감사인사를 전하는 kt위즈 선수단과 임직원들


경기 종료 후 선수단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주장 장성우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와 준비를 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조금 아쉽게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늘이 끝이 아닙니다. 내일까지도 응원해 주시고, 꼭 대구에서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 정말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선수들 모두 큰 힘을 얻었습니다. 내년에도 꼭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팀 팬분들이 한국 최고의 팬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장성우의 인사에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고, 많은 팬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단과 함께 시즌의 마지막 순간을 나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응원단이 이끄는 함성 속에서 관중들은 끝까지 팀 깃발을 흔들며 응원가를 함께 불렀다. 패배가 아닌 무승부로 마무리된 아쉬움에도, 올 시즌을 함께 달려온 팀과 팬들은 끝까지 하나가 되어 현장을 물들였다.

경기 종료 후에도 KT 선수들의 팬서비스는 이어졌다. 강백호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팬들에게 직접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팬들 역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사인을 받지 못한 팬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자신의 펜을 빌려주는 모습,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분도 사인 좀 해주세요"라며 배려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그 따뜻한 풍경 속에서, 주장 장성우가 말한 "KT wiz 팬들은 한국 최고의 팬이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금 느껴졌다.

이번 시즌 KT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공격력 부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결정력이 떨어지며 중요한 순간마다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팀은 안타 10개와 볼넷 11개를 기록하며 꾸준히 주자를 내보냈지만, 잇따른 찬스에서 한 방이 터지지 않아 6득점에 그쳤다.꾸준한 출루에도 불구하고 득점 효율이 낮았던 점은, 올 시즌 KT가 안고 있던 문제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아쉬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비록 공격에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6점 차 열세를 극복해 무승부를 이끌어낸 투혼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본 기자 역시 현장에서 그 투지를 느끼며, 결과와 관계없이 "그래도 이 팀을 응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KT의 5강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는 오는 11일 창원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NC가 이기거나 비기면 KT는 탈락, SSG가 승리할 경우 KT가 극적으로 5강에 진출하게 된다.

 

홈 최종전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적 같은 동점을 만들어낸 선수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은 팬들을 주장 장성우의 말처럼, "대구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시즌 피날레 감사영상

시즌 피날레 감사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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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수원 kt 위즈파크, 홈 최종전, 시즌 최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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