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불멸의 베토벤, 김선욱이 지휘하다!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기
10월 24일(금),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만난 교향곡의 밤
2025-10-26 11:01:57최종 업데이트 : 2025-10-26 11:01:56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가을이 깊어가는 금요일 저녁, 10월 24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은 클래식 팬들의 설렘으로 가득했다. '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V 〈불멸〉'이라는 이름 아래 열린 이번 무대는,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음악의 생명력으로 빛났다.

2025년 신년음악회로 막을 올린 경기필하모닉의 정규 시리즈는 어느덧 다섯 번째 여정을 맞았다. 그 결실은 연주를 넘어, 가을의 정취와 어우러진 음악적 서사로 완성되었달까? 가을 공기와 어울리는 선율이 객석을 감싸며, 10월의 끝자락에서 다시금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를 묻는 밤이었다.


이번 마스터즈 시리즈는 경기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 두 무대에서 이어졌다.

이번 마스터즈 시리즈는 경기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 두 무대에서 이어졌다.

 

무대를 이끈 이는 지휘자 김선욱! 피아니스트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이제는 '지휘자 김선욱'이라는 호칭만으로도 신뢰를 얻는다. 절제와 열정 사이를 오가는 그의 손짓은 명확하고 단단하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 '불멸(Immortality)'은 어쩌면 그 자신을 비추는 또 다른 자화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피아노를 연주하듯, 오케스트라 전체와 객석의 호흡까지 하나로 엮어내는 순간이 깊은 감동을 남겼다.


공연 소개가 담긴 팜플렛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고, 미리 예습하듯 읽어보기 좋았다.

공연 소개가 담긴 팜플렛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고, 미리 예습하듯 읽어보기 좋았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단연 베토벤이다. 프로그램은 교향곡 제4번과 제5번, 그의 인생에서 절망과 투쟁, 그리고 초월이 교차하던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다.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은 고통의 속에서도 음악을 멈추지 않았다. 

1806년부터 1808년 사이, 그는 교향곡 4번과 5번을 비롯해 수많은 명작을 쏟아냈다. 삶은 언제나 위기였지만, 그 속에서 불멸의 선율을 찾아낸 것. 처음엔 청력 상실을 숨겼지만,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음악으로 승화시킨 순간! 베토벤의 음악은 한 인간의 내면을 넘어선 '인류의 음악'이 되었으리라.


만 18세의 나이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선욱, 2024년부터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만 18세의 나이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선욱, 2024년부터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교향곡 4번은 베토벤이 5번을 작곡하던 도중 완성한 작품으로, '운명으로 향하는 문턱'이라 불린다. 시작은 놀라울 만큼 고요하다. 어둠을 가르며 새벽이 스며들 듯 천천히 움직이던 음들이, 이내 관악기와 팀파니의 장중한 울림으로 터져 오른다. 이어지는 악장에서는 서로 장난을 주고받듯 유연한 리듬이 펼쳐지며, 베토벤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5번 교향곡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빠바바밤, 빰빰빠 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 음표들이 경기아트센터를 가득 메웠다. '운명'이라는 단어가 이날만큼 어울렸던 순간이 또 있을까? 김선욱은 피아니스트로서의 감각을 잃지 않은 채, 지휘봉을 건반처럼 다루는 듯하다. 손끝의 미세한 떨림, 눈빛의 신호, 어깨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오케스트라를 하나의 거대한 악기로 바꾸었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은 숨을 고르듯 잠시 침묵했다가, 곧 거대한 박수로 폭발했다. 단원들의 얼굴에는 안도와 기쁨이 함께 스쳤다. 이튿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질 무대에서는 또 어떤 해석으로 베토벤이 살아날지, 기대가 남았다.


1997년 10월 창단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내외 무대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클래식의 감동을 전하다.

1997년 10월 창단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내외 무대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클래식의 감동을 전하다.

 

나에게 경기필하모닉은 이제 공연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연극과 뮤지컬을 즐겨 보던 나에게, 어느새 학교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으니까. 클래식의 문법을 배워가는 학생이 된 듯한 기분이다. 무대를 거듭 경험하며 비로소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교향곡이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는 사실,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삼가야 한다는 예법, 그리고 지휘자의 퇴장과 재등장이 건네는 무언의 신호들. 그 모든 순간은 공연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예술의 언어였다.

경기필의 '마스터즈 시리즈'는 단지 정기연주회가 아니다.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한 학기 수업'처럼 자리 잡은 예술적 배움의 시간이다. 한 곡 한 곡을 통해 삶을 듣고, 감동으로 채워가는 여정이 이어진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인 '불멸'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깊게 다가왔다. 음악은 사라지지 않고, 듣는 이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경기아트센터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2025 대한민국 피아노페스티벌!

경기아트센터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2025 대한민국 피아노페스티벌!


가을의 마지막은 여전히 음악으로 채워진다. 10월 26일(일)부터 11월 1일(토)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는 〈2025 대한민국 피아노 페스티벌〉이 열린다. 피아노 솔로는 물론, 듀오와 트리오 공연, 재즈 콘서트, 그리고 유키 구라모토의 무대까지. 피아노가 들려주는 모든 색과 결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일주일이 준비되어 있다.


○ 기간 : 2025년 10월 26일(일) ~ 11월 1일(토)
○ 장소 :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소극장
○ 관람연령 : 7세 이상 (2018년생 포함 이전 출생자)
○ 티켓 가갹 : 프로그램별 상이 (문의 031-230-3267)
● 예매 :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 놀티켓


가을밤, 효원공원 야외 무대에서 흐르는 선율과 낭만이 가득한 특별한 밤!

가을밤, 효원공원 야외 무대에서 흐르는 선율과 낭만이 가득한 특별한 밤!


수원은 지금, 가을의 한가운데서 음악으로 숨 쉬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뒤편에 자리한 효원공원에서는 예술인 상설 무대가 운영 중이다. 산책길을 따라 흘러나오는 선율은 도시의 공기를 바꾸고, 평범한 오후를 공연처럼 만든다.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악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마치 한 장면의 영화처럼 아름다웠다. 

앞으로도 수원 곳곳에서 음악을 만날 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 경기필하모닉의 연주를 마주할 날이 기다려진다. 다음 무대에서는 또 어떤 감동과 놀라움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설렘으로 채워본다.

안선영님의 네임카드

김선욱, 경기필하모닉, 경기필, 경기필마스터즈,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베토벤, 베토벤교향곡, 대한민국피아노페스티벌, 수원공연, 마스터즈시리즈, 경기아트센터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