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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낯선 경계를 넘다. 2025 경기도 공예주간, 수원에서 개막하다
손끝에서 피어난 경기도의 창의, 수원에서 빛나다
2025-11-03 11:12:04최종 업데이트 : 2025-11-03 11:12: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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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기도 공예주간 제 2회 크래프트 라운드 테이블 팜플렛


10월의 수원은 손끝의 예술로 가득했다. '2025 경기도 공예주간(Gyeonggi Craft Week)'이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 경기도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경기, 공예로 새롭게, 공예에 더 넓게(Reimagining Gyeonggi, Expanding Horizons through Craft)'라는 주제 아래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도민과 공예인이 함께 만드는 열린 문화축제로 기획되었다.

수원, 여주, 파주, 부천 등 27개 시군 곳곳에서는 공예 연대 프로그램 '손끝연대', 경기공예페스타, 공예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 예술과 기술이 교차하는 '경계를 허무는 축제'에 필자가 다녀왔다.

공예의 오늘을 묻다: 제2회 크래프트 라운드테이블ㅇ

제2회 크래프트 라운드테이블 현장


그 중심에는 10월 3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크래프트 라운드테이블(2nd Craft Roundtable)'이 있었다. 올해의 주제는 '공예, 낯선 경계를 넘다(Cross Craft: 장르와 기술의 경계를 넘는 공예)'이다.

전문가와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공예의 정체성과 확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회의실 202호와 203호 사이에는 흙 냄새와 금속의 냉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듯했고, 발표자들의 손짓마다 공예의 다른 얼굴이 스쳐갔다. 좌장은 홍지수 크래프트믹스 대표가 맡았고, 세 명의 발표자가 각기 다른 영역에서 공예의 현재를 비추었다. 공통된 주제는 '경계'였다.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기술의 확장과 시대적 감각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전통의 숨결을 잇다: 한정용 교수의 순수공예론ㄴ

한정용 서울대 교수 발표 장면


첫 번째 세션의 발표자는 한정용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교수였다. 그는 「순수공예 기반의 창작활동과 전통의 미덕」이라는 발표에서, "공예는 단순히 기능적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재료와 손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감각과 사유가 드러나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은 오래된 가마 앞에서 진흙을 빚던 장인의 손끝을 떠올리게 했다. 공예는 산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지만 세상과 완전히 단절될 수는 없다.

그는 "전통의 계승은 반복이 아니라 해석"이라며 공예가 시대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손의 철학'과 '재료의 언어'를 다시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순수공예에 담긴 태도란 결국 효율보다 느림과 숙성의 미덕을 존중하는 일이다. 그것은 오늘날 속도와 생산성을 숭배하는 사회에 던지는 작지만 깊은 질문처럼 들렸다.

기술과 감성이 만나다: 정호연 교수의 신소재 공예ㄴ

정호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연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정호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과 교수가 '신소재를 통한 공학과 공예의 접합'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금속과 폴리머를 결합한 '폴리머 메쉬 오간자(Polymer Mesh Organza)'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레이저 융착(Laser Welding)을 이용해 서로 다른 재료를 결합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정 교수는 "공학적 기술이 예술적 감성을 확장시킬 수 있다"며 "이질적인 재료가 하나로 만나는 순간, 그 접합부에서 새로운 미감이 태어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는 기술이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기술을 새롭게 쓰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가 시연한 금속 오브제는 마치 빛과 그림자가 대화하는 듯 공예의 새로운 지평을 예고했다.

협업의 시대, 공예의 이야기: 서민경 대표의 근본이즘ㄴ

서민경 텍스트공방 대표 발표 모습


세 번째 세션에서는 서민경 텍스트공방 대표가 '공예 컬래버레이션 현상과 근본이즘'을 발표했다. 그녀는 최근 기업과 브랜드, 게임회사, 글로벌 패션하우스들이 공예가와 협업을 통해 '감성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현상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넥슨과 국가유산진흥원의 게임 IP 협업 공예전, 로에베재단의 공예상 수상자 전시 등은 '공예의 대중화'를 상징하는 사례다.

하지만 서 대표는 한 가지 경고를 덧붙였다. "공예가 단순한 '힙한 소비재'나 브랜드 마케팅의 수단으로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진정한 공예의 힘은 작가의 '만들기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며, 자본 중심의 시장에서도 예술적 진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예의 근본이즘은 화려한 결과물이 아니라, 물질과 시간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 속에 있다는 말이었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연대: 도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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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공예페스타 수원 현장 모습


'경기도 공예주간'은 단순한 전시 일정이 아니다. 경기도 27개 시군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공예연대 프로그램 '손끝연대', 수원·여주에서 열리는 '경기공예페스타', 그리고 공예단체가 주관하는 전시·체험·교육 프로그램까지, 그야말로 한 달 내내 공예가 도시를 물들인다.
 

ㅇ시민들이 공예작품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작품을 보는 관객 뿐 아니라,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공예의 '과정'을 경험하는 참여자로 바뀌었다. 아이와 함께 도자기 흙을 만지는 부모의 얼굴에는 미소가, 목공예 체험 부스에는 나무 냄새와 따뜻한 손길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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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공예페스타 수원 현장 모습


전통과 미래가 만나는 경기도의 손끝
한정용 교수의 말처럼, 공예의 본질은 결국 손끝에서 시작되는 창의의 힘이다. 그 손끝이 시대의 감각과 만나면, 오래된 전통은 다시 살아 움직인다. 정호연 교수의 실험적 재료, 서민경 대표의 협업 논의 모두 그 연장선에 있다. 2025 경기도 공예주간은 공예가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도민이 함께 만드는 생활문화임을 보여준다. 도자, 금속, 섬유, 목공, 유리 등 재료의 차이는 다르지만, 모두의 손끝에서 피어난 예술은 결국 하나의 언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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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만드는 행위'의 존엄함과 '함께 빚는 공동체'의 의미를 동시에 일깨워준다. 공예의 낯선 경계는, 어쩌면 우리 일상의 경계를 넘어서는 또 하나의 인간적 실험일지도 모른다.


행사 정보 요약
행사명: 2025 경기도 공예주간 (2025 Gyeonggi Craft Week)
부제: 공예, 낯선 경계를 넘다 (Cross Craft: 장르와 기술의 경계를 넘는 공예)
기간: 2025년 10월 1일(수) ~ 11월 2일(일)

주요 프로그램
▪ 경기공예연대프로그램 '손끝연대'
▪ 경기공예페스타(수원·여주)
▪ 제2회 크래프트 라운드테이블
▪ 경기공예협업 프로그램

주최: 경기도
주관: 한국도자재단, 경기공예협회
장소: 수원컨벤션센터 외 경기도 27개 시·군
관람안내: 무료 관람 / 각 프로그램 일정 상이
출처: 경기도, 한국도자재단, 경기공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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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경기도공예주간 #수원문화예술 #전통과기술의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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