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수원뉴스 시민기자단 및 수원시 SNS서포터즈 단체사진. 워크숍 첫 번째 일정으로 수원시 우호도시 봉화군의 대표 명소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탐방했다.
지난 10월 28일~29일 e수원뉴스 시민기자단과 수원시 SNS서포터즈는 '2025년 하반기 e수원뉴스 시민기자 워크숍'을 떠났다. 워크숍 장소는 수원시 우호도시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청량산 수원캠핑장. 최근 개장한 청량산 수원캠핑장은 수원시와 봉화군의 상생 의미가 담겼기에, 출발 전부터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첫 번째 일정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탐방했다. 입산하기 전 수목원 소속 숲해설가가 이곳에 대한 매우 중요한 사항을 들려줬다. 이 수목원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33%가 서식하고 있고, 그 넓이가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이곳에 백두대간 호랑이가 살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식물 종자를 보관하는 씨드뱅크(seed bank)와 아시아 최대 규모인 씨드볼트(seed vault)가 있다.
백두대간 호랑이도 큰 주목을 받았다. 호랑이 태범이와 무궁이가 우리 안을 걷고 있었다. 멸종위기 1급인 호랑이를 보호하고 사육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 온갖 새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열매를 먹고 씨앗을 퍼뜨려 식물 번식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숲 해설사의 설명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흐르는 실개천. 수원시 우호도시 봉화군의 자연이 아름답다.
숲이 새를 키우고 새는 숲을 지킨다는 것이다. 숲에는 유독 자작나무가 많다. 그런데 어린 자작나무 밑동에 보호망이 씌어 있었다. 토끼, 노루, 고라니 등과 같은 야생동물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함인데, 이들이 먹이가 부족한 시기(특히 겨울철)에 어린 나무의 연한 줄기나 껍질을 갉아먹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대신 겨울철에는 좋은 먹이를 공급하는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있을 것이다.
나무, 벌, 새, 모든 것이 하나도 쓸모없는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은 서로를 주고받으며 생태계를 유지해 나간다. 우리는 자작나무 숲에서 서로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생태계 내의 연결과 협력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산을 거의 내려오니 실개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가장 긴 낙동강으로 흐른다. 폭은 좁지만 만만하게 보이지 않았다. 숲을 체험한 우리들은 들어갈 때와는 달리, 뭔가 각자의 몸속에 있는 묵은 때와 응어리를 비우고 맑아진 마음과 가벼운 몸으로 떠날 수 있었다.

수원시 홍보기획관이 청량산 수원캠핑장 입구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캠핑장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담당자가 e수원뉴스 시민기자 및 수원시 SNS서포터즈를 대상으로 '청량산 수원캠핑장'의 취지와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여정을 마치고 청량산 수원캠핑장으로 향했다. 왜, 명칭에 '수원' 단어가 들어갈까? 모두 궁금해 했다. 이 캠핑장은 수원특례시가 인구소멸의 위기에 처한 봉화군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캠핑장의 노후 시설을 전면 재단장하여 지난 10월 22일 새롭게 선보인 곳이다. 1979년까지만 해도 인구 10만 명이 넘던 농업도시 봉화군은 2023년 7월말 3만명 미만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2021년 국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인구소멸 위험을 알 수 있는 '인구 과소지역 지표'에서 봉화군은 50%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았다. 수원특례시의 청량산 수원캠핑장 투자는 봉화군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량산 수원캠핑장을 바라보는 거대한 자연 그리고 산
청량산 수원캠핑장이 운영하는 '요가 명상테라피 프로그램'. 캠핑장 잔디마당에서 자연을 느끼고 내면과 소통한 기회.
e수원뉴스 시민기자단과 시 SNS서포터즈가 청량산 수원캠핑장에 입소한 때가 10월 28일이니, 리뉴얼된 캠핑장에서 머무는 행운을 얻었다. 다음날 아침, 기자가 머물렀던 카라반 전면창 너머 거대한 바위산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릴 적부터 되고 싶었던 나다니엘 호손의 '큰바위 얼굴' 같았다.
이튿날 이른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청량산 수원캠핑장이 직접 운영하는 '요가 명상테라피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백두대간수목원 숲해설 프로그램이 내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나의 주체성과 존재가치를 찾는 시간었다. 이날 다른 장소에서는 목공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명상 강사인 배윤희 씨(봉화군 마을평생교육지도자 협의회 부회장)는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며 "'마음챙김(알아차림)'과 호흡을 통하여 명상을 하면 나 자신과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소우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늘도 우리를 도왔다. 간밤에 찾아온 추위가 물러나고 바람도 멎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햇살은 초가을처럼 따뜻했다. 이영관 시민기자는 "명상 훈련을 통하여 도량이 넓어져 애민 정신이 높아지고 기사를 더 잘 쓰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니체의 말이 생각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면서 상대를 아는 것 따위는 가능하지 않다."(니체의 '아침놀'에서)

이날 e수원뉴스 시민기자들은 수원시 홍보매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번 시민기자 워크숍을 통해 모두가 느낀 교훈은 '연결'과 '협력'이다. 생태계의 구성요소 간 긴밀한 연결과 협력으로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음과 지방과 지방이 협력하여 상생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잘 작동되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했다. 임우진 시민기자는 "워크숍 기간 주에 시민기자 간 친분을 쌓고 글쓰기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한 것이 좋았다. 또한, 이곳 캠핑장에서 지방 도시 간 상생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캠핑장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부택 씨는 "봉화군 주민들은 수원시가 인구감소와 빈약한 경제상황을 겪고 있는 이곳에 관광 SOC를 투자한 것을 매우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용자 의견함을 설치하여 여러 생각들을 파악하면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라고 제안했다. 우연하게도 명상 강사(배윤희)와 식당 사장 모두 외지에서 이곳으로 이주하여 정착했다.
봉화군 인구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 인구유출임을 감안하면, 봉화군 주민들과 봉화군을 사랑하게 된 우리들 입장에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봉화와 수원을 잇는 일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우리 시민기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흔쾌히 수용하고 싶은 과제다.

차민형 사진작가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진 촬영 강의를 했다.

시민기자들은 강의 때 배운 기술을 활용해 사진 촬영을 해보았다.
프로 기자는 주로 누군가의 부끄러운 현장이나 비리 사실을 찾아서 보도한다. 보도를 잘해야 기자상을 받고 승진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민기자는 아마추어다. 넓은 안목과 도량을 갖고 수원시의 좋은 정책과 시민의 아름답고 평범한 삶을 취재한다. 기자상은 관심도 없다. 프로기자는 '단독보도'를 자랑하지만, 시민기자는 정보와 느낌을 공유한다. 우리 모두는 자연 관찰, 심신수련, 스마트폰 촬영 수업을 통해 이제는 프로기자 만큼 일할 수 있다는 긍지를 느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욕심 없는 아마추어다. 우리 단원 중 한 명이 콧노래로 불렀던 이승철의 '아마추어' 가사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지쳐 걸어갈 수 있고 아이 눈을 보며 웃을 수 있고/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잖아/ 그냥 즐기는 거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 다 같은 아마추어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길을 찾아 내 꿈을 찾아서/ 나의 길을 가면 언젠가 꿈이 나를 기다리겠지