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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만드는 ‘알뜰한 찹쌀고추장 담그기’
수원시농업기술센터, 2025 생활개선 과제교육 ‘찹쌀고추장’
2025-10-21 11:16:25최종 업데이트 : 2025-10-21 11:16:24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유경미회장의 강사소개

유경미회장(오른쪽)의 송영미강사(왼쪽)소개고추장만들기 재료

고추장만들기 재료


지난 월요일 오전 부쩍 쌀쌀해진 날씨와 더불어 가로수들의 울긋불긋한 표정을 보니 가을이 성큼 깊어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날 설악산에서는 첫눈도 내렸다는 소식이다. 20일 오전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생활개선회 주최로 '찹쌀고추장 만들기'교육이 있었다. 25명이 참가하였는데 생활개선회 회원과 일반 시민들이 반반 참여하였다.

 

고추장은 예로부터 된장, 간장과 함께 오랜 역사를 자랑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서 전래되었다고 하며 최초기록은 이수광의 지봉유설(1614)로 고추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씌어 있다. 고추장은 메주, 엿기름, 고춧가루, 소금 등의 재료가 오랜 시간 자연 발효되면서 독특한 감칠맛과 깊은 향을 낸다. 건강식으로도 의미있는 것이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등이 고루 들어있어 영양적으로도 풍부하다.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은 소화와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고추장을 담그며 서로의 비결을 나누고 정을 쌓는 문화적 행사로 이어져 공동체문화의 상징이기도 했단다. 집집마다 맛과 풍미가 다른 고추장이 전해져 집안의 전통과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송영미강사의 만들기 순서를 숙지하다

송영미강사의  고추장만들기 순서를 숙지하다메주가루를 주머니에 담아 물에 풀어 주무른다

엿기름을 주머니에 담아 물에 풀어 주무른다


이날의 고추장 만드는 법을 전수해 주실 강사는 생활개선회 운영위원이신 송영미님이 지도하셨다. 송 강사는 우리의 전통고추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하여 공정을 단축하고도 영양적으로 손색이 없는 개량식 고추장을 만들거라고 한다.

 

인원은 4조로 나뉘어 재료들을 알맞게 배분하여 준비들을 마쳤다. 재료를 살펴보면 고운 고춧가루 1kg, 엿기름 졸인 물 2L, 찹쌀가루 650g, 메주가루 (고추장용) 350g, 소금 500g, 조청 2kg, 조선간장 150ml 이다.

 

그 다음 만드는 방법을 개략적으로 요약하여 살펴보자.

1. 엿기름을 주머니에 넣고 미지근한 물을 (너무 뜨거운 물은 안됨)붓고 주물러서 엿기름물을 만들어준다
2. 엿기름물을 끓여 졸인 후, 조청 500g을 넣어 끓여 준다. (센불 ⇒중불⇒ 20분간 엿기름 물양이 2/3가 될 때까지 졸인다)
3. 엿기름 물에 찹쌀물과 소금 400g을 넣어 조려 식힌다.
4. 3에 메주가루, 고춧가루, 조청을 넣고 혼합한다.
5. 남긴 소금 100g과 집간장을 넣으며 염도를 맞춘다. 
6.항아리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려 소독 후, 고추장을 담는다.
7. 실온에 2주 숙성후 냉장고에 보관한다.
 

메주가루물을 저어가며 끓인다

엿기름 푼 물을 저어가며 끓인다메주가루를 체에받혀 내린다

식힌 엿기름 달인 물에 메주가루를 체에받혀 내린다


대략 두시간 동안 고추장 만들기가 끝나고 금곡동에서 오신 안현숙씨는 "친정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만든 고추장을 먹는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이렇게 여럿이지만 나의 노력이 들어 간 고추장을 함께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인데 전통적인 공정도 이해하게 되고 진짜 주부가 된 것 같은 자긍심이 느껴져 뿌듯하다"고 체험소감을 전한다.

 

요즘 세상에 장을 직접 담가 먹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필자도 어머니 살아계실 제 만들어 주신 고추장을 받아 먹기만 하였지 손수 만들어 보긴 처음이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 건강은 1차적으로 주부가 책임지는 것. 우리 전통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화학 재료가 들어간 시중의 고추장을 사는 것보단 전통 장 만드는 비법도 배우고 내 손으로 정성이 담긴 식탁을 차린다면 이게 바로 행복 아닐까.

 

전통고추장은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시간과 정성, 가족의 손맛이 깃든 발효 문화유산이다. '열하일기'의 연암 박지원(조선 후기 문신. 1737~1805)은 타관에서 벼슬살이를 하던 1796년 (정조 20년)편지글 중에 아들에게 고추장을 담아 작은 단지에 보낸다는  소박하고도 정감 어린 구절이 눈에 뛴다.

모든재료가 혼합된 고추장을 소금, 조선간장을 추가하며 잘 젓는다

모든재료가 혼합된 고추장을 맛을 보며 소금, 조선간장을 추가하며 잘 젓는다고추장단지

오랜 전통의 세월을 건너 와 이제는 어엿하게 식탁에 앉은  '내가 만든 고추장'
 

"고추장은 내 손으로 직접 담근 것이다. 맛이 좋은지 어떤지 말해주면 앞으로도 계속 소고기 장조림과 함께 인편으로 보내마." 아내 잃은 지 9년, 소소하게 살림도 해본 연암이 아버지의 정으로 가족 생각에 그리움을 얹어 보낸 것이다. 당시로선 큰 선비의 파격적 일탈일 뿐 아니라 어디에 두고 어떻게 먹으라고까지 일일이 가르친다. 생각해 보면 연암에게도 많은 사람에게도 고추장은 발효의 시간에 기댄 사랑이요 기다림이 아니었을까.

 

오늘날에도 소수이겠지만 집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전통의 가치와 자연의 조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요즘 K-컬처, K-푸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데 우리 자랑스러운 발효음식 문화도 무엇보다 자랑할 만 하다고 느껴진다.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 유경미회장은 "11월 17일 오븐 떡 만들기 행사를 마지막으로 올해의 프로그램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11월 18~19일에는 9월에 개최한 그린먹거리 축제 수익금으로 이웃돕기 김장 행사를 벌이니 관심있는 분은 문의 바란다"라고 전한다. 전통한과 만들기부터 우리 재료의 풍미를 살린 전통적이고 다채로운 식품만들기 까지 우리네 삶을 윤기 있게 이끌어 주는 생활개선회의 내년도 프로그램도 기다려진다.

 

수원시농업기술센터 :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온정로 45

대표전화: 031: 5191-2559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수원시농업기술센터, 찹쌀고추장 만들기, 생활개선회,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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