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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놀다, 마음이 해방되다
제24회 경기민족예술제 ‘놀았더니 예술 to 해방’ 현장에서 느낀 하루
2025-10-23 11:18:50최종 업데이트 : 2025-10-23 11:18:4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진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는 아이들. 컵타 놀이 부스는 웃음과 박수소리로 가득했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는 아이들. 컵타 놀이 부스는 웃음과 박수소리로 가득했다.


가을 햇살이 포근하게 내리쬔 10월 19일 오후 3시,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백년캠퍼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놀았더니 예술 to 해방'이라는 이름의 축제답게 곳곳에서 웃음과 음악, 리듬이 어우러졌다.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어울려 놀며 일상의 피로를 내려놓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해방'의 풍경이었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경기민족예술제는 "예술은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손으로, 어른들은 마음으로 예술을 느끼며 가을 오후의 시간을 채워갔다.


체험 부스 중에서도 가장 활기가 넘쳤던 건 컵타 놀이 체험이었다. '쿵짝짝, 짝짝짝!' 박자가 이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컵을 탁자 위에 부딪히며 박자를 맞추는 단순한 놀이지만, 음악과 놀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부모들도 자연스레 손뼉을 치며 아이들과 리듬을 맞췄다.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한 시민의 말처럼, 이곳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예술로 하나 되는 장이었다.


커다란 벽면에 펼쳐진 '함께 그리기' 벽화. 아이들과 예술가가 나란히 붓을 잡고 상상력을 그려 넣는다.

커다란 벽면에 펼쳐진 '함께 그리기' 벽화. 아이들과 예술가가 나란히 붓을 잡고 상상력을 그려 넣는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커다란 벽면이 형형색색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이들과 예술가가 함께 붓을 들고 벽화를 완성해가는 함께 그리기 존이었다. 하얀 벽이 점점 색으로 물들어가며 축제의 생동감을 담았다. "이건 해요!", "여기는 놀이터예요!" 아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그림은 그들의 상상과 자유로움이 그대로 담긴 작품이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비누방울 속을 뛰노는 아이들. 웃음과 반짝임이 어우러진 해방의 장면.

햇살에 반짝이는 비누방울 속을 뛰노는 아이들. 웃음과 반짝임이 어우러진 해방의 장면.


한쪽에서는 비누방울이 하늘로 떠오르고 있었다. 바람을 타고 퍼지는 투명한 구들은 햇빛을 받아 무지갯빛으로 반짝였다. 아이들은 그 사이를 뛰며 손을 뻗었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비누방울이 터질 때마다 들리는 웃음소리가 공기 중을 채웠다. '놀았더니 예술'이라는 이름이 그대로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나무 향기가 은은한 우드놀이터 전경. 아이들이 자연을 손끝으로 느끼며 자유롭게 놀았다.

나무 향기가 은은한 우드놀이터 전경. 아이들이 자연을 손끝으로 느끼며 자유롭게 놀았다.

나무 냄새가 가득한 공간에서는 우드 놀이터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나무 조각을 맞추며 자신만의 구조물을 만들고, 손끝으로 자연의 질감을 느꼈다. 부모들은 그늘 아래에서 여유롭게 앉아 아이들의 작품을 지켜봤다. 도시 속에서도 자연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잔디밭 한켠에서 열린 현악 4중주 공연. 선율에 맞춰 시민들이 평화로운 오후를 즐겼다.

잔디밭 한켠에서 열린 현악 4중주 공연. 선율에 맞춰 시민들이 평화로운 오후를 즐겼다.


잠시 뒤, 잔디밭 중앙 무대에서는 현악 4중주 공연이 시작됐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선율이 바람을 타고 퍼졌다.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차분히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들도 잠시 놀던 손을 멈추고 음악이 만들어내는 울림에 집중했다. 축제의 소란함 속에서 잠시 머무는 조용한 평화였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대동판굿. 시민과 예술가가 손을 맞잡고 흥겨운 한마당을 펼쳤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대동판굿. 시민과 예술가가 손을 맞잡고 흥겨운 한마당을 펼쳤다.


해가 기울 무렵, 축제의 절정은 대동판굿이었다.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울리자 시민들이 원을 그리며 손을 맞잡았다. 아이와 어른, 예술가와 관객의 구분이 사라진 한마당이었다. 모두가 춤을 추며 노래하고, 그 에너지 속에 웃음이 피어났다. 그 순간, 예술은 무대 위에만 있지 않았다. 모두의 몸짓과 호흡 속에 살아 있었다.

이날의 현장은 예술과 놀이, 시민과 예술가의 경계를 허문 축제였다. 아이들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어른들은 그 속에서 잊고 있던 놀이의 감각을 되찾았다. 한낮의 햇살 아래에서 사람들은 예술로 연결되고 웃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축제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귓가에 여전히 북소리와 웃음소리가 맴돌았다.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노는 것"이라는 말이 그날의 풍경을 완벽하게 설명했다.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이런 축제가 계속되길 바란다. 예술이 시민의 삶 속에서 숨 쉬고, 놀이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한, 경기민족예술제의 무대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김현진님의 네임카드

경기민족예술제 , 놀았더니예술 , 경기상상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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